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전·현직 경찰, 韓人 사업가 납치·살해 충격

필리핀 전·현직 경찰, 韓人 사업가 납치·살해 충격

2017.01.17. 오후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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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필리핀에서 또, 한인 납치·살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몇 년 동안 인력 수출 사업을 하던 한인 사업가였는데요, 필리핀 전·현직 경찰 4명이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질러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선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18일 저녁,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있는 한 은행.

모자를 눌러쓰고 고개를 숙인 두 남성이 드나듭니다.

우리 경사·경장급인 필리핀 현직 경찰들로, 한국인 50대 사업가, 지 모 씨 카드로 현금을 인출해 가는 장면입니다.

앞서 낮 한 시쯤, 마닐라에서 서북쪽으로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앙헬레스, 지 씨 집에 찾아가 수사할 게 있다면서 연행하는 척 납치한 뒤였습니다.

이들은 납치 후 열흘쯤 지나 지 씨 부인에게 연락해 1억 원 넘게 몸값을 받아 챙겼지만, 지 씨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용의자들은 납치 당일 지 씨를 살해하고 공범이 운영하는 화장장에서 시신을 불태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궁에 빠지는 듯했던 이들의 범죄는 차 행적과 CCTV 화면 등 증거가 속속 나오면서 꼬리를 잡혔습니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공범 한 명이 자백했고, 구금됐다 달아났던 한 명은 경찰이 사살해도 좋다는 수배령을 내리자 자진 출석했습니다.

놀랍게도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 4명이 모두 필리핀 전·현직 경찰이었습니다.

[조준혁 / 외교부 대변인 : 사안의 엄중성을 고려하여 특별검사를 임명하여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 중이며, 관련자들을 기소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필리핀 외교부 장관은 우리 정부에 전화해 유감을 나타냈고, 외교부는 주한 필리핀 대사를 불러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습니다.

YTN 이선아[lees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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