[취재N팩트] 최저임금 인상...與 '환영' vs 野 '우려'

[취재N팩트] 최저임금 인상...與 '환영' vs 野 '우려'

2017.07.17. 오전 11:4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내년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올해보다 16% 넘게 오르는 건데요.

인상 폭과 함께 정부가 국가재정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밝힌 데 대해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조태현 기자!

먼저 정치권 분위기부터 살펴보죠. 여당은 환영하는 분위기죠?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최저임금 인상안이 확정된 뒤 포용적 성장의 첫걸음을 환영한다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최저임금 만 원 시대에 가까워졌다는 점이 환영의 배경으로 풀이되는데요.

어제는 일요일인데도 긴급 당·청회의를 열어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은 소득 불평등이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최대 걸림돌이었다고 지적했는데요.

임금 상위 10%와 하위 10% 비율을 비교하는 임금 10분위 배율을 보면 2014년 기준으로 한국은 4.8배에 달해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34개국 가운데 32위에 그쳤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재계가 기업 활동 위축이라는 우려보다 우리 경제의 견실한 성장에 기대를 걸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는데요, 김태년 정책위의장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김태년 /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소상공인이나 영세 중소기업이 피해가 없도록 지원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고 후속 조치를 마련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앵커]
야당의 입장은 정당에 따라 다소 엇갈리는 것 같은데, 자유한국당은 비판의 목소리가 우세한 것 같군요?

[기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이번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최저임금 인상 방침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지나치게 급격한 인상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제성장률이 2% 수준에 그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16% 넘게 오르게 됐다며, 문재인 정부가 자영업자 피해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재정 투입을 제외하면 급격한 임금 상승과 이에 따른 일자리 감소 대책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우택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정우택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기업 의욕 자체를 빼앗아버릴 수 있는 최저임금의 급격하고도 비현실적인 인상(이 포퓰리즘 정책입니다.)]

[앵커]
나머지 야당의 반응도 전해주시죠.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는데요.

먼저 국민의당은 최저임금 만 원 시대를 위한 첫걸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카드 수수료 인하와 세제 지원 확대 말고도 이들의 부담을 덜어줄 직접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바른정당 역시 인상률이 17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데 고무적이라면서도, 인상 폭 만큼 사용자 측의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장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영세 상공인의 근심이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는 건데요.

구체적으로는 인건비 지원과 불합리한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정의당은 인상률이 높긴 하지만, 저임금 노동자들의 염원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 서울시와 경기도가 정한 생활임금이 각각 8,197원, 7,910원인데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는 겁니다.

이어 단순히 노사 사이의 이해관계를 절충하는 합의가 아니라, 국가 경제를 선순환하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거시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어제 당정 협의에서 김동연 부총리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직접적인 재정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죠?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제 당정 협의에 참석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재정을 통한 직접적인 지원이나, 카드 수수료 인하 등 간접 지원, 공정 거래 질서 확립 등 당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최근 5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 7.4%를 제외한 9%의 추가 인건비 부담에 대해 정부가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명목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동연 부총리의 말 들어보시죠.

[김동연 /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앞으로도 정부는 당과 협의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들의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함은 물론, 재정 지원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물론, 최저임금 인상을 환영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조차도 이러한 대응 방안에는 부정적인 편입니다.

대부분 기존 지원책을 재탕한 것에 불과한 데다가, 재정을 투입해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건 개인의 경제활동을 정부가 예산으로 보전하는 개념이라, 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 상태입니다.

풀어서 말씀드리자면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를 위해 국민의 세금을 투입한다는 건 적절치 않다는 비판입니다.

당장 정부가 이 부분을 예산에 편성해야 할 텐데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조태현[choth@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