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보건 당국 "김정남 VX에 중독 사망" 공식 확인

말레이 보건 당국 "김정남 VX에 중독 사망" 공식 확인

2017.02.26. 오후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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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보건 당국 "김정남 VX에 중독 사망" 공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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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 암살에 독극물 VX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말레이시아 부총리에 이어 내각 장관들까지 북한과 외교 관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양국 관계도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연결합니다. 양시창 특파원!

[기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앞서서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얼굴에서 VX가 나왔다, 이렇게 발표했는데요.

말레이시아 보건당국, 만약에 VX가 검출이 됐다면 보건당국에서도 상당히 집중적으로 검사해야 될 일인데요.

보건당국에서도 공식 확인했다는 거죠?

[기자]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은 김정남의 사망 원인이 VX에 의한 중독이라고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말레이시아 보건장관의 입에서 나온 말인데요.

말레이시아 보건장관은 김정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김정남의 시신에서 신경작용제가 매우 심각한 마비 증상을 일으켜서 짧은 시간 안에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여러 가지 증거를 확보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이는 앞서 김정남 시신의 눈과 얼굴 표면에서 VX가 일부 검출됐다는 말레이시아 화학청의 보고서와 일치하는 대목입니다.

따라서 김정남이 VX에 의해 사망했다는 것은 갈수록 더 확실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VX는 많이들 알고 계신 것처럼 현존하는 독가스 중에서 가장 위험한 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1995년에 도쿄 지하철 테러 당시 사용된 사린가스보다 100배 정도 더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소금 알갱이 정도의 적은 양으로도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로 위험한 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UN은 이 VX를 대량살상무기로 분류하고 보유와 생산 등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것의 배후가 북한이라는 것이 분명하게 밝혀진다면 북한은 UN과 국제사회의 비난도 면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앵커]
국제공항에서 그것도 대량살상무기가 쓰였다면 말레이시아 정부, 말레이시아 시민 모두 다 아무래도 화가 날 만한 일인데요.

반북 정서가 말레이시아에서 강해지고 있다고 하는데 장관들까지 나섰다고요?

[기자]
바로 어제였는데요.

말레이시아 내각 장관들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재검토해야 된다 이렇게 촉구를 했습니다.

앞서 지난 24일에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가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언급을 했는데요.

바로 어제 교육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이 이에 대해서 지지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또 문화관광부 장관은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서 북한과 외교를 단절해도 상관없다는 더 센 수위의 발언을 했고요.

또 국제통상산업부 장관은 북한이 말레이시아의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는 불편한 심기까지 드러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북한 대사관에 있는 강철 대사는 지난 20일이죠, 기자회견을 열고 말레이시아가 한국 등 북한과 적대세력에 있는 나라들과 함께 이번 사건을 조작하고 있다 이렇게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아무런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데요.

어제 내각장관들이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촉구가 나온 것은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을 암살하고도 지금까지 발뺌하고 있는 태도, 이것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내각 장관뿐만 아니고 말레이시아 시민들도 굉장히 반북 정서가 확산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제가 어제 시내에 나가서 말레이시아 시민들 몇 분과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말레이시아 시민들은 만일에 북한이 말레이시아 시민들까지도 겨냥하고 테러를 감행한 것이라면 우리는 북한을 미워할 수밖에 없다라고도 얘기했고 또 만일에 싱가포르나 중국에 김정남이 있었다면 이렇게 쉽게 암살을 감행하지 않았을 거라면서 분노하는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이 같은 말레이시아 내 반북 정서가 앞으로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외교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치명적인 화학물질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상당히 큰 이슈인데요.

말레이시아 경찰이 VX의 반입 경로에 대해서 수사에 나선 모양이죠?

[기자]
말레이시아 경찰은 VX가 자국 내에서 만들어졌는지 수사하고 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셀랑고르 말레이시아 주 지방경찰청장의 말인데요.

셀랑고르 청장은 VX가 해외에서 밀반입된 것인지 아니면 말레이시아 자국 내에서 제조된 것인지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김정남의 사망 원인, 사망에 쓰인 물질이 무엇이냐 이것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됐다면 이제는 VX라는 물질로 어느 정도 나왔기 때문에 이 VX의 출처를 규명하는 것으로 수사가 넘어가고 있는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앞서 지난 23일 쿠알라룸푸르 시내에 있는 한 콘도를 압수수색한 바가 있습니다.

해당 콘도에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주사기와 수건 또 장갑 등을 확보했는데요.

이 장소가 의미 있는 이유는 앞서 체포된 북한의 화학물질 전문가죠, 리정철의 거주지와 이 압수수색 장소가 매우 가깝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만일에 VX가 말레이시아 국내에서 만들어졌다면 바로 이 장소에서 제조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때 압수한 주사기와 장갑 등을 화학청으로 보내서 성분분석을 의뢰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YTN 양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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