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보건 당국 "김정남 VX에 중독 사망" 공식 확인

말레이 보건 당국 "김정남 VX에 중독 사망" 공식 확인

2017.02.26. 오전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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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보건 당국 "김정남 VX에 중독 사망" 공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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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말레이시아 보건 당국이 김정남 암살에 독극물 VX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말레이시아 부총리에 이어 내각 장관들까지 북한과 외교 관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양국 관계도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연결합니다. 양시창 특파원!

[기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말레이시아 보건 당국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암살에 사용된 모든 것들을 관여하고 직접 조사할 수도 있는 곳인데요.

암살에 VX가 쓰였다, 공식확인했다는 건가요?

[기자]
김정남의 사망 원인이 VX라는 사실을 말레이시아 보건 장관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말레이시아 보건장관은 어제 현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남 시신 부검의 일부 결과를 발표한 것입니다.

보건 장관은 신경작용제가 매우 심각한 마비 증상을 일으켜서 짧은 시간 내에 김정남이 사망에 이르렀고 이에 대한 증거를 확보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이는 말씀하신 대로 앞서 김정남 시신의 얼굴과 눈에서 VX가 검출됐다는 말레이시아 화학청의 보고서와 일치하는 내용입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의 고위 관계자 또 공식 기관들의 입에서 VX가 사용됐다는 사실이 연달아 확인되면서 김정남의 사망 원인은 VX가 갈수록 더 확실해지는 모습입니다.

VX는 다들 아시는 바와 같이 현존하는 독극 가스 중에서 가장 유독한 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1995년 도쿄 지하철 테러 때 사용된 사린가스보다도 100배 정도 위험한 물질인데요.

UN은 이 물질을 대량살상무기로 분류하고 제조와 보유 등을 강력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 이후로 UN과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비난 북한은 이런 비난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앵커]
말레이시아 내에서 반북 정서도 강해지고 있는데 이번에는 장관들까지 나섰다고요?

[기자]
말레이시아 내각 장관들이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된다고 동시다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앞서 지난 24일에는 말레이시아 부총리죠. 하미디 부총미가 부총리가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재검토를 하겠다 이런 언급을 했는데요.

어제 교육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이 이에 대해서 지지하는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또 문화관광부장관은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서 북한과 외교를 단절해도 상관 없을 것 같다, 상관없다 이렇게 밝히기도 있습니다.

또 국제통상산업부 장관은 북한이 말레이시아의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에 있는 강철 대사는 말레이시아가 한국 등 북한 적대세력과 야합해서 이번 사건을 조작하고 있다 이렇게 두 차례에 걸쳐서 기자회견을 한 바 있습니다.

그러니까 말레이시아 입장에서는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공항에서 암살하고도 끝까지 발뺌하는 태도를 더 이상은 용납할 수 없다 이런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말레이시아 내 반북 정서는 갈수록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제가 어제 말레이시아 시내와 공항에서 말레이시아 시민들 몇 분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요.

북한이 말레이시아를 공격한 것이라면 당연히 말레이시아도 북한을 싫어할 수밖에 없다.

또 싱가포르나 중국에서 만일에 김정남이 있었으면 쉽게 암살하지 못 했을 것이다 이렇게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말레이시아 내 반북 정서가 외교관계까지 어떻게 이어질지 앞으로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양 기자, 조금 전에 이야기해 주신 대로 VX, 제조를 했건 유통을 시켰던 상당히 큰 문제인데 경찰이 VX의 반입 경로에 대해서 수사에 나섰다고요?

[기자]
말레이시아 경찰은 VX가 자국 내에서 만들어졌는지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말레이시아 셀랑고르 지방경찰청장의 말인데요.

김정남을 암살하는 데 쓰인 VX가 해외에서 밀반입된 것인지 아니면 국내에서 제조된 것인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까지 김정남 암살에 쓰인 물질, 화학물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밝혀졌지만 이 물질의 출처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그동안에는 이 화학물질 사망 원인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 물질을, 이 물질이 어느 정도 드러났기 때문에 출처로 수사가 조금씩 옮겨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겁니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23일에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한 콘도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이곳에서 수건과 장갑 또 신발, 주사기 등을 확보를 했습니다.

이 장소가 의미 있는 이유는 앞서 북한에 화학물질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리정철의 숙소와 이 장소가 매우 가깝기 때문입니다.

한 2km 정도 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때문에 만일에 VX가 말레이시아 내에서 제조된 것이라면 바로 이곳에서 VX가 제조됐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현지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현장에서 확보한 주사기와 수건, 장갑 등을 화학청으로 보내 성분 분석을 의뢰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YTN 양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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