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밥스터' 논란에 단식까지...김재수 해임안 후폭풍

'필리밥스터' 논란에 단식까지...김재수 해임안 후폭풍

2016.09.26. 오후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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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밥스터, 국회의장 녹취록 공개까지 여론을 잡기 위해 여야의 기 싸움이 이렇게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여야가 충돌한 건, 지난 금요일 저녁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입니다.

[정진석 / 새누리당 원내대표 (지난 23일) : 일단 본회의장에 가서 제가 어필을 할 테니까요, 거기서 일단 의장을 상대로...(같이 갑시다!)]

의원총회를 열고 있던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를 선두로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으로 몰려갑니다.

장관들이 대정부 질문에서 평소와 다르게 길게 답변을 이어가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국무위원들 밥 먹을 시간을 달라."

단상에 올라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강력하게 항의한 내용은 바로 '국무위원들의 밥 먹을 시간'이었습니다.

저녁 시간을 이유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 바로 '필리버스터'를 시도했는데 그래서 야당에서는 이것을 '필리밥스터'라고 비판했습니다.

"김밥 돌아가면서 드시면 되죠. 새누리당 의총 때문에 이렇게 된 거 아닙니까."

정세균 의장은 오히려 새누리당이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를 무산시키기 위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며 반박했습니다.

정진석 원내대표와 정세균 국회의장이 설전을 벌이는 동안 40여 분간 의사진행이 중단됐고, 자정이 지나서야 본회의에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이 상정됩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집단 퇴장하며 표결에 불참했고 결국, 해임건의안은 야당 단독으로 가결됐습니다.

[정세균 / 국회의장 : 국무위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재수 해임건의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은 일방적인 해임건의안 처리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정진석 / 새누리당 원내대표 : 국회법 77조에 명시되어 있는 교섭단체와의 협의 규정 완전히 무시하고 안건 순서도 바꾸고...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겁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필리밥스터 정진석, 의장에게 사과하라. '밥 먹을 시간을 달라'는 얘기를 해서 해임건의안 정국을 희화화시켰다."고 비판했습니다.

[최창렬 / YTN 객원 해설위원 : 해임건의안 표결을 막기 위해서 국무위원이 답변을 길게 해서 이런 논란이 나온 건데 일단 이런 것들도 바람직하지 않죠. 여당은 이것을 지난번처럼 비록 여소야대이지만 상정이 안 되게 하려고 이른바 말씀하신 국무위원들의 필리버스터까지 동원한 게 아닌가, 필리버스터라고 얘기를 하면 안 되는 것이죠. 그건 국회의원들에게 주어진 권한이기 때문에 어쨌든 결과적으로 그런 모습을 보인 것은 대단히 의회에 있어서 파행적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장외투쟁, 과거에는 야당이 주로 하고 여당이 이를 비판했지만 여소야대인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뀐 모습입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사퇴할 때까지 이례적으로 단식 농성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농성장소는 당 대표실 안 쪽에 마련했습니다.

[서양호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 여소야대 국회의 관리 운영 주체는 야대, 즉 거야입니다. 대통령을 견제하는 역할과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상생 국회를 만드는 이 두 가지에서 슬기롭게 대처하지 않으면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강대 강 대치 국면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김재수 장관 해임결의안이었는데 다음에는 또 어떤 문제로 여야가 부딪힐까요?

그리고 다음 대선 전까지 국민들은 이런 강대 강 대치를 계속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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