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녹조현상 급증은 4대강 사업 때문?

[팩트체크] 녹조현상 급증은 4대강 사업 때문?

2017.05.03. 오후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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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이명박 정부 당시 진행된 4대강 사업 때문에 수질이 악화했는지를 두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당시 녹조 현상이 급증한 원인을 두고 문 후보는 4대강 사업 때문이라고, 홍 후보는 기후 변화와 하수 유입 때문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사실은 무엇인지 전준형 기자가 확인해봤습니다.

[기자]

[문재인 /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 4대강 사업 때문에 수질이 악화됐는데 그에 대한 대책이 무엇입니까?]

[홍준표 /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 : 강의 유속 때문에 녹조가 많이 발생하는 게 아니라 지천에서 흘러들어온 질소와 인을 포함한 축산 폐수, 생활 하수가 고온다습한 기후와 만났을 때 녹조가 생기는 겁니다.]

[문재인 /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 4대강 때문에 수질이 악화된 것이 아니다? 그래서 4대강은 그대로 두겠다?]

[홍준표 /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 : 그건 잘한 사업입니다. 4대강 사업을 하는 바람에 수량이 풍부해지고 여름에 가뭄과 홍수가 없어졌어요.]

지난 2008년 말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설치한 뒤 낙동강 등지에서 녹조 현상이 급증했다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녹조 현상은 유속이 느린 하천 등에서 녹조류와 남조류가 크게 늘어나 물빛이 녹색이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녹조가 발생하면 수중생물이 죽어 생태계를 파괴하고, 유독 남조류가 독소를 만들어낼 경우 사람에게까지 피해가 미칠 수 있습니다.

당시 정부는 가뭄과 이상 고온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시민단체들은 보를 설치하면서 유속이 느려진 게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매년 녹조 현상이 반복되고 독성물질까지 검출되는 등 논란 커지자 박근혜 정부는 중립적인 인사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나섰습니다.

2014년 12월 최종 조사결과가 발표됐는데, 고온이나 더운 날씨보다는 보 건설로 물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게 녹조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습니다.

[김범철 / 4대강사업조사평가 공동위원장 (지난 2014년 12월) : 강수량이 적고 물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 주요 원인이었으며 높은 기온과 일사량의 증가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2013년에는 환경부장관은 직접 4대강 사업 때 만든 보와 낙동강을 중심으로 번진 녹조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윤성규 / 환경부 장관 (2013년) : (보 건설로) 유속이 정체되면서 녹조가 더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이것은 시뮬레이션에서도 나온 겁니다.]

홍준표 후보가 4대강 사업 이후 홍수가 없어졌다고 한 발언도 사실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2013년 국감 자료를 보면 4대강 지역에서는 4대강 사업 이후부터 홍수피해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돼 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들어선 자전거 도로와 생태 공원, 제방 시설 등이 집중 호우 때 쉽게 훼손되면서 홍수 피해액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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