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설 민심이 대선 가른다...더 바빠진 예비주자

[취재N팩트] 설 민심이 대선 가른다...더 바빠진 예비주자

2017.01.25. 오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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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설 연휴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여야의 예비 대선 주자들은 설 민심을 잡기 위해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설 이후 본격화될 대선 정국을 앞두고 대선 주자들의 이모저모를 정치부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장아영 기자!

예전에는 '추석 민심이 대선을 가른다', 이렇게 말했는데 요즘은 '설 민심이 대선을 가른다'는 이야기가 나오죠?

[기자]
이번 대선을 제외하고 보통 일반적인 대선은 12월에 치러집니다.

추석이 9월 중순쯤이라고 보면 대선 100일 전후에 형성된 민심이 선거의 결정적 변수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외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이나 일가 친척이 한자리에 모이고 선거 이야기가 오가면서, 자연스럽게 민심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추석 민심을 잡으면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실제로도 이런 속설이 증명된 경우도 많았습니다.

87년 이후 5번의 대선에서 추석 직후에 실시된 여론조사, 다시 말해 선거 100일 전후로 치러진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대선 결과로 이어진 경우가 4번이나 됐습니다.

다만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청난 불확실성 속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이런 속설이 맞을지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앵커]
결국, 이번 대선은 '추석 민심'을 대신해 '설 민심'이 그 역할을 한다는 것이군요?

[기자]
대통령 탄핵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그렇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시기를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써는 2월 말이나 3월 초, 또는 3월 중순이나 말, 이야기 나오고 있습니다.

박한철 헌재소장도 3월 13일 이전에 탄핵 심판이 선고돼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그렇다면 대선은 헌재 결정이 나고 60일 뒤가 되니까 4월 말이나 5월이 된다는 뜻입니다.

시기적으로 보면 이번 설이 예전 대선의 추석과 마찬가지로 선거 100일 정도 전에 자리하게 됩니다.

또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처음으로 맞는 명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설 민심이 이번 대선의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그만큼 후보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후보들 이야기해보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가장 먼저 정책을 발표하면서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죠?

[기자]
문재인 전 대표는 본인 스스로 이야기했듯이 재수생입니다.

재수생의 가장 큰 강점은 이미 수능을 한번 치러봤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만큼 문재인 후보도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면서 지지율 1위를 굳히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예비 내각의 사전 공개 언급이나 일자리 정책 발표도 그렇고 어제 외교 정책 간담회에서도 굳건한 한미동맹 속에서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과 협력 외교를 펼치겠다고 밝힌 부분도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행보로 보입니다.

어제 문재인 전 대표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문재인 /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 70년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발전시키면서, 전 세계 모든 나라와 협력과 우호를 증진하는 맞춤형 협력 외교가 한층 더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자신의 영입한 표창원 의원이 대통령 누드 풍자화 논란이 커지자 부적절하다며 서둘러 선을 그은 것도 결국은 준비된 후보로서 안정감을 주려는 포석으로 보입니다.

이런 전략 뒤에는 현재 지지율 1위라는 점, 이번 대선이 다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금의 이 구도를 지키면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이른바 제3지대에서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 놓고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죠?

[기자]
반기문 전 총장의 입장에서는 귀국 이후 지금까지 대선 예비주자로서 행보를 하면서 가능성과 좌절을 동시에 맛봤을 겁니다.

'좌절'이라는 것은 본인이 토로했다시피 평생 외교관으로 살아온 분이 정치인으로서, 그것도 대선 예비주자로서 캠프를 꾸리고 활동한다는 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쉽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본인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 내지는 하락 상태인 상황에서 더더욱 그런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어제 기독교계 인사를 만나서도 그런 답답한 심정이 잘 드러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반기문 / 전 유엔 사무총장 : 소셜 미디어에 올려서 폄훼하고 비난하고 그런데 쓰는 겁니다. 아주 의도적으로 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점점 그렇게 되면 병들어 갑니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반면 '가능성'은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결국 여러 주자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어제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을 만나고 오늘도 다시 새누리당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그러면서도 바른정당 창당에 맞춰 축하 전화를 하는 이 모든 것들이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다른 주자들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안철수 후보는 지난 15일 전당대회 이후 부쩍 자신감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지원 신임 대표가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해 연일 비판적 발언을 이어가면서 안철수 전 대표 중심으로 대선을 치르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국민주권개혁회의를 만든 이후 국민의당과 연대를 모색하겠다고 밝히면서 어느 정도 당이 활력을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후보와 손학규 전 대표, 천정배 의원이 경선을 치러 후보 1명을 뽑고, 반기문 전 총장이 바른정당으로 가면 반기문, 유승민, 남경필 후보 가운데 1명을 뽑아서 마지막으로 양당의 주자들이 개헌을 매개로 후보 단일화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렇게 뽑힌 보수 진영 단일 후보와 문재인 전 대표와 양자 대결 구도로 가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되려면 후보 가운데 누군가는 확실히 욕심을 버려야 하고 버린다 하더라도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부에서 YTN 장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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