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퇴진' 피켓 속 400조 원 새해 예산 통과

[앵커]
탄핵 정국 속에 국회가 오늘 새벽 본회의에서 4백조 원이 넘는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야권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가운데 예산안이 처리된 본회의장에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퇴진 촉구가 이어졌습니다.

김준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오늘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 우리나라 살림살이 규모가 확정돼 사상 처음으로 4백조 원 예산 시대에 접어들게 됐습니다.

여야 협상은 어제 마무리됐지만, 정부가 이를 반영한 예산안 수정안을 만드는 데 시간이 늦어지면서 법정 처리 시한인 자정을 4시간 가까이 넘겨 처리됐습니다.

[정세균 / 국회의장 : 2017년도 예산안은 수정한 부분은 수정한 대로, 기타 부분은 원안 대로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연간 1조 9천억 원이 필요한 누리과정 예산은 예비비 형태로 우회 지원하는 대신 앞으로 3년간 특별회계를 신설해 중앙정부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문제가 풀렸습니다.

당장 내년에는 전체 예산의 45%인 8천6백억 원을 중앙정부가, 나머지는 지방교육청이 분담하기로 했습니다.

소득세는 연 소득 5억 원을 초과하는 구간을 새로 만들고 세율을 현행 38%에서 40%로 올려 소득 재분배 효과를 강화했습니다.

다만 야당이 강하게 주장해 온 법인세율 인상은 이번 합의에서 빠졌습니다.

예산안이 처리된 본회의장에서도 야권의 박 대통령 퇴진 압박은 이어졌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 퇴진하라', '박 대통령 탄핵'이라는 피켓을 각자 컴퓨터 모니터 위에 붙인 채 예산안 표결에 나섰습니다.

예산안 표결이 끝난 뒤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회의원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리인일 뿐이라며 주권자의 명령은 한마디로 박 대통령을 한시도 더 대통령 자리에 두지 말라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YTN 김준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