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뜬금 없지만 가야사"...영호남 화합 포석?

文 대통령 "뜬금 없지만 가야사"...영호남 화합 포석?

2017.06.03. 오전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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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주에 가야사 복원 사업을 새 정부 지방 정책 과제로 추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대통령 스스로 뜬금없는 이야기라고 밝히기도 했는데, 역사에 큰 관심을 가진 문 대통령이 갑작스레 가야사를 언급한 속내는 뭘까요.

권민석 기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기자]
국방부의 사드 보고 누락 파문 한복판에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겸연쩍은 듯 말을 꺼냅니다.

[문재인 / 대통령 : 하나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 국면하고는 약간 조금 뜬금없는 이야기일 수는 있는데….]

새 정부 국정 과제를 정리 중인 국정기획자문위에 주문한 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 그 속(지방 정책)에 가야사 연구와 복원. (수석들 : 가야사?) 가야사, 그 부분을 꼭 좀 포함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000년, 김대중 정부 때 시작된 가야사 복원 사업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예산 부족으로 중단됐습니다.

대선 후보 시절 지역 공약이기도 했던 가야사 복원을 콕 찍어 국정 현안으로 삼은 것을 두곤 다양한 해석이 제기됩니다.

표면적으론 일본이 가야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 등 역사 왜곡에 맞서 우리 고대사를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가 읽힙니다.

또 영남과 호남, 충청에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 가야의 유적 복원 사업으로 지역주의를 완화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 가야사 연구 복원은 영호남이 공동 사업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어서 영호남 간에 어떤 벽을 허물 수 있는 좋은 사업입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염두에 두고 정치적 노림수를 던졌다는 과감한 해석도 내립니다.

정부 요직에 호남 인사들을 잇달아 중용해 영남 지역이 느낄 서운함을 달래려는 조치란 겁니다.

가야 유물이 집중된 경남 지역 지자체들이 환영의 뜻을 나타낸 가운데, 가야권 유적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해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지역 숙원 사업이, 문 대통령 지시로 현실화할지 주목됩니다.

YTN 권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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