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최측근 '2선 후퇴'...탕평·통합 마중물!

文 대통령 최측근 '2선 후퇴'...탕평·통합 마중물!

2017.05.16. 오후 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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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최측근 '2선 후퇴'...탕평·통합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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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떠나고 있습니다.

함께 뜻을 모아 정권교체의 문을 열었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고, 그들은 먼 곳으로 떠나거나 전면에서 물러나는 쪽을 택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 인사들의 2선 후퇴 이야기입니다.

가장 먼저, 백의종군을 선언한 인물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이었습니다.

문 대통령과 오랜 기간 가까운 사이로 지내온 이 전 민정수석은, 지난 10일 대통령 취임 당일에 해외로 출국했습니다.

"정권 교체 이루어져 한 일을 다 한 듯합니다. 저의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납니다."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SNS를 통해 떠나는 이 전 수석의 글을 대신 소개했습니다.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상일/ 前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 : 워낙에 문재인 대통령의 어떤 참모로서 또 대선 기간 그 이전에 정치적 참모로서 오랜 기간 동안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중용되지 않겠느냐는 설이 많았습니다만, 측근에 의존하는 정치가 주는 부담들 이런 것들을 피하기 위해서 아마 직접적인 정면에 중용하는 것을 삼가는 것이 아닌가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복심과 호위무사도 떠나는 길을 택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오늘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렸던 최재성 전 의원도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잊힐 권리를 말하면서 떠난 양정철 전 비서관은 최근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입장을 정양 시인의 시를 통해 시사했습니다.

자신이 쓰일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당연히 대통령을 돕겠지만,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습니다.

양정철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사석에서 말을 편하게 놓는 유일한 측근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로, 문 대통령이 분당사태로 정치적 시련을 겪던 시기에 히말라야 트레킹도 함께했습니다.

양 전 비서관이 어제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문 대통령은 수락하면서 눈물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지열 / 변호사 : 정치 입문 과정에서부터 당선이 되기까지 가장 큰 노력을 했던 분이고 또 반면으로는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후보 시절에, 정치인 시절에 공격을 할 때마다 나오는 이름이 양정철 비서관이었어요.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누구보다도 바랐던 사람으로서 크나큰 희생을 한 모범사례라고 저는 봅니다.]

그리고, 또 한사람.

문 대통령 선대위에서 인재영입 작업을 책임졌던 최재성 전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 현 정부에 인재가 넘치니 본인은 비켜있어도 무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스로 떠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들.

그런 그들을 잡지 못하고 퇴진을 수락하는 문 대통령의 선택 또한 쉽지 않았을 듯 보입니다.

자신을 둘러싼 친문 패권주의 프레임 때문입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5년 당대표 시절 패권주의 비판에 답답함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시 지인들에게 "고래도 얕은 물에 갇히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언급했는데 '개혁과 쇄신' 을 하고 싶지만 친문 패권주의 비판에 갇히니 운신의 폭이 좁다는 뜻의 하소연이었습니다.

[차재원 / 부산가톨릭대 교수 :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친문 인사들을) 옆에서 데려다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정국을 안정시키는 데 있어서 소위 말하는 친문 패권의 이미지가 기울어지면 안 되고 지금 당장은 탕평의 이미지를 더 내세워야 될 때이기 때문에 아마 문 대통령 입장에서도 상당히 스스로가 자제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겠습니다.]

대통령 측근이 요직을 꿰차는 일은 과거에는 당연한 일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대통령 최측근의 조용한 퇴장은 신선한 파장을 던지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 측근들의 2선 후퇴가 능력과 적재적소의 인사, 탕평과 통합의 인사를 위한 마중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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