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속태우는 핵심 인사들의 말말말

국민 속태우는 핵심 인사들의 말말말

2016.10.28. 오후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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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들이 계속 터져 나오는 최순실 국정 개입 논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의혹에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속은 참 답답한데요.

그러나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논란의 중심 청와대 핵심 참모진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민심과 동떨어진 말들을 계속하면서 오히려 논란에 불을 붙이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전면에 나서서 입장을 밝힌 참모진은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입니다.

이원종 실장은 "봉건시대에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처음에는 전면 부인하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몰랐다"며 사과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 "대통령도 피해자다",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잘못이 내 눈엔 잘 안 보인다"는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습니다.

이원종 비서실장은 26일 국회 예결위에서 "피해를 입고 마음 아픈 분이 대통령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는데요.

발언 이후, 여론이 들끓자 이원종 비서실장은 다시 사과했습니다.

[김태년 / 민주당 의원 (어제) : 그런데 어제 대통령 비서실장 말씀은 대통령이 마치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원종 / 청와대 비서실장 (어제) : 대통령께서 최순실이란 사람을 믿었더니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것처럼 그 사람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단 얘기지… 많은 사람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부작용이 있었다면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또 다른 논란을 부추겼습니다.

"이른바 문고리 3인방도 일하는 것을 보니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제 눈엔 안 보였다"고 말이었습니다.

이원종 비서실장은 정호성 비서관이 받고 있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습니다.

정호성 비서관은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으로 연설문 자료를 최순실 씨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원종 / 청와대 비서실장 : 어제 본인(정호성)하고 직접 통화하고 확인했습니다. 본인은 전달한 사실이 있느냐, 그런 사실 없다 라고 말했고요. 곁들여서 자신은 청와대 들어간 이후 정시 퇴근한 일도 없고 집에서 식사한 시간도 없었다. 밖에 나갈 시간도 없고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한마디로 늦게 퇴근하는데 언제 전달할 수 있었겠느냐며 의혹을 전면부인한 겁니다.

[김홍국 / 경기대 겸임교수 : 어떻게 정호성 비서관에게 전화로 그것을 확인합니까. 다 불러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아마 김진태 의원처럼 검사 출신이었다면 거기에 대해서 자술서를 쓰게 하고 화점이 뭔지, 정말 대통령을 보좌하는 심정이라면 정확하게 전모를 파악하고 답변을 해야죠. 저는 저런 자세는 국회에 나가서 얘기하는 공직자의 자세는 아니라고 봅니다.]

다음으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모금 운영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입니다.

안종범 비서관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의 통화는 인정하면서도 최순실 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종범 / 정책조정수석 (21일 국회 운영위) : (최순실 씨 압니까?) 모릅니다.]

"재단 모금은 전경련에서 주도했고, 운영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최순실 씨와 안종범 수석의 지시를 받아 SK그룹에 체육 인재 전지훈련 예산을 80억 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더블루K의 초대 대표이사 조 모 씨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씨는 물론이고 안종범 수석이 직접 개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여상원 /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 : 조 모 씨라든가 정 사무총장, 정현식 전 사무총장 이야기를 다 들어보면 이건 사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 재벌들 포토라인에 서서 이때까지 맞습니다 한 적 보셨습니까?]

최순실 씨 의혹 이전에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우병우 수석.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최순실 씨가 우병우 민정수석 발탁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습니다.

[조응천 / 민주당 의원(지난 20일) : 우병우 수석의 민정비서관 발탁, 멀리는 윤전추 행정관의 청와대 입성도 최순실 씨와의 인연이 작용한 것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근거 없는 의혹 제기입니까?]

우병우 수석은 현재까지 모든 논란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여전히 '침묵 모드'입니다.

다만 청와대 차원에서 우 수석과 최순실 씨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안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입니다.

[여상원 /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 : 대통령은 아예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했으니까 놔두고, 다 모른다는 거죠. 다 모른다. 그러니까 저는 이걸 어떻게 해석하느냐 하면 지금 청와대 입장이 조율이 안 됐다, 이 사건에 대한./ 정리가 될 때까지 물증이 나올 때까지는 일단 대통령을 보호해야 되기 때문에 일단은 모른다. 모른다고 그러면 더 이상 캐물을 방도가 없습니다.]

최순실 씨와 관련된 의혹들은 무성한데, 정작 의혹의 당사자들로 지목된 사람들은 하나같이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관련된 사람은 없고, 의혹만 있는 상황인데요.

연설문 수정을 중심으로 한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은 사실로 드러났고, 그에 대해 대통령은 이미 사과까지 했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는지 국민들은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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