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머리 자르기' 발언 일파만파...국민의당 '부글부글'

추미애 '머리 자르기' 발언 일파만파...국민의당 '부글부글'

2017.07.07. 오전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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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이른바 '머리 자르기' 발언 뒤 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의 냉기류가 심상치 않습니다.

국민의당이 국회 일정 전면 거부를 선언하면서 협치를 위해 뛰던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냉가슴을 앓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염혜원 기자!

일단 어제 문제가 됐던 발언부터 짚어보죠.

어떤 맥락에서 추미애 대표가 이런 말을 하게 된 겁니까?

[기자]
국민의당이 제보 조작 사건을 이유미 씨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린 것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됐습니다.

추미애 대표는 이 부분을 문제 삼으면서 국민이 이유미 씨가 누군줄 어떻게 아느냐.

안철수 전 후보를 보고 문준용 씨에 대한 의혹 제기를 믿은 것 아니겠냐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꼬리 자르기보다 박지원 전 대표와 안철수 전 후보가 모르쇠 하는 것, 즉 머리 자르기가 더 문제다 이렇게 말했던 겁니다.

들어보시죠.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어제) : 그 당의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 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께서 몰랐다 하는 것은 머리 자르기죠. 실제로는 더 큰 것은 머리 자르기입니다. 꼬리 자르기가 아니고.]

오늘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강경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국민의당 제보 조작은 북풍 조작에 버금간다고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국민의당은 형사법적으로 보면 미필적 고의, 즉 자신의 행위로 인해서 범죄 결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그 일을 한 것 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 : 국민의당의 대선조작 게이트는 일찍이 북풍 조작에 버금가는 것입니다. 이런 네거티브 조작의 속성이나 특징은 관련자가 직접 나서지 않고 방패막이를 먼저 세운다는 것입니다.]

[앵커]
국민의당은 이 발언을 문제 삼아서 추미애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는데, 추 대표의 발언 만만치 않게 강경한 말을 쏟아부었군요.

[기자]
국민의당은 추미애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국회는 올스톱이다, 모든 일정을 보이콧 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추미애, 추경 등 '추'자가 들어간 건 다 안된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국민의당의 입장은 자신들이 대승적으로 국정에 협조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국민의당을 협치의 파트너로 생각하기는 하는 것이냐. 이런 섭섭함과 분노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어제 김동철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습니다.

추 대표가 정치적 금도를 한참 넘어섰다면서 진작 정치권을 떠났어야 할 사람이라고 맹렬하게 비난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김동철 / 국민의당 원내대표 (어제) : 2004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지 않습니까. 그리고 탄핵을 주도하고 나서 탄핵 역풍이 부니까 4월 총선 때는 3보 1배를 하면서 눈물을 흘렸는데 이것도 다 지금 보니까 악어의 눈물이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국민의당은 오늘도 의원총회를 열고 성토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제 추미애 대표의 발언은 검찰에 국민의당에 대한 수사를 혹독하게 하라고 압박을 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동철 / 국민의당 원내대표 : 이제 사건이 거의 마무리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사 빨리 끝내지 마라' 그리고 '국민의당 최대한 괴롭혀라' 그리고 '죽일 수 있으면 죽여라' 라고 하는 수사 지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국민의당이 최근에 제보 조작 사건으로 수세에 몰리지 않았습니까?

계속 몸을 낮추다가 갑자기 이렇게 강한 공세를 펴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한마디로 말하면 울고 싶었는데, 추미애 대표가 뺨을 때려준 격이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어제 기자간담회를 하면서 물론 제보조작 사건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국민께 드릴 말씀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권여당의 대표가 막말을 해서야 되겠느냐 이런 식의 논리를 폈습니다.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았다 이런 이야기인데요.

최근 한 달 동안 추미애 대표가 국민의당을 겨냥해서 한 발언들이 적진 않습니다.

먼저 지난달 9일 추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이 '준 여당' 선언을 했다고 말하면서 파장을 불렀습니다.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달 9일) :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께서 준 여당을 선언하셨습니다. 대통령과 여권에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는 매우 반가운 말씀입니다.]

준여당이라는 표현에 국민의당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승리하고도 사사건건 국민의당 속을 뒤집는다면서, 오죽하면 민주당 의원들도 대표 때문에∼라늘 말을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국민의당 지도부에 대한 공세를 펴기 시작했는데요.

제보조작 사건을 대선 정치공작 게이트라고 명명했고, 이 때부터 박지원 전 대표와 안철수 전 후보를 겨누는 말이 날카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달 30일) : 한 분은 대선후보였고, 한분은 경륜이 높은 정치 9단이라 알려진 분 아니겠습니까? 이쯤되면 밝힐 것은 밝히는 자세가 필요한 때입니다.]

박 전 대표도 지지 않고 반박했는데요.

자신이 조작 음모에 가담했다면 추 대표에서 자신의 목을 내놓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의 협조 없이는 추경 등 현안을 통과시킬 방법이 없는데, 이렇게 공방이 오가면 사실 좋을 게 없지 않습니까?

[기자]
그래서 원내지도부는 상당히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입니다.

사실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한 달이 넘도록 심의도 안 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 입장에서는 국민의당의 협조라도 끌어내서 추경을 통과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공개 대응을 자제하자, 이런 분위기가 있었던 것이 맞습니다.

야당과 최전선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는 우원식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 이어 어제 국민의당까지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는데요.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것 외에는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우원식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우리가 방법을 찾아볼게요. 국민의당 하고도 방법을 찾아보고. (예기치 못한 돌발변수가 등장했는데….) 야~ 이건 뭐.]

오늘 기자들과 만나서는 추 대표 발언에 대한 문제는 그것대로 풀고, 추경은 추경, 인사청문회는 인사청문회 이렇게 분리해서 문제를 풀어가자고 말해보겠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국민의당은 완강하게 추 대표의 사퇴에 준하는 조치를 촉구하고 있어서 쉽지 않은 게 사실이죠.

내부적으로는 오는 11일 본회의 처리는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염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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