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반도 MD 3단계"...4년 전 예고된 '사드 상륙작전'

美 "한반도 MD 3단계"...4년 전 예고된 '사드 상륙작전'

2017.05.02. 오전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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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나라를 지켜주는 것이라며 계속 비용 문제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미국을 겨냥한 장거리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미 본토를 지키는 미사일 방어체계 MD의 일환으로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한다는 점을 명시한 문건을 YTN이 입수했는데요.

취재 기자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강정규 기자!

먼저, 이번에 입수된 문건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기자]
YTN이 입수한 문건은 지난 2013년 7월 30일부터 31일 사이에 열렸던 미 상원 인사청문회에 제출된 사전질의서입니다.

당시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였던 커티스 스캐퍼로티 중장이 인사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건데요.

이 문서를 보면, 한반도에서의 미사일 방어체계, MD 구축 3단계 방안의 마지막 단계로 한반도 사드 배치를 상정했습니다.

그동안 사드가 미국 MD 체계의 하나라는 지적은 많았는데요.

사드 운용 부대를 직접 지휘할 주한미군사령관이 공식 문건을 통해 사드가 MD의 일환이라고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앵커]
이 문서는 어떻게 입수하게 된 건가요?

[기자]
미 상원 국방위원회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습니다.

4년 전의 문건이고, 영문 자료라서 찾는 것이 쉽다고는 말할 순 없지만, 비밀 자료는 아니고요.

이 외에도 미국이 한반도를 미사일 방어망에 포함시켰다거나 한반도 사드 배치가 MD 체계의 하나로 추진됐다는 내용을 담은 문건은 더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미국이 세워 놓은 이런 계획이 단순히 구상에 그친 것이 아니라 차례로 현실화된 것도 눈여겨 봐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앞서 말씀드렸듯이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미 의회에 제출한 문건을 통해 한반도에 MD 구축의 3단계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스캐퍼로티는 한미연합사령관에 부임한 이듬해 결국 사드 배치를 공론화했고, 이후, 단계별 계획은 하나씩 이뤄졌는데요.

1단계는 주한미군에 패트리엇3, 한국군에 패트리어트2를 배치하는 것으로, 2013년 당시 이미 완료됐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2단계는 한국의 패트리엇 미사일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인데,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우리 정부는 2014년 12월 기존의 패트리엇2 미사일을 3로 개량하기로 결정했고, 지난해부터 업그레이드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 2단계에서 동맹국들과의 체계 통합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요.

우리 정부는 지난해 11월 논란 속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속전속결로 체결해 MD 체계로 편입되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낳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3단계는 사드 또는 이지스 BMD 같은 상층 방어 체계와 X-밴드 레이더 배치를 상정했습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어떤 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다는 이른바 3NO 입장을 고수해왔는데요.

지난해 7월 전격적으로 한반도 사드 배치를 공식화 한 뒤, 지난달 26일 새벽 기습적으로 실전 배치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결국 4년 전, 미군이 세워놓은 한반도 MD 구축 계획이 하나씩 이뤄진 셈입니다.

[앵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한반도 사드 배치가 미국 중심의 MD 체계 편입이 아니라고 부정해 왔는데, 국방부의 입장은 나왔습니까?

[기자]
국방부는 여전히 사드는 MD와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당시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구상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부임지인 한반도 방어를 위한 것으로 본다는 설명인데요.

그러나 질의서 내용을 보면 북 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태평양 지역의 단계적 대응 방안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즉, 한반도 범위를 벗어나는 구상이었고요.

특히 사드가 사거리 1,000km 에서 3,000km 안팎의 준중거리 또는 중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밝혀 단순히 한반도 방어용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군사전문가들은 사드 레이더 한반도에 전진 배치 함으로써 주일미군기지나 괌 또는 미 본토를 겨냥한 미사일 위협을 사전에 탐지하는 것이 사드 배치의 기본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 참여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우리나라가 미국의 MD 체계에 편입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건가요?

[기자]
한미는 오랜 혈맹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이제 와서 MD 체계에 편입되면 안 된다는 법도 없습니다.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사일 요격 체계를 보강하는 것은 우리 안보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일본이나 유럽은 MD 체계 편입을 공식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요.

그러나, 우리나라는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주변국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으로서 사드 보복으로 받은 경제적 피해는 최근 직접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미국의 국익에 따라 추진되는 MD 체계에 한반도가 휘말리는 것은 우리 국익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사드 반대의 기본 논리인데요.

고래 싸움에 끼어 새우등 터지는 우를 범하지 말자는 겁니다.

실제,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군사적 효용성과 국제 안보 상황을 등을 고려해 미 MD 체계 편입을 거부하고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KAMD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습니다.

사드는 우여곡절 끝에 사실상 배치가 완료됐지만, 최근엔 비용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논란은 잦아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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