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특보의 말...전혀 다른 결론의 '여야 번역기'

문정인 특보의 말...전혀 다른 결론의 '여야 번역기'

2017.06.19. 오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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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한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말이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슈가 되고 있는 말을 요약해보겠습니다.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과 상의해 한미 합동군사훈련도 축소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사드 관련 발언입니다.

사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동맹이 깨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런 게 무슨 동맹이냐며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한 부분과 사드 환경영향 평가에 시간이 걸린다는 부분입니다.

야 3당은 이 같은 발언에 강력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정인 특보를 '왕특보'라고 부르면서 정말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어제) : 북한의 핵 포기가 아니라 활동 중단을 조건으로 내건 것은 지난 30여 년에 걸친 북한의 핵무장 시도 결과를 모두 인정하고, 그걸 막으려는 한미와 국제사회의 모든 노력을 무력화시키는 지극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상전이자 왕특보라 불리는 문정인 특보의 이처럼 위험한 발언이 대통령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의당도 문정인 특보를 향한 비판에 동참했습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북한에서 웜비어 군의 혼수상태로 돌아온 것에 대해 분노하는 시점에 유화 제스처를 해서 외교 엇박자를 보낸 아마추어 외교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용호 /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어제) : 미국은 웜비어 사태로 분노하고 있는데 한국은 유화제스쳐로 엇박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있는 이 시점. 사드로 인한 불편함이 현재 진행형입니다. 미국과 먼저 조율해야 할 사항. 이런 것들을 미리 보여준 것. 협상의 카드를 미리 보여준 것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실익이 없는 아마추어 외교의 극치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문제와 관련된 반박을 내놓았습니다.

홍 의원은 문정인 특보의 방미에 동행했기에 의미가 있는데요. 당시 발언의 의미가 잘못 전달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선 한미훈련 축소 발언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홍익표 / 더불어민주당 의원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 : 한미훈련 축소가 아니라 한미훈련 정상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 전략 자산들 소위 핵잠수함이나 핵전략폭격기 같은 경우가 2010년 이전에는 거의 동원된 적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대결의 악순환을 가지 말자는 차원에서 만약에 북한이 핵과 미사일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한미군사훈련에 전략적 자산을 동원하는 문제를 제안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이런 차원이죠...]

바른정당 소속의 국방위 상임 위원장인 김영우 의원은 문정인 특보의 훈련 축소 발언과 더불어 사드 발언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사드 문제를 너무 쉽게 생각한다며 특보 자리에서 아예 물러날 것을 주장했습니다.

[김영우 / 바른정당 의원 (어제) : 사드 체계 배치에 대해서도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사계절에 걸쳐 어떤 환경 영향이 있는지 측정해야 한다. 신도 이 규정을 건너 뛸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연일 쏴대고 무인기를 띄워 대한민국 영공을 훑고 지나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이 무슨 해괴망측한 안보궤변입니까?]

사드 발언에 대해서도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해명이 있었는데요.

사드 문제에 동맹이 깨지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며 말한 것은 그만큼 한미 동맹이 강하다는 것을 말한 것이라고 밝혔고요. 사드 영향 평가에 1년이 걸릴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홍익표 / 더불어민주당 의원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 : 문정인 교수님도 같은 맥락인데 우선 환경영향평가의 결과가 사드배치 자체를 뒤집는 게 아닙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환경영향평가는 성주 지역에 사드배치가 환경에 우리가 법이 정하고 있는 환경에 적법하냐 아니냐 그걸 판단하는 것이죠. 만약에 부적절한 판단이 나온다면 그건 성주가 아닌 다른 지역을 찾아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홍 의원의 이야기는 사드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추진하겠다는 의미였다는 주장인데요.

어쨌든 문정인 특보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청와대도 학자 개인의 견해이지 청와대 의견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고, 또 한미 관계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엄중히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청문회 공세에 더해 이 부분을 총공격할 채비를 마친 상태입니다. 안보 공방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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