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선물인 줄 알았는데...각본이었던 진돗개

이웃 선물인 줄 알았는데...각본이었던 진돗개

2017.03.18. 오전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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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5일 대통령 취임식 날, 박근혜 전 대통령입니다.

삼성동을 떠나며 진돗개를 품에 꼬옥 안고 있는 모습인데요, 삼성동 이웃들이 취임을 축하하며 선물한 것으로 발표됐었죠.

영남 출신의 대통령이 호남 출신의 진돗개와 한지붕 아래에 살며 국민통합을 실현해 주길, 또, 진돗개가 대통령의 든든한 가족이 되어주길 국민은 바랐습니다.

하지만 이 모습은 취임준비위원회의 기획상품이었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습니다.

당시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에서 '호남 출신 주민이 전남 출신 진돗개를 영남 출신 대통령에게 선물하면 좋은 그림이 나올 것'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그래서 호남 출신 주민 A 씨에게 진돗개를 선물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겁니다.

부탁을 받은 A씨는 자비로 진돗개 한 쌍을 구입해 박 전 대통령에게 선물했습니다.

이후 진돗개 두 마리의 이름은 '새롬이'와 '희망이'로 지어졌고, 청와대 SNS 계정의 첫 게시물 주인공도 새롬이와 희망이었습니다.

새롬이와 희망이가 낳은 강아지들의 이름을 SNS를 통해 공모하기도 했습니다.

[신년기자회견 (2014년 1월 6일) : 청와대에 새로운 희망을 따서 새롬이와 희망이가 있는 거 아시죠? 근데 조그마할 때 받아왔는데 그것이 이제 무럭무럭 아주 잘 자라서 그 두 마리가 제가 나갈 때 또다시 들어올 때 꼭 나와서 이렇게 반겨줍니다. 막 꼬리를 흔들면서…]

박 전 대통령은 과거 비선 실세 존재를 부인하면서 청와대의 진짜 실세는 '진돗개'라고 농담을 한 적도 있었는데요.

진짜 실세는 따로 있었죠? 특검은 정호성 전 비서관이 최순실 씨에게 진돗개 이름을 골라달라며 이름 후보군을 정리했던 한글 파일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자택으로 옮기면서 진돗개들을 데리고 가지 않았습니다.

새롬이와 희망이, 새끼 두 마리는 한국진도개혈통보존협회 등으로 옮겨졌고 나머지 5마리는 분양을 준비중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혈통을 잘 보존하고 관리해 달라고 경호실에 지시하고 떠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진돗개를 선물한 주민 A씨는 "대통령의 처지도 이해하지만 자택으로 데려왔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동물을 유기해서는 안 된다는 동물보호법을 어겼다며 박 전 대통령을 고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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