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정동영 "김정남 피살로 사드당론 뒤집어? 웃음거리, 당 정체성 충돌"

[신율의출발새아침] 정동영 "김정남 피살로 사드당론 뒤집어? 웃음거리, 당 정체성 충돌"

2017.02.16. 오전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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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출발새아침] 정동영 "김정남 피살로 사드당론 뒤집어? 웃음거리, 당 정체성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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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2월 16일(목요일)
□ 출연자 :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前 통일부장관)

-김정남 피살, 정치적 암살이자 야만적 사태
-김정남 피살사건, 사드논의와 뒤범벅? 이성적이지 못해
-북한 잠수함엔 사드 무용지물, 호용성 문제 있어
-사드 배치 시 중국의 준적대국, 유사시 중국의 타격대상
-사드 배치 시 대북압박제재 정책 불가능
-김정남 피살로 당론 뒤집는다? 웃음거리될 것, 오락가락하면 안 돼
-사드 배치되면 위안부 합의도 인정해야, 당 정체성 충돌
-북한을 악마화하는 것만으로 해법 찾을 순 없어



◇ 신율 앵커(이하 신율): 북한 김정남 피살사건 이후 정치권에 안보이슈가 떠오르며 덩달아 사드배치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사드의 조속한 배치를 촉구했고요. 그동안 사드 반대 입장을 보여 오던 국민의당에선 당론을 재논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노무현 정부 하에서 통일부장관을 역임하셨죠.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 전화 연결해서 자세한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이하 정동영): 네, 안녕하십니까.

◇ 신율: 김정남 피살 소식 보시면서 어떤 생각 드셨어요?

◆ 정동영: 북한의 불확실성 그리고 잔혹성이란 측면에서 충격적입니다. 진상은 당국의 공식적 확인 때까지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정황으로 볼 때 정치적 암살로 보이고 그렇다면 야만적인 사태라고 생각합니다.

◇ 신율: 김정은이 그러고 보면 참 잔혹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많은 분들이 하시고 있는 거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북한 정권과 우리가 대화나 햇볕 정책 같은 포용정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정동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을 맞대고 살고 있고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요. 이 문제 해결을 미국, 중국에 맡기고 우리는 구경이나 하는 그런 처지가 될 수 없다는 것, 결국 내 문제라는 거죠. 내가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거죠. 그러면 해결책이 뭐 있느냐. 세 가지밖에 없지 않습니까. 군사적인 해법. 그건 절대 불가하죠. 전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거기 때문에 딜레마가 있습니다. 그럼 이걸 무시하고 방치하는, 오바마처럼. 그럼 마지막 선택이 어쨌든 외교로 작동해서 관련국들과 해결에 나서는 것인데요. 저는 세 번째를 지난 9년 동안 한 번도 작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유감스럽죠.

◇ 신율: 외교, 물론 외교가 중요하죠. 그런데 외교라는 게 포용과는 또 다른 차이가 있는 거 아닌가요? 어떻게 보세요?

◆ 정동영: 외교 수단 중에 여러 가지가 있죠. 강압도, 체재 압박도 외교입니다. ‘외교=포용’이 아니라는 얘기죠. 그리고 북한 핵 문제와 그 역사 속에서 일단 우리가 성공의 기록이 있잖아요. 12년 전인 2005년에 남한 정부의 노력으로, 제가 그때 NSC위원장일 때입니다. 어쨌든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와 함께 여섯 나라가, 남북이 모여서 북한이 핵 포기를 선언하게 만들었던 그런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이 멈추고 다시 한반도의 상황이 뒤로 돌아간 것, 이걸 찬찬히 뜯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정남 피살 사건은 피살 사건대로 충격적이지만, 피살 사건을 사드 논의와 뒤범벅 시키는 것은 이성적이지 못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차근차근 따져봐야 합니다.

◇ 신율: 지금 사드 논의와 연결시키는 건 이성적이지 못하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를 말씀해주시죠.

◆ 정동영: 사드를 군사 문제로만 보면 전 안된다고 봅니다. 사드의 정치적 측면, 사드의 정치학을 이성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봅니다. 미국의 사드 문제 최고 권위자, 군사 기술적으로, 미국 MIT대학의 과학기술국제안보 담당 교수인 시어도어 포스톨 교수란 분이 있습니다. 얼마 전 한국에도 다녀갔죠. 이분이 전문가입니다. 이분이 미국 정부의 미사일 방어 자문관을 지냈기 때문에요. 이분은 사드는 북한 방어용이 되지 못한다, 사드로는 미사일을 막을 수 없다, 타깃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드는 미국의 대중국 방어전략의 한 단계일 뿐이다, 북한을 겨냥해서 사드를 도입하려 한다면 그냥 그 돈 가지고 피라미드를 만들거나 탱크를 사는 게 더 낫다, 이렇게 핵심을 짚어서 얘기했습니다만. 크게 두 가지 측면, 하나는 효용성의 문제, 하나는 비용의 측면을 봐야 합니다. 효용성의 문제는 방금 포스톨 문제가 말한 대로 기술적으로 미완성이고, 그리고 또 현실적으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천여기의 탄도미사일을 사드 포대 한두 개로 어떻게 막습니까. 그리고 이미 북한은 사드를 무력화하는 이른바 잠수함발사미사일까지 시험 성공했지 않습니까. 잠수함은 동서남북을 휘젓고 다니기 때문에 북쪽을 향해 탐색하고 있는 사드 레이더가 무용지물이 되는 거죠. 이런 효용의 문제가 있고, 그리고 두 번째 비용의 문제. 비용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안보적 비용의 문제, 경제적 비용의 문제. 안보적 비용이란 것은 사드 가져다 두면 대한민국은 중국의 준 적대국이 됩니다. 유사시에 중국의 타격 대상이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에 손을 벌리잖아요. 대북 압박 정책 제재에 동참해 달라고요. 이 대북 압박 제재 정책이 불가능해집니다. 이게 안보 비용이고요.

◇ 신율: 그런데 지금도 별로 중국은 움직이지 않았잖아요?

◆ 정동영: 더 불가능해진다는 얘기죠. 지금은 어쨌든 안보리 제재 회의에 참여하고 하지만요. 또 하나의 경제적 비용은 다 아시는 거죠. 한류 금지령이라든지 관광객 축소라든지. 우리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지금 중국에서 쇼크를 받고 있잖아요. 이런 비용까지 감안하고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국익이 뭐가 있는가라고 했을 때, 아마 심리적으로는 사드를 가져다 놨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갖는 그런 정도를 가지고 사드의 정치학에 휘말리는 것은 옳지 않다. 그리고 정치권에서 좀 더 냉정하게 이런 본질에 대해서 토론하고, 주권자인 국민이 시시비비를 알아야 할 거 아니겠습니까? 그 내용에 대해서 정확하게 공부가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이걸 진보니 보수니, 안보는 보수니 이렇게 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얼마나 우리의 안전과 관련해서 중차대한 문제입니까.

◇ 신율: 국민의당은 사드 배치 당론을 다시 정하자는 얘기가 나오는 모양이에요? 안철수 전 대표도 사드 배치 입장에서 사실상 찬성 입장으로 알려지고 있고요. 이건 그럼 어떻게?

◆ 정동영: 그렇지 않습니다. 정당은 다양한 의견이 있죠. 개인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국민의당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철회 당론을 정할 때와 본질적으로 변한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할 때는 뭘 모르고 정했나요? 김정남 피살되고 나서 당론을 뒤집어야 한다면 그건 정말 웃음거리가 됩니다. 오락가락해선 안 된다고 보고요. 사드는 핵심인데요, 사드는 사드 하나가 아닙니다. 사드는 패키지, 한 묶음입니다. 뭐가 한 묶음이냐? ‘사드 배치=한일군사협력’입니다. 사드 배치가 되면 곧바로 한일군사협력은 급가속합니다. 그렇게 되면 군사정보보호협정 인정해야 하고, 위안부 합의도 인정해야 하고요. 지금까지 입장이 다 뒤집어집니다. 또 중요한 건 사드 배치는 이제 한반도가 군비 경쟁의 소용돌이 중심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남북관계의 각종 공약, 국민의당 입장에서 보면 집권해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화해협력을 추진해가겠다는 이런저런 공약들이 다 충돌합니다. 6자회담과 남북대화를 추진해서 비핵화를 추진하겠다, 이런 정당 정책과도 모순이 되는 거고요. 개성공단 재가동 입장과도 충돌하고요. 또 다수의 지지자와도 충돌합니다. 남북 화해를 지지하는 호남의 유권자들이 적대 대결 정책의 핵심에 있는 사드 문제를 가지고 충돌이 되는 것이죠. 정체성 충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좀 더 신중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이런 점에선 사드 문제에 대해서 공부해야 합니다. 당이 공부해야 하고, 국회가 공부해야 하고, 정치인들이 공부해야 합니다. 대선 후보 선언한 분들 중에 정말 사드의 정치학에 대해 몇 시간이나 들여다보고 공부했는지 스스로 고백해 볼 문제입니다.

◇ 신율: 그런데 어쨌든 김정남 피살로 해서 국민적인 안보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건 사실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정당의 입장에서 볼 땐 여기에 대해 호응하는 입장을 보여야 하는 것도 대선 앞두고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 정동영: 그건 대중영합주의입니다. 원칙을 가져야 합니다. 구름이 낀다고 햇빛이 안 납니까? 해가 났다가도 구름이 끼고 비가 오고 날씨는 변합니다. 우리는 북한을 악마화하는 것만으로는 해법을 찾을 수 없습니다. 악마적 요소가 있는 건 있는 것이고, 문제는 문제 그대로 남지 않습니까.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지금 외교부 장관이란 분이 선제 타격에 대해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어요. 지금이라고 하면 아니다, 선제타격론과 가능해서. 그러나 선제타격의 가능성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남의 말 하듯이, 구경꾼 얘기하듯이 말한 한국의 외교부 장관, 한국의 정부, 정말 국민이 발 뻗고 잘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선제 타격=한반도 전면 전쟁’입니다. 20여 년 전, 클린턴 정부 때 영변에 대한 족집게식 선제 타격을 검토했다 포기한 것이 그 후속 시나리오가 너무 참혹하고 비용과 대가가 크기 때문에 포기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정말 이 안보 국면을 다중의 정서에 영합할 게 아니라 하나하나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 신율: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동영: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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