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트럼프·마크롱 닮은꼴 누구?...대선 후보 이미지 전쟁

오바마·트럼프·마크롱 닮은꼴 누구?...대선 후보 이미지 전쟁

2017.04.29.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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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통령 후보들이 갖는 이미지는 정책이나 유세, 토론 실력만큼이나 표심을 좌우하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후보들은 효과적인 홍보 수단으로 외국 지도자들의 이미지를 빌리기도 하는데요.

이번 대선에서는 어떤 외국 지도자가 닮고 싶은 후보로 거론되고 있을까요?

염혜원 기자가 각 후보 측에 물어봤습니다.

[기자]
열흘 앞으로 다가온 대선, 후보들은 전국을 무대로 유세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함께 펼쳐지고 있는 또 하나의 전쟁이 유권자들의 머릿속에 후보를 한 번에 각인시키려는 이미지 캠페인입니다.

특히 후보와 닮은꼴이거나 닮고 싶은 외국 정치인들을 골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출마 선언부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벤치마킹했습니다.

지난 2007년 민주당 경선 출마 선언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렸던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같은 방법을 택한 겁니다.

경제 성장을 위해 대규모 재정을 추가로 편성하겠다는 경제 비전을 밝히면서도 오바마를 언급했습니다.

[문재인 /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 장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오바마의 '미국의 회복과 재투자법안(ARRA 2009)'이 만들어낸 일자리 성과로도 확인되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이미지 차용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기도 하는데요.

최근 문 후보의 동성애 관련 발언이 도마에 오르자 SNS에서는 성 소수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힘썼던 오바마와는 다르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별명은 자타공인 '홍 트럼프'입니다.

'스트롱맨', 강한 지도자의 이미지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건데요.

홍 후보 특유의 직설 화법이 등장할 때마다 닮은꼴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이런 이미지를 적극 이용하는 분위기입니다.

[홍준표 /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 : 일을 밀어붙이는 측면에서 저와 트럼프 대통령이 비슷하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보다 무지막지하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원래 자신을 지난해 미국 대선 경선에서 힐러리 전 국무장관과 맞붙었던 버니 샌더스에 비유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승리한 에마뉘엘 마크롱이라는 젊은 지도자로 닮은꼴을 바꿨습니다.

마크롱이 원내 의석이 없는 신생 정당의 후보라는 점, 진보와 보수 양당 체제를 깼다는 점 등을 공통점으로 꼽았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 프랑스 국민들은 의석수보다 기득권 정치 타파를 선택했습니다. 우리 대선에서도 국민들께서 그 같은 대변혁을 만들어주실 겁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역시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을 꼽았는데요.

유 후보의 교육, 복지, 보육 공약의 개혁성과 오바마의 의료 개혁 등이 닮았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여성이라는 점 때문일까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자주 비교됩니다.

서민 집안에서 연정을 통해 집권한 메르켈 총리와 노동운동가로 시작해 진보정당을 일군 심 후보의 정치 여정이 비슷하다는 평가입니다.

유권자들은 대선 후보들이 외국의 어떤 지도자와 닮았는지를 보고서 집권 이후의 미래를 그려보기도 합니다.

또 우리 지도자들이 국경 너머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는 그 날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YTN 염혜원[hye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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