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수 "국회 영수증없는 특수활동비 81억, 떳떳하다면 어디에 썼는지 공개해야"

하승수 "국회 영수증없는 특수활동비 81억, 떳떳하다면 어디에 썼는지 공개해야"

2017.05.26. 오후 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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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 "국회 영수증없는 특수활동비 81억, 떳떳하다면 어디에 썼는지 공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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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 "국회 영수증없는 특수활동비 81억, 떳떳하다면 어디에 썼는지 공개해야"

- 특수활동비 원래 용도 기밀유지 필요한 수사 및 정보 활동, 국가정보원이 절반 가까이 사용
- 특수활동비 가장 많이 쓰는 세 곳 국정원, 국방부, 경찰, 권력기관 중 청와대, 국세청, 국회
- 국회 특수활동비 81억 넘게 편성, 집행내역 어디에 쓰는지 정확하게 파악 안 되는 상황
- 국회 특수활동비 정보공개 대법원 판결 받았는데 비공개, 정치적 쟁점될 수 있다는 이유... 떳떳하게 쓰지 못한다는 것
- 국세청, 관세청, 국무조정실, 국민인권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대법원은 특수활동비 쓰는 게 전혀 어울리지 않아
- 한 해 부처별 업무추진비 2천억, 특수활동비 합치면 9천억... 돈 마음대로 쓰려고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 국회에서 한 자리 차지하면 월급, 운영비, 후원금 등 많게는 월 수천만 원 수입, 특수활동비 영수증 없이 쓴다
- 돈 받으면서 어디에 썼는지 보고할 의무, 감사 없다면 횡령이나 유용하라고 조장하는 것
- 국회 예산 개혁, 재벌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최우선 과제
- 당장 내년 예산부터 국회 특수활동비 없애야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5월 26일 (금요일)
■ 대담 : 하승수 변호사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前 소장)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청와대, 정부 기관, 국회 등에서 쌈짓돈처럼 써온 특수 활동비가 개혁의 대상으로 떠올랐습니다. 청와대는, 먼저 솔선수범하겠다는 입장이고요. 이제 국민들의 시선은, 정부부처와 국회를 향하고 있는데요. 특수활동비가 지금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을 지낸 하승수 변호사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하승수 변호사(이하 하승수)> 네, 안녕하세요.

◇ 곽수종> 하승수 변호사께선 오래전부터 특수활동비와 같은 세금 낭비를 지적해오셨죠?

◆ 하승수> 네, 그렇습니다.

◇ 곽수종> 청와대가 특수활동비 가운데 이번에 53억 원을 쓰지 않고, 내년 예산도 올해보다 30% 줄여서 신청하겠다고 했는데요. 당연히 다른 부처들도 압박을 느끼겠죠?

◆ 하승수> 그렇습니다. 청와대도 260억이 조금 넘는 특수활동비가 있지만, 사실 다른 기관들 정부부처 중 19개 부처가 특수활동비를 쓰기 때문에 아무래도 청와대가 줄이겠다고 하면 다른 부처도 압박을 느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특수활동비가 많이 필요한 곳이 어떤 곳입니까?

◆ 하승수> 원래 용도는 기밀유지가 필요한 수사 및 정보활동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가정보원이 4,900억 넘게 쓰고 있고요. 절반 가까이 됩니다. 국방부와 경찰청이 그 다음으로 많이 쓰고 있습니다. 천억이 넘게 쓰고 있고요. 그런데 사실 수사나 정보활동과 딱히 관련 없는 부처들도 쓰고 있고, 가장 많이 쓰는 세 곳을 꼽으라면 국정원, 국방부, 경찰이 있고요. 권력기관 중에서 보면 청와대, 국세청, 국회 이런 곳들이 있습니다.

◇ 곽수종> 국회도 특수활동비가 있군요.

◆ 하승수> 국회가 81억 좀 넘게 편성되어 있습니다.

◇ 곽수종> 뭐하는데 쓰는 건가요, 국회의원들은.

◆ 하승수> 국회가 기밀유지가 필요한 수사 활동을 하는 곳도 아니고, 정보기관도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사실 특수활동비 집행 내역을 공개하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는데요. 대략 파악된 거로는 의장단과 각 정당의 원내대표, 상임위원장들이 일정한 할당액을 가지고 있는 것 같고요. 그분들이 어디에 쓰는지 정확하게 파악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정보공개 청구하고 소송까지 해서 2004년 대법원 판결까지 받았습니다. 국회에서 사용하는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는 다 정보공개 대상이다, 대법원 판결까지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판결도 무시하고 매번 정보공개 청구하면 비공개하고 있고요. 비공개하는 이유는 공개되면 정치적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식의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정쟁의 대상이 된다는 말 자체도 떳떳하게 쓰지 못하고 있다는 거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만약 본인들이 떳떳하게 쓴다면 이게 무슨 정치적 쟁점입니까.

◇ 곽수종> 대법원 판결조차도 무시하는 게 우리나라 국회에요?

◆ 하승수> 지금 국회에 여러 차례 대법원 판결이 있다는 것, 자기들도 알고 있지만 청구를 할 때마다 대법원 판결이 있으니 판결대로 공개해달라고 요청하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비공개로 하고 있고요. 얼마 전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작년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에 대해서는 지난 4월 30일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 곽수종> 하승수 변호사께서 정말 열심히 일을 하시고 계시는데요. 성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하승수> 청와대가 이번 개편하면 국회가 저는 당연히 따라가야 할 거로 생각합니다.

◇ 곽수종> 더불어민주당에서 당연히 들고나와야 하는 것 아닙니까.

◆ 하승수> 그렇습니다.

◇ 곽수종> 앞서 말씀 주실 때 특수활동비가 정보나 수사기관이 아닌 일반 부처도 적지 않다고 하셨는데요. 어느 일반 부처이며 그분들은 왜 필요한가요?

◆ 하승수> 사실은 국세청, 관세청과 같은 세금 과세하는 기관들도 있고요. 국무조정실이나 국민권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대법원 이런 곳들도 있습니다. 직접 수사나 정보 수집, 물론 모든 정보기관은 정보 수집을 합니다. 그건 어느 기관이든 정보와 무관한 기관은 없지만 이것은 취지가 그러한 일반적인 정책을 수립하는데 필요한 자료수집용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기밀유지가 필요한 특수한 수사 활동이나 국가정보원이 하는 정보활동, 이런 데 쓰려고 만든 건데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지금 제가 말씀드린 기관들은 특수활동비를 쓰는 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기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국회가 특수활동비 쓴다는 것에 어처구니가 없어서요. 이분들이 도대체 국민들 세금을 어떻게 생각하기에, 개인연금을 130만 원 이상 받는 것도 모자라 특수활동비 사용하고 계시고, 국회 어린이집을 가보십시오, 어느 국가 국립 유치원보다 시설이 좋습니다. 이러한 특혜를 누리고 있는 국회가. 한해 부처별 특수활동비를 다 합치면 어느 정도 될까요?

◆ 하승수> 지금 1년에 9천억 가까이로 늘었습니다. 지금 올해 예산 편성된 것이 8,980억 정도 됩니다. 거의 9천억에 육박했고요. 사실 영수증을 공개하게 되어 있는 업무추진비가 2천억이 안 됩니다. 전체 통틀어서요. 그런데 그에 비해 특수활동비가 9천억 가까이 된다는 건 한 마디로 영수증을 첨부하지 않아도 되니까 업무추진비보다 특수활동비를 많이 편성해 돈을 마음대로 쓰려고 하는 게 아닐까. 그렇게 해석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 곽수종> 하승수 변호사님,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국가 안보를 등한시하는 사람은 아니지 않습니까. 대한민국 국민이 안보를, 그래서 국정원에서 쓰고 있는 특수활동비에 대해서는 제가 왈가왈부하기 싫습니다. 미국 CIA만 하더라도 무한대로 돈을 쓴다고 알고 있기에. 국정원은 예외로 하겠습니다. 그런데 국회와 미래창조과학부나 기타 부처, 특히 국회. 특수활동비는 영수증, 세입세출에도 잡히지 않는 거라고 하셨는데요.

◆ 하승수> 영수증 없이 쓸 수 있습니다.

◇ 곽수종> 국회만 놓고 보면 김영란법 저촉 대상도 안 되고, 특수활동비 쓸 수 있고, 후원자들로부터 후원금 받을 수 있어, 책 팔 수 있어, 이분들은 1년 장사를 어떻게 하는 건가요.

◆ 하승수> 한 마디로 말해서 말씀대로 국가에서 월급도 받고 국회 사무실 운영비도 받습니다. 1년에 4천만 원 입법 및 정책 개발비라고 해서 토론회나 하는 비용도 다 받고요. 자료집 발간한다든지. 1년에 3억 원까지 후원금도 모금할 수 있죠, 말씀하신 것처럼 국회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면 많게는 월 수천만 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곽수종> 국정조사위원회, 위원장, 이런 것 말씀하시는 거죠?

◆ 하승수> 네, 상임위원장, 원내대표 5천만 원이다, 이게 월 5천만 원입니다. 영수증 없이 쓸 수 있다는 거죠.

◇ 곽수종> 영수증 없이 쓸 수 있다.

◆ 하승수> 실제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저번에 생활비로 쓴 적 있다고 얘기하는 바람에 논란이 됐죠. 원내대표 시절 받은 특수활동비 생활비로 썼다. 말씀대로 알 수가 없습니다. 사실 액수가 장난이 아니죠. 월 5천만 원이면, 그 돈을 받아서 어디에 쓰는지 보고도 안 한다고 하면.

◇ 곽수종> 자녀 유학비도 보탰겠네요.

◆ 하승수> 유학비로 썼다는 경우도 있고요. 사실 예전에 횡령한 사례, 유용한 사례, 많이 있습니다.

◇ 곽수종> 영수증 첨부가 필요 없다면 그 자체가 이미 횡령을 허락한 것이지 않습니까.

◆ 하승수> 그렇습니다. 돈을 받으면서 사인만 하면 되는 겁니다.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보고할 의무가 없는 거예요. 말씀대로 이건 횡령이나 유용을 하라고 어떻게 보면 조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곽수종> 앞으로 이 문제를 하승수 변호사께서 재벌 개혁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국회 개혁과 권력 기관들의 개혁도 필요한 것 아닙니까.

◆ 하승수> 국회 개혁이 되어야 하며 예산 개혁, 예산 불투명한, 예산과 관련된 부패, 이런 것을 없애려면 국회 개혁, 예산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벌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거라고 생각하고요. 이와 관련된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만, 국회 개혁 자체도 워낙 기득권 기관이고요. 국회가 특수활동비 이렇게 쓰다 보니까 다른 정부 부처가 쓰는 것에 대해 국회가 통제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국회 개혁이 최우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 곽수종> 저도 목표가 국회 개혁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청와대 참모들이 백팩을 메고 다닌다고 해서 부처장들이 백팩을 메고 다니는 것처럼, 그 사람은 흉내라도 내려고 하잖아요. 그러면 청와대에서 특수활동비 줄이면 그다음부터 국회가 따라 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민들 세금을 어떻게 생각하시기에 영수증 필요도 없이 쓴다는 말입니까. 오늘 뉴스를 보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무 정지 기간에 하루에 5천만 원씩 사용했다는 의혹도 있는데요.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좀 이상하기도 한데요. 왜 이렇습니까. 사실입니까?

◆ 하승수> 일단 사실일 거로 보고 있습니다. 특수활동비가 1년에 265억 정도 배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마 직무 정지 기간이 사용된 것 같고요. 대통령이 직접 사용하는 것도 있지만 보좌진들이 사용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문제는 청와대가 사용하는 부분도 전혀 사후 감사도 제대로 되지 않고 정보 공개도 되지 않고. 이러한 의혹이 제기되더라도 사실 확인이 나중에라도 어렵습니다. 감사도 안 되기 때문에. 사실 이런 식으로 낭비적인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문제라고 봅니다. 결국 제도 개선을 통해서 특수 활동비도 최소화하고 많이 줄이고 쓴 부분에 대해서는 어쨌든 감사가 철저하게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 곽수종> 예산 감사가 얼마나 중요한데요. 앞으로 하승수 변호사께서 하실 일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방금 말씀해주신 내용을 감안했을 때 이것만큼은 우선순위에 따라 해야 하겠다고 하시는 게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 하승수> 당장 어쨌든 내년 예산부터 국회 특수활동비를 없애야 한다고 봅니다. 국회가 없애고 국회에서 이러한 낭비성 경비들이 있습니다. 특수활동비, 낭비성 경비들을 통제를 강화하는 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할 거로 보입니다. 그래야만 국회가 깨끗해지고 국회가 그런 법을 통과시켜야 저는 이 문제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것 같고요. 이를 위해서는 여야 각 정당이 정말 각성해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어떤 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유튜브로 들어보니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놈들이 많은 거라는 말을 했는데요. 저는 진짜 공감합니다.

◆ 하승수> 정말 맞는 말입니다. 사실 국회가 이렇다 보니 중앙 정부가 이러니 지자체는 또 안 그렇겠습니까. 그러니 우리가 지금 내는 세금이 사실 상당 부분 잘못 쓰이고 있고, 이것만 제대로 쓰더라도 국민들의 삶이 지금보다 많이 나아질 거라고 봅니다.

◇ 곽수종> 1년에 4천억 정도 예산을 쓰던 정부 부처를 한 장관이 들어가 1조를 쓰게 만들어 놓으니 그 부처 도덕적 해이는 엄청났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이런 건 정말 하승수 변호사가 총대를 메시고 세상을 투명하게 만들어주십시오.

◆ 하승수> 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 곽수종>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하승수> 고맙습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하승수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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