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은 협치' 현수막도 내려지고, 협치도 바닥으로...

'국정은 협치' 현수막도 내려지고, 협치도 바닥으로...

2017.07.10. 오후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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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국민의당 여의도 당사의 모습입니다.

'국정은 협치, 국민의당은 혁신!'이라고 쓰인 현수막은 두 달도 안 돼 '철거'라는 운명을 맞았습니다.

비도 내리고, 현수막도 내려지고, 협치도 바닥까지 내려간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진 한 장입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감정 싸움에 기름을 부었던 건, 지난주 목요일, 추미애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이었습니다.

창당 이후 최대 악재로 꼽히는 '제보조작 사건'을 두고, 국민의당은 '이유미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렸죠.

추미애 대표는 "머리 자르기"라며 신랄히 비판한 데 이어, "북풍 조작에 버금간다"며, "당시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미필적 고의에 해당한다"는 강경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미필적 고의, 자신의 행위로 범죄 결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그 일을 한 것에 해당한다는 뜻입니다.

국민의당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추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겠다, 추미애, 추경 등 '추'자가 들어간 건 다 안 된다!" 단호한 선을 그었습니다.

김동철 원내대표도 쓴소리를 보탰습니다.

"추 대표가 정치적 금도를 한참 넘어섰다, 진작 정치권을 떠났어야 할 사람"이라며 맹비난을 쏟아부은 데 이어, 오늘은 "치졸한 정치공작과 보복성 야당 탄입을 자행하고 있다"며, 검찰을 향해서도 "과잉충성 무리수를 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꼬집었습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도 "뺨 맞고 발길로 채이면서 협치를 사정해야 하느냐"며 강공을 이어갔는데요, 들어보시죠.

[박주선 /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CBS라디오 인터뷰) : 저희들이 뺨 맞고 발길로 채이면서 '협치하겠습니다' 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바짓자락을 붙잡고 '협치 좀 하게 해 주십시오' 사정을 저희가 해야 됩니까? 적어도 협치의 구도 속에서 기본은 예의와 양식이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아마 협치는 깨지더라도 이렇게 해서 국민의당을 소위 말하는 박살을 내라 그런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국민의당을 없애자, 죽이자' 이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투톱이 나섰습니다.

추미애 대표는 박지원 전 선대위원장을 언급하며, 양심에 따른 행동을 촉구했고, 추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이 곤혹스럽다고 했던 우원식 원내대표마저 가세해 석고대죄 심정으로 국회 정상화에 동참하라고 압박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지난 4월 1일, 박지원 위원장은 이렇게 언론에 언급했습니다. '문재인 후보의 아들 특채 의혹을 3월 31일 저녁 보고받았는데 당의 별도 팀에서 조사하고 있다' 라고. 이것은 이유미 단독이 아니라는 것을 일찍이 밝힌 것입니다. 그리고 이전부터 상당한 준비를 해 왔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이기도 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거명하며 '김대중의 적자'라는 박지원 선대위원장께서는 양심에 따른 행동을 촉구합니다. 정치에 대한 책임을 촉구합니다.]

[우원식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국정농단 세력의 적폐를 해소하고자 하는 국민 열망이 만든 대선에서 증거조작을 해서라도 이겨보겠다는 이런 행위야말로 국정농단세력의 적폐와 무엇이 다른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두 당의 설전을 지켜보는 세간의 시선, '울고싶은 국민의당, 뺨 때려준 더불어민주당' 아닐까요?

현안이 산적한 지금, 두 당 모두 '출구'를 고심하고는 있겠죠.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고 합니다.

뺨 말고, 손뼉을 마주치는 '협치'로 민생 현안 먼저 돌보아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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