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다는 경찰 차량, 실상은 예산 낭비 애물단지

진화한다는 경찰 차량, 실상은 예산 낭비 애물단지

2016.09.25. 오전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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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환경 전기순찰차와 과학수사를 위한 특수차량은 경찰이 대테러 예방이나 강력사건에 대한 과학 수사를 하겠다며 야심 차게 도입했던 '진화'된 장비였죠.

많게는 수십억 원이 들어간 이 순찰차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 채 방치돼 혈세가 낭비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형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1년 발대식까지 하면서 도입된 친환경 전기순찰차량 폴 T3.

당시 경찰은 탄소 배출이 없는 데다 좁은 곳까지 순찰이 가능해 범죄와 테러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홍보했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한 대당 700만 원에 사들인 전기순찰차를 가끔 있는 행사에서만 활용할 뿐 사실상 방치한 겁니다.

[경찰 관계자 : 행사나 그런 거 있을 때 다 사용을 하고요. 한강 공원 쪽에요, 순찰차가 만약 신고를 다 뛰고 있을 경우에 (사용합니다.)]

당시 10대를 사들인 뒤 활용도가 없자 추가 구입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 같은 전시성 혈세 낭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10년에도 첨단기법을 동원한 과학수사를 하겠다며 대 당 7억 원에 달하는 CSI 특수차를 사들였지만, 상황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살인이나 화재 등 사건·사고 현장에 급파해 거짓말 탐지와 몽타주 작성, 지문 자동 검색 기능을 갖춘 현장 증거분석실로 활용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사용은 미미했습니다.

CSI 차량 운행 현황을 보면 11대가 모두 구비된 재작년에 567회, 지난해에는 453회로, 한 달 평균 한 대당 3~4차례만 활용되면서 나머지 시간에는 주차장에 있었거나, 아이들 견학용 등 경찰 홍보용으로 쓰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성중 / 새누리당 의원 : 70억 원 넘게 이렇게 비싸게 산 현장 증거 분석 차량이라든지 친환경 전기순찰차 이런 것들이 당초 목적에 쓰이지 않고 홍보용이라든지 이런 데 쓰인다는 것은 심각한 혈세 낭비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활용될지 따져보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도입한 전시성 장비가 예산만 낭비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YTN 이형원[lhw9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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