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계속되는 대화 손짓 거부하는 이유는?

北, 계속되는 대화 손짓 거부하는 이유는?

2017.06.26. 오전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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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규 / 통일외교안보부 기자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한 단일팀 구성을 제안했지만, 장웅 북한 IOC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되는 대화의 손짓에 북한이 소극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강정규 기자 나와 있습니까?

[기자]
통일외교안보부입니다.

[앵커]
이번에도 우리가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는데 북한이 또 뿌리치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왜 이런 상황이 자꾸 반복되는 건지 강정규 기자는 어떻게 분석합니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무주 세계태권도대회 개막식에서 2018년 평창올림픽 때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북한 김정은의 치적 사업이었던 마식령 스키장을 활용한 분산개최 방안도 언급했는데요.

상대적으로 쉬운 스포츠 분야 접촉을 통해 꼬일 대로 꼬인 남북관계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 태권도팀을 이끌고 온 장웅 IOC 위원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난 1991년 남북 탁구단일팀을 구성할 때5달 동안 실무 회담을 22차례나 했던 점을 언급하면서 시간이 매우 촉박하다고 지적했는데요. 일각에서 이 같은 반응에는 북한의 동계스포츠 기량이 떨어진다는 점에 대한 고민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북한은 지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 단 1명의 선수도 출전시키지 못했고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선수도 현재까지는 없는 상태입니다. 앞서 북한은 우리 정부가 승인한 민간 단체의 대북접촉 신청을 거부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북 측은 대북제재결의에 대한 우리 정부의 태도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추후 남북간 분위기가 좋아지면 다시 논의하자고 답을 보내왔습니다. 한 전문가는 북한에도 남북관계가 단절됐던 지난 10년 동안 명맥이 끊긴 실무 그룹을 복원할 시간이 필요했을 거란 분석을 내놨습니다.

결국 북한이 실무 차원에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우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대화를 밀어붙일 경우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남북 대화는 꼭 필요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접근과 실무 차원의 사전 조율도 중요하다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사전조율 작업도 신경 써야 한다. 그런데 장웅 북한 IOC 위원 말대로 평창 단일팀 구성 그러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봐야 합니까?

[기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까지 이제 7개월이 남았습니다. 남북 단일팀 구성과 분산개최를 준비하기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요. 분산개최를 위한 남북 협상뿐만 아니라 마식령스키장에서 올림픽 경기를 치르려면 북한도 실무 차원의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 합니다.

시설 정비는 물론 선수단 입국 등 절차를 위해서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협의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마식령스키장을 올림픽 경기장으로 활용하려면 늦어도 1년 전에 테스트이벤트를 열고 시설 점검을 마쳐야 합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이미 늦은 상태인데요. 그럼에도 29일 방한하는 바흐 IOC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올림픽 구상에 대해 지원을 약속할 경우 상황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남아 있습니다.

남북 간 동계스포츠 기량 차이도 걸림돌이 될 전망인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북한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은 물론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도 출전권을 딴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결국 단일팀이 구성될 경우 순수하게 스포츠 기량보다는 정치적 고려에 따라서 팀을 꾸리게 될 수밖에 없는데요. 정치논리가 스포츠 정신을 훼손한다는 비난이 나올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얘기를 해볼까요. 어제 6.25 전쟁 67주년이었는데요. 외교장관으로서 미군 부대를.

[기자]
그렇습니다. 강경화 장관이 찾아간 곳은 경기도 의정부시에 있는 주한미 2사단입니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훈련부터 모든 과정을 한미가 함께하는 한미연합 전술부대입니다.

얼마 전 창설 100주년 기념콘서트가 예정되어 있었다가 주민들의 반발 이런 것들 때문에 파행을 겪기도 했는데요. 강 장관은 방명록에 같이 갑시다라는 메시지를 영어로 남겼고 미 2사단에 숫자 2를 활용해 만든 세컨드 투 논, 둘째가라면 서럽다는 구호를 외치며, 미 2사단이 최고라고 추켜세웠습니다.

강 장관은 철통 같은 한미동맹과 연합 방위태세를 통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 외교부 장관이 미군 부대를 방문한 적은 있지만 한국전쟁 발발일인 6.25에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근 사드 배치 문제로 삐걱거리는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시켜준 행보라는 평가입니다.

[앵커]
강 장관의 미군 부대 방문.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사전정지 작업이다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강 장관의 이번 미군 부대 방문이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포석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인데요.

강 장관은 미2사단에서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리는 흥남철수작전, 이것을 언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님 또한 당시 피난민 중 한 명이었다는 인연을 소개했습니다.

즉 미군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문 대통령도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건데요. 이어 문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할 때 흥남철수 작전 참전용사들을 초청할 것이라면서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미 2사단 장병들의 기여에 대한 감사를 표할 것이라도 덧붙였습니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도 6.25 6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북한의 비핵화와 함께 북한에 억류된 한미 양국 국민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매년 6.25 참전용사 재방한 행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미군 참전용사들만 초청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잇따른 행보로 첫 정상외교에 대한 성공 의지를 새 정부가 밝히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지금까지 통일외교안보부 강정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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