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태권도 시범단 방한, 남북교류 물꼬 트나?

北 태권도 시범단 방한, 남북교류 물꼬 트나?

2017.06.23. 오후 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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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도의 태권도 연맹 ITF 시범단.

오늘 입국했습니다.

이번 북한 태권도 시범단의 방한은 남북교류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공 무술을 방불케 하는, 격렬한 동작!

'힘'과 '파괴력'을 강조하는 북한 태권도는, 빠르고 화려한 우리나라 태권도와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현재 세계 태권도계는 한국이 주도하는 WTF 세계태권도연맹과 북한이 주도하는 ITF 국제태권도연맹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지난 2015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러시아에서, WTF와 ITF 태권도 시범단이 합동 시범공연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황호영 / 북한 주도 ITF 수석부회장 : 태권도는 조선의 무술입니다. 그래서 WTF나 ITF나 조선의 것이다 말하는 겁니다.]

북한 태권도 시범단이 오늘 한국을 찾은 이유.

내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무주 세계선수권대회 에서 시범공연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 달 1일 북한으로 돌아가는 8박 9일 일정으로, 첫 시범공연은 내일 무주에서 열리는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진행됩니다.

이후 전북도청과 서울 국기원에 이어 30일 대회 폐막식 공연을 끝으로 모두 4차례 시범 공연이 이뤄지게 됩니다.

이들은 2007년에도 방한했습니다.

10년 만에 다시 온겁니다.

[도종환 /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북한 시범단이 내려오고 장웅 IOC위원이 내려오니까 그런 기회에 북한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 할 예정입니다.]

특히 이번 방한단에서 주목해봐야 할 것은 북한 스포츠계의 거물인 장웅 IOC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도 포함돼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우리 정부는 내년 초 개최 예정인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의 참가를 추진하고 있죠.

육로를 통한 북한의 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의 남북 단일팀 구성, 성화봉송 지역에 북한을 포함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장 위원의 방한으로 내년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여하는 방안이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번외경기나 부대행사의 공동진행을 북한과 논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조정원 /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 세계대회 기간에 장웅 위원과 IOC 위원장이 같이 협의해서 우리가 바라는 필요한 대로 논의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앞서 장웅 위원은 경유지인 베이징 공항에서 우리 정부의 구성안이 무슨 얘기인지 우선 들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태권도 시범단의 방한이 주목되는 또 하나의 이유.

10년 만에 북한 태권도인들이 남한에서 시범을 펼치는 것을 계기로, 남북한 태권도인들이 화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태권도의 유사종목인 일본 가라테가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일시 채택돼, 태권도의 지위를 위협하는 상황이기에 더욱 의미있는 스포츠 교류로 풀이됩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남북 체육 교류.

미국과 중국이 탁구, 핑퐁 외교로 관계를 개선했던 것처럼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물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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