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도 시간도 부족한 단일화...'산 넘어 산'

명분도 시간도 부족한 단일화...'산 넘어 산'

2017.04.25. 오후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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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역대 대통령 선거의 단일화 성공 과정을 보면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기와 명분입니다.

이번 대선이 불과 2주 정도 남은 상황이라 시간이 촉박한 데다 이전보다 명분도 약해서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이대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가장 성공적인 단일화로 꼽히는 것은 1997년 'DJP 연합'입니다.

당선될 경우 공동 정부를 구성하고 내각제를 추진하는 조건으로 대선 40여 일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2002년 대선 단일화도 정권 창출에 성공했습니다.

대선 전날 밤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가 지지를 철회하긴 했지만, 노무현 후보는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습니다.

성공적인 단일화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바로 시기와 명분입니다.

먼저 1997년에는 대선 45일 전에, 2002년에는 25일 전에 단일화가 성사됐습니다.

이번 대선이 2주 정도 남은 점을 고려하면 이전보다 시간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당장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를 하더라도 어떻게 단일화를 할 것인지를 놓고 갈등을 거듭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정작 후보들은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점도 단일화 논의를 진척시키는 데 있어 큰 걸림돌입니다.

시기도 문제지만 단일화의 명분도 약합니다.

DJP 연합은 수평적 정권교체라는 확실한 명분이 있었고, 인권변호사와 재벌 2세라는 이질적 연합인 2002년 단일화는 민주 정권 연장이라는 명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각 당이 내세울 단일화의 명분은 바로 '반문연대'여서 이전보다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여기에 보수 세력이 주도적으로 단일화를 추진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도 이번 단일화 논의의 한계로 꼽힙니다.

무리하게 단일화를 내세우다가 오히려 민주당 문재인 후보 지지층이 결집하는 역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YTN 이대건 [dg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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