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다] "권력의 맛은 사람 부리는 것, 최순실은?"

[세수다] "권력의 맛은 사람 부리는 것, 최순실은?"

2016.10.26. 오후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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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다] "권력의 맛은 사람 부리는 것, 최순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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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다] "권력의 맛은 사람 부리는 것, 최순실은?"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10월 26일 (수요일)
■ 대담 : 이강윤 폴리뉴스 논설위원, 소종섭 전 시사저널 편집국장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매주 수요일이면 찾아오는 스페셜이죠? ‘세 남자의 정치수다’, 이강윤 폴리뉴스 논설위원, 그리고 소종섭 전 시사저널 편집국장,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이강윤 폴리뉴스 논설위원(이하 이강윤): 네, 안녕하십니까?

◆ 소종섭 전 시사저널 편집국장(이하 소종섭)> 안녕하십니까?

◇ 최영일> 헌정 사상 초유의, 이런 이야기 많이 했는데요. 저도 처음 맞닥뜨리는 일이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설마 했던 일이 현실로 하나하나 확인이 되고 있는데요. 연설문, 행사 자료 등 문건의 외부 유출도 문제이지만, 외교관계 등 중요한 국정 방향을 담고 있는 내용까지 사전에 민간인에게 유출되었다, 그 심각성은 설명하지 않아도 와 닿는데요. 어제 대통령이 사과를 했습니다. 사과 이후에 더 악화되는 분위기인데요. 이 위원님, 뭐가 문제일까요?

◆ 이강윤> 세 가지 정도로 꼽고 싶은데요. 일단 정직하지 못했다, 최대한 정직하지 못했다. JTBC를 통해 보도된 그 시기 정도만 그렇게 했고요. 청와대 스텝이 짜인 뒤로는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을 했는데, 그 뒤로도 계속 올 3, 4월까지도 문서가 오갔다고 하고요. 그런 정황과 진술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아마 JTBC에 보도된 것만 겨우 시인하는 정도가 아니었는가. 둘째는 명색 대국민 사과고, 얼마나 충격적인 일이며 아노미 상태에 빠지고. 젊은 사람들 얘기로는 모두가 ‘멘붕’ 아닙니까? 헌정사상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유사 이래 처음 같고요. 고려시대 때 신돈에 의한 국정 농단, 이런 것을 국사책에서 배운 기억이 나는데요. 그때에도 이랬을까, 가늠이 잘 안 가는 데요. 그런데 불과 1분 40여 초 본인이 할 얘기만 하고, 물론 풀은 많이 죽고 그랬지만, 질문도 일체 받지 않고 끝냈다는 것은 일방적이었다. 또 하나 낱낱이 이실직고하길 바라는 것이 국민들 심정이었지만, 어제 이건 이렇고, 뭐 이렇게 다 말을 할 수 없다고 치자고요. 그렇지만 주요한 건에 대해서는 영혼 있게, 진정성 있게 설명했어야 하는데 JTBC 보도에만 집중해서 드라이하게 끝냈고요.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 이 부분은 전혀 거론이 되지 않았어요. 사과라고 하면 조건 없이 어떤 점이 잘못되었다. 상대가 불쾌하게 생각했다면 미안합니다. 사실 이건 올바른 사과가 아니거든요. 그런데 자기변명도 엿보였고요. 앞으로 이것을 어떻게 수습해나가고자 한다, 국민 여러분의 뜻을 최대한 받들겠다, 대강이라도 원칙은 밝혔어야 하는데 이 세 가지가 미비된 점 때문에 더 많은, 사과 이후에 여론이 더 안 좋아진 것 같고요. JTBC, 어제 보도에서는. 오후 4시에 사과를 하고 어제 8시 밤에 2차 보도가 이뤄졌는데요. 거기서도 몇 가지 새로운 것들이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연설문이나 홍보 문구 조금 봐준 정도가 아니었고, 확실한 것도 나왔고요.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개성공단 폐쇄 논의를 왜 최순실 씨와 그 일파들이 했는지 정말 이 대목에 이르면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지금 계속 진동과 진폭, 충격의 강도는 당분간 더 확산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와 여당, 특히 청와대는 상황 인식을 면밀히, 정확히 해야 할 것이고요. 과연 그들에게 수습할 능력과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하긴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실질적으로 무정부 상태이자 실질적으로 국정 공백 상태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상대책위원회나 거국내각이 꾸려지지 않는 한, 만약에 된다면 그때까지라도 비워둘 수는 없기에 청와대가 지금이야말로 국민들 정서를 세심하게, 쫑긋하게, 명확하게 캐치하고 낮은 자세로 겸손하고, 공손하고, 정직하게 이실직고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야 그나마 지금 거대한 빅뱅이 일어났는데 이것이 더 덧나지 않게 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최영일> 소 국장님, 어제 대국민 사과 전후 파장, 어떻게 읽고 계세요?

◆ 소종섭>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인식 그리고 사과 형식, 사과문의 내용, 이 부분들이 국민들이 보기에 대단히 미흡했다고 평가합니다. 일단 대통령의 인식이 어제의 경우 사과문 내용을 보면, 이렇게 사과문 전반적으로 흐르는 분위기가 이번 사태의 엄중함과 진정성이 국민들에게 전달이 안 되는 거예요. 그게 없는 사과문인 겁니다.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인식이 거기에 투영된 거죠. 저는 그런 면에서 대단히 문제가 있다고 어제 사과문 방송을 보면서 생각했고요. 두 번째 형식입니다. 녹화해서 1분 35, 36초 정도 방송을 하지 않았습니까? 이 사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이른바 폭발력을 조금이라도 대통령이 생각했다면, 국민들을 대신해서 그 자리에 있는 기자들과 문답을 해서 최소한 국민들이 알고 싶어 하는 그런 핵심적인 의혹 부분에 대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진솔하게 하고, 이런 것들을 통해서, 물론 그 과정이 대통령에게 고통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게 국민들과 소통하는 과정인데, 그냥 녹화해서 틀어주는 것으로. 말 그대로 사과문을 발표한 거거든요. 이런 식의 형식을 가져서는 될 일도 안 된다는 생각이죠. 세 번째는 역시 내용입니다. 내용을 보면 최순실 씨가 연설 홍보하는 분야에서 의견과 소감을 전달해줬고, 그것도 청와대 보좌 체제가 완비되기 전까지이며 그 이후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 순수한 마음으로 했는데, 이런 표현들. 전반적 사과문의 내용을 보면 너무 안일하게 사안을 바라본 거죠. 전체적인 측면에서 굉장히 문제가 많았고요. 그런 측면에서 국민이 보기엔 마치 좀 구름 위에 떠서 이야기하는 느낌을 준 겁니다. 모르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정현 대표에게 전화를 해서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 심사숙고하겠다고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얘기는 사과문 발표할 때의 인식과는 조금 달라진 것으로 봐요. 그만큼 상당히 엄중함을 인식하는 쪽으로 가는 것 같은데요. 어쨌든 어제 사과문 발표로 오히려 더 국민들의 자괴감, 분노가 커졌습니다.

◇ 최영일> 꼼꼼하게 챙기려는 순수한 마음에서, 그렇게 이야기를 덧붙였어요. 결국 여러 가지 일들이 터지고 있습니다. 제가 혼동되는 점은, 초기 단계인지, 중간쯤 온 것인지, 이 정도 의혹으로 정리가 되는 건지 가늠이 안 됩니다. 사람이 자기가 서 있는 위치가 어딘지 모르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국민들도 그렇고 모두가 다 그럴 텐데요.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이 불러온 예고된 참사였던 것이냐, 이런 분석과 진단이 많이 나옵니다. 그동안 불통, 비선, 수첩 인사 등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요. 그럼 이게 왜 이 지경이 되었다고 보세요? 그간 과정을 요약, 분석해주신다면요?

◆ 이강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하고요. 많은 국민들께서도 도대체 최순실이 어땠길래. 대통령이. 전직 박정희 대통령의 자식으로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고 했을 것 아닙니까? 상식적으로 봐서. 대학 교육도 밟고 짧지만 외국 유학 경험도 있고요. 사리 분별이 보통 사람보다 뛰어날 거라고 당연히 생각하는 게 상식적인데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입이 딱 벌어진 채 안 믿긴다는 건데요. 요즘 드러나고 있는 정황이나 몇 가지 증거들, 이렇게 보면 우리가 연설문 파일 PC에서 발견되기 전까지만 해도 최순실 씨가 대통령과의 친분 관계를 이용해 어깨 힘을 넣고 소위 호가호위했던 것 아니냐, 그런데 자꾸 결정적인 것들이 드러나고 그것을 보면 최순실 씨가 호가호위했다기보다는 박 대통령이 뭔가가 홀려있다, 심적으로 굉장히 의존한다, 최순실 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직 모르겠지만. 신뢰를 깊이 하는 정도가 아니고 아주 그냥 의지에 가까운 신뢰. 신뢰라는 것은 내가 주도를 하면서, ‘최영일 진행자가 어떤 점이 좋으니까 이런 부분에 대해 그 사람들의 말을 비교적 높게 평가하고 귀담아 듣는다.’ 이런 것이 신뢰이지 그 관계를 넘어서서 의지하는 것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일상적인, 상식이 작동되지 않은 것 아닌가. 그러다보니 대통령의 믿음과 의지, 이런 것을 바탕으로 최순실 씨는 날로 전횡할 수 있었고요. 권력이 그런 것 아니겠어요? 권력의 최고의 맛은 사람을 부리는 거거든요. 사람을 부리는 것. 돈 이런 것을 떠나서 누구 와보세요. 이러면 달려오고. 뭔가 부탁을 하면 굽신거리며 해서 바치고. 마음에 안 들었을 때 의견을 말하거나 하면 득달같이 받아주고 굽신거리고. 사람을 부리는 게 최고의 권력의 맛인데요. 지금 청담동 어디에서 회의도 하고 그랬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 것들을 볼 때 이건 누구도, 아마 박근혜, 최순실 이 두 사람만 아는 것일 텐데요. 홀려있다, 이 표현이 조금 과하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아주 오랜 기간 동안, 물론 개인적 특별한 개인사는 있지만, 완전히 의지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그래서 조금 이성을 상실한, 그런 것이 아닐까 추정합니다.

◇ 최영일> 이 위원님 말씀처럼 정치학에서 권력의 정의가 타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내 의지대로 움직이도록 관철할 수 있는 힘. 이 권력관계가 어떻게 보면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 사이에 작용하고 있었다고 심리학적 진단을 해주신 건데요. 아직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이것을 야당이 표현한 것은, ‘낮의 대통령은 박근혜, 밤의 대통령은 최순실.’ 최 통령, 이런 별명으로 불리고 있어요. 왜 이 지경이 되었다고 소 국장님은 종합적으로 진단하겠습니까?

◆ 소종섭> 기본적으로 현재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젊은 시절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할 때, 최순실 씨의 부친인 최태민 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를 이해하지 않고는 현재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거든요. 74년에 육영수 여사가 돌아가시고 75년 2월쯤에 최태민 씨가 청와대 편지를 3통 보냅니다. 꿈을 꿨는데 육영수 여사가 꿈에 나타나 당신을 도와주라고 했다, 내가 죽은 것이 오히려 박근혜 앞길을 열어주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것들의 얘기를 적어서 보내죠. 그러고 나서 75년 3월에 처음으로 만납니다. 최태민 씨와 박근혜 당시 영애가. 그리고 한 달여 지난 4월 29일 날 대한구국선교단이라는 것을 최태민 씨가 만들거든요. 그때부터 최태민 씨와 박근혜 영애는 행동을 같이하는 겁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조직을 키우고 수백만의 조직으로 만드는 것 아닙니까? 새마음봉사단까지 가는 과정 자체가. 그 과정이 젊은 시절 박근혜 대통령의 정신적으로 굉장히 의지했던 사람이 최순실 씨의 아버지인 거거든요. 지금 여러 가지를 종합하면 최태민 씨의 영적인 부분이라고 할까, 이런 부분을 최태민 씨 자녀가 9명 아닙니까. 부인이 5명, 자녀가 9명인데 그 9명 중에서 제대로 물려받은 것이 최순실 씨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요. 그런 점이 하나 있을 거고요. 두 번째는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나서 80년대, 그리고 정계에 들어오는 97년까지 15, 16년을 이른바 야인 생활을 하지 않습니까? 그 당시에 박근혜 대통령 옆에 있던 사람이 누구냐는 거죠. 최순실 씨가 독일 유학을 다녀와서 1985년부터 박근혜 대통령 옆을 지킨 겁니다. 지금 나오는 보도 중 하나가 한겨레에서 나왔나요. 최순실 씨의 녹취라고 해서 나온 것 중 하나가 지금까지 내가 의리를 지켰기 때문에 지금 이런 것을 누리는 것 아니냐, 이런 최순실 씨의 멘트가 나오거든요. 저는 이 부분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의 키워드로 본다면 배신, 아버지의 죽음 막후에 있는 김재규, 가장 믿었던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에서 배신이 정말 정신을 지배하는 트라우마이거든요. 그 틈을 비집고 최순실 씨는 배신이 아닌 의리의 상징이 된 겁니다. 그러다 보니 이 두 가지가 어우러지면서 가까운 관계, 말벗, 이런 것일 텐데 대통령이 되다 보니 이게 공사 구분이 모호해지는 거죠. 책임 있는 위치에 있었던 것도 아닌데.

◇ 최영일> 지금 소 국장님이 분석해주는 75년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에서부터 딸인, 가장 총애를 받았을지도 모를 최순실 씨와의 오랜 인연을 얘기해주셨는데요. 저희가 다 누구나 젊을 때 친구들이 있고, 누군가에게 의존을 받고 도움을 받기도 하고요. 그렇게 살아가는데 세상에 한 사람과 관계를 맺진 않잖아요. 일국의 대통령이 되신 분이지 않습니까? 제가 궁금한 건 그럼 98년 정계에 입문하고 나서 국회의원으로, 야당의 대표로, 현재는 대통령으로 청와대 관저에서 살고 계신데요. 최순실 씨 혼자만 만났을 리는 없고 주변 수많은 공무원들은 임무와 책임을 가지고 일을 하고 계셨을 텐데요. 최순실 씨가 투명인간이 아닌 이상 눈에 안 보일 리가 없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강윤>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만남, 특히 청와대 들어간 이후로만 얘기하기로 하고요. 청와대는 출입이나 이런 것이 극도로 통제되기에 눈에 띄게 만났을까 싶고요. 조금 전에 소 국장님이 대부분이 방금 그렇게 설명합니다. 최태민 목사와 딸, 이런 관계를 얘기하는데요. 그냥 아주 평범한 상식, 이럴 때일수록 상식의 범위를 견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황당한 것이 두 가지입니다. 꿈에 나타나 돌아가신 육영수 여사, 즉 대통령의 어머니를 거론하고 심지어 내가 빨리, 너의 뒤를 트여주려고 했다, 퍼스트레이디 역할, 그건 정말 말이 안 되는 것 같고요.

◇ 최영일> 박근혜 대통령이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부인한 적은 있어요.

◆ 이강윤> 꿈 가지고도 말이 많은데요. 꿈이라는 건 상스러운 꿈도 있을 수 있지만 꿈에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했다는 것 자체가 비과학적, 비상식적이고요. 또 하나는 백번을 양보해 최태민 목사라고 불리는, 작고한 그 사람이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고 칩시다. 예지 능력이든 뭐가 되었든. 어머니를 비참하게 여의고 그런 상태에서 당시 박근혜 영애가 의지를 했을 수도 있다고 칩시다. 그렇다고 최태민 씨가 가지고 있는 예지력이든 신기 능력이든 자식들에게 대물림 된다는 것도 이상하고요. 그래서 저는 황당한 이야기를 가지고 설명을 많이 하고 있는데 도움은 안 되지 않나.

◇ 최영일> 지금까지 수요스페셜 ‘세 남자의 정치수다’, 소종섭 전 시사저널 편집국장, 이강윤 폴리뉴스 논설위원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소종섭, 이강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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