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北, 억류 美 대학생 혼수상태로 석방...인권 비판 일 듯

[취재N팩트] 北, 억류 美 대학생 혼수상태로 석방...인권 비판 일 듯

2017.06.14. 오후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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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1년 넘게 억류했던 미국 대학생을 혼수상태인 채로 석방했습니다.

미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 다시금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석방 협상을 위해 미국이 북핵 6자회담 대표를 전격적으로 평양에 보내 앞으로 북미 관계 상황이 주목됩니다.

취재 기자와 함께 자세하게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선아 기자!

북한이 미국인을 억류했다가 풀어주기를 반복하는데, 이른바 '인질외교'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번에도 그런 상황이라고 봐야 하나요?

[기자]
일단은 그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북한은 예전에도 억류자 석방을 통해 대외 관계 활로를 만들거나 북미 대화를 위한 계기로 삼아 왔습니다.

2차 핵실험으로 비판 목소리가 높았던 2009년 8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방북을 유도했고, 결국 억류돼있던 미국인 기자 둘을 석방했고요.

또 2014년에는 제임스 클래퍼 당시 미국 국가정보국장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이 미국인 억류자 둘을 석방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역루됐다 풀려난 웜비어는 미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으로 지난해 1월에 관광차 방문을 했습니다.

북한에 가서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가 됐고 같은 해 3월에 체제 전복이라는 혐의로 15년이라는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습니다.

어제 미국 정부가 전격적으로 석방 사실을 알렸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북미가 대화 창구가 모두 끊긴 상태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혼수상태로 깨어나지 않는 웜비어 씨를 석방했다.

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이번에 웜비어가 혼수상태로 풀려났고 또 왜 그런 상태가 됐는지 설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북미 관계에 과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인데요.

미국 내 여론은 일단 석방됐다는 자체보다는 억류됐던 미국인이 어떤 이유인지도 모른 채 극단적으로 악화된 몸상태로 풀려났다는 사실에 주목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또 최근 가뜩이나 북한 인권 탄압 실태가 국제사회의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데 여기에서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제기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이런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현직 당국자가 북한에 갔다는 것인데요.

이 점을 주목해 봐야 되지 않을까요?

[기자]
예전에 억류 미국인 석방 경우에는 북한 인권문제를 많이 다뤄온 전직 미국 대통령이나 정부 관리들이 가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조지프 윤 미 국무부 대북 정책 특별대표가 갔습니다.

지금 북핵 6자회담 미국 대표입니다.

북핵 문제를 다루는 현직 당국자가 나섰다는 점에서 이번 방북 때 북미 간에 석방 문제뿐 아니라 정치군사문제를 두루 논의하지 않았겠느냐 이런 관측이 나옵니다.

하지만 앞서서도 얘기했듯이 지금 웜비어 씨가 상태가 안 좋아서 북한이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판단에 미국과 접촉에 나선 걸 수도 있다는 이런 분석도 나옵니다.

또 여기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금 러시아 유착설 때문에 궁지에 몰려 있는 만큼 이것이 북미 관계를 긍정적으로 돌릴 전환점이 되기는 어려울 거다 이런 분석이 지배됩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시점이 딱 맞은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제 미국 전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 평양에 갔습니다.

그래서 웜비어 석방과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추측도 나왔었는데요.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초반에는 그런 추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날짜만 공교롭게도 겹쳤을 뿐 결론적으로 로드먼과 웜비어 씨 석방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로드먼은 벌써 다섯 번째 평양에 간 건데요.

이번에도 김정은을 만날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이 농구를 아주 좋아하는 걸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 예전에 로드먼을 불러서 시범경기를 한 적도 있습니다.

그때 이 로드먼이 평양에서 김정은을 위한 생일축하 노래를 했다가 빈축을 산 적도 있습니다.

어떻게든 둘이 만나면 어쨌든 화제는 뿌리지만 정치적인 이슈를 언급한 적이 없고 또 가장 중요한 북핵 문제라든가 이런 문제에 있어서 전환점을 마련한 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로드먼도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고요.

그래서 이번에 김정은으로서는 독재자 이미지를 희석하고 또 아직 공식적으로 국제 무대에 데뷔하지 못했기 때문에 로드먼을 이용해서 간접적으로 데뷔 효과를 노린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번 미국 국무부는 로드먼의 방북이 국무부에 연락이 전혀 없었고 또 순전히 사적인 여행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지금까지 YTN 이선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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