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대연정' 논란 파장 어디까지?

[취재N팩트] '대연정' 논란 파장 어디까지?

2017.02.06.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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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희정 충남지사가 말한 '대연정'을 두고 진보와 보수 진영 양쪽에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개혁에 동의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새누리당도 함께 할 수 있다는 말에 논쟁이 불붙었는데요.

대선 주자들의 공방 속에 어떤 전략들이 담겨 있는지, 김도원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도원 기자!

안희정 지사의 대연정 발언, 정확히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부터 짚어보죠.

[기자]
지난주 목요일 처음 나온 이야기입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인데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바로 다음날이었습니다.

안 지사 목소리로 직접 들어보시죠.

[안희정 / 충남지사(지난 2일) : 헌법의 정신 대로 원내 다수파를 형성해서 그 다수파와 함께 대연정을 꾸리는 것이 노무현 정부 때 저희가 구상했던 헌법의 실천 방안입니다. 저는 그 미완의 역사를 완성할 것입니다.]

[앵커]
이게 목요일에 나온 발언인데 주말이 지나면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어떤 반응들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야권 대선 주자들이 일제히 비판에 나섰는데요.

국정농단 세력을 용서하자는 거냐, 어떻게 새누리당이 연정 대상이냐는 반발이었습니다.

당장 지지율 1위이자, 안 지사와 친노 적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가 안 지사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국정농단에 대해 제대로 속죄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정은 동의하기 어렵다는 거였습니다.

문 전 대표가 안 지사 비판하기는 거의 처음있는 일이었습니다.

[앵커]
이렇게 논란이 거세지니까 안 지사도 해명을 했죠?

[기자]
생각보다 이게 논란이 커졌습니다.

파장이랄 것 까지는 없지 않냐는 것이 안 지사측의 입장이었는데, 안 지사는 나중에 의회와 타협을 통해 개혁을 완수하자는 거지, 대연정 자체가 목적 아니라고 설명했고, 문재인 후보 쪽도 그런 인식이라면 공감할 수 있다며 물러섰습니다.

그렇지만 안 지사와 또 당내 지지율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만일 그런 뜻으로 쓴 거라면 대연정이라는 말은 철회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혼란을 준 걸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시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재명 / 성남시장 : 설득하고 양보하고 타협하고 그래서 하나의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우리는 보통 정치 또는 넓게 말해 협치라고 하는데 그것을 우리 국민은 대연정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안철수 후보도 선거 전에 연정 논의는 섣부르다며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연대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습니다.

[앵커]
보수쪽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지사는 연정 자체에는 호응했지만 새누리당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남경필 / 경기지사 : 큰 정신에 있어서는 저는 대연정으로 가야 하고, 다만 과거식 정치를 하겠다는 패권 세력은 제외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은 대연정보다 국회와의 협력이 먼저라고 밝혔고요,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대연정보다 개헌이 먼저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대연정이 정확히 뭔가요?

[기자]
사전적으로는 의원내각제에서 원내 제1당과 제2당이 내각을 함께 수립하는 걸 뜻합니다.

1당과 2당은 보수와 진보처럼 이념이나 정책 차이가 큰 게 보통이죠.

그래서 성사되기는 어렵지만, 일단 성립되면 절대 다수의 의석을 갖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제1당과 이념이 비슷한 다른 소수 정당의 연합 정권은 소연정이라고 부릅니다.

[앵커]
민주당에서 얘기하는 공동정부와는 어떻게 다른 개념인가요?

[기자]
합치의 대상, 범위가 어디까지냐 이게 다른 점 대연정은 새누리당까지 포함되는 개념이고 공동정부에는 국민의당과 정의당 정도, 여기에 폭넓게 본다면 바른정당까지가 포함될 것 같습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연정은 불가피하지만 새누리당 성향의 당과 연정해야 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된다며, 대선 후 정계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대연정 이야기 안희정 지사에게 득일지 실일지 따져봐야 될 것 같은데 안희정 지사는 대연정 얘기를 왜 꺼낸 걸까요?

[기자]
먼저 지금 국회가 4당 체제라는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누가 집권해도 여소야대라는 현실적인 여건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거죠.

하지만 안 지사의 대연정 발언은 이것 때문만은 아닌 걸로 보입니다.

집권당이 힘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야당과 소통하고 설득하며 국정 안정을 이뤄야 한다는 게 평소 소신입니다.

[앵커]
대연정 발언 이후에 지지율에 조금 변화가 감지됩니까,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중도·보수층에서는 안희정 지사에 대한 호감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지지율이 높아지면 당내 경선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전통적인 야권 지지자들은 과거 청산을 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여권과도 함께할 수 있다는 말이 계속 나오면 안 지사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야권에선 대연정이라는 말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안 좋은 기억이 있죠.

때문에 대연정 논란이 당내 경선에선 안 지사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앵커]
그러면 대연정 논쟁이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기자]
민주당 경선에서 2위 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에 안 지사를 향한 견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시장 측은 아직 개혁 시작도 못 했는데 연정을 말하는 건 앞뒤가 바뀌었다며 비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요.

안 지사 측으로선 이 문제로 주목받는 상황이지만, 논쟁이 계속되면 앞서 말했듯 당내 경선에서 크게 좋을 건 없습니다.

때문에 조만간 다른 사안으로 의제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김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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