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연설 때 안경 닦고..." 결국 처형당한 김용진

"北 김정은 연설 때 안경 닦고..." 결국 처형당한 김용진

2016.08.31. 오후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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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환 / YTN 정치 안보 전문기자

[앵커]
북한 김정은이 다시 공포 정치의 칼날을 뽑아들었습니다. 그동안 설로만 떠돌았었는데 김용진 내각 부총리가 처형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자세불량이 이유라는데요. YTN 김주환 정치안보 전문기자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내각 부총리를 맡고 있는 고위 인사가 처형됐다는 사실, 오늘 통일부가 공식 확인을 해 준 내용이죠?

[기자]
김용진 내각부총리. 교육 담당이라고 하면 우리로 하면 교육부총리급에 해당되는. 김일성종합대학 부총장도 역임했고요. 김형직사범학교를 나왔고 정치인이자 교육자였습니다.

지난 7월 초부터 북한 관영매체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아서 우리 관계당국에서 그동안 추적을 해 왔는데 7월 말에 처형된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처형 방식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라고 통일부에서 밝혔죠.

[앵커]
지금 서열 30위, 장성택 이후 최고위직으로 알려지고 있어요.

[기자]
그렇죠. 지난 5월에 국제담당비서를 했던 강석주, 그때 장례위원 명단을 보면 북한은 서열을 알 수 있거든요. 그때 상당히 고위층 인사였는데 어쨌든 북한-라오스친선협회위원장, 북한-쿠바 친선협회위원장, 북한-이집트친선협회위원장. 그러니까 북한의 당대당 외교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인물 중 한 사람이죠.

그런데 전격적으로 처형을 했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대로 주석단 회의에서 안경을 닦았다라든가 자세가 불량하다, 이런 것인데.

[앵커]
이유가 지금 김정은이 연설할 때 안경을 닦았다는 거거든요. 이게 이른바 불경죄라는 것인데 이런 걸로도 북한에서는 처형이 되는군요?

[기자]
그건 김정은체제 유일체계가, 그러니까 본인이 룰을 정하는 거죠.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기분 나쁘다. 그런데 단순히 그것만이 아니라 그동안 어떤 성과라든가. 저희가 보도를 했었죠. 수학영재 소년, 이런 부분이라든가. 북한이 기존에 과거 기초과학에서 국제대회에서 성적들이 굉장히 좋았어요, 사실은.

그런데 김정일 시대 때는 좋았는데 김정은 체제 들어와서 어쩐지 성적이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높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떨어졌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김정은이 작년 당창건 70돌을 할 때 소년, 청소년 교육에 대해서 본인이 굉장히 강조를 많이 했었어요.

이런 부분도 감안이 됐었던 것 같고 그런데 좀 특징적인 것은 종파분자라는 낙인을 찍었다는 게 차이가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계파, 어떤 특정 세력인데 할아버지 때는 처음에 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해서 1950년대 종반에 연한파와 소련파를 치기 위해서 이른바 8월 종파사건이라고 유명한 사건이 있었죠. 그런데 아버지 때에는 이런 용어를 거의 쓰지 않았어요.

그런데 현대판 종파사건. 아버지 때에는 처형을 거의 안 했죠. 90년대 중반에 프룬제군사학교 사건이라고 해서 소련에 유학했던 군인들이 쿠데타 모의가 있어서 처형한 적은 있는데. 측근들, 그러니까 아버지 때는 자기 삼촌, 김일성 동생인 김영주를 배척을 했고 본인의 이복동생, 폴란드 대사를 오래 했던 김평일 이복동생은 권력에서 배제시켰지 처형을 하거나 이런 모습은 없었는데. 특별히 죄목이 뭐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종파분자라고 낙인을 찍어서 처형했다는 데에서 좀 굉장히 아버지 시대와 달라진 모습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처형보다 조금 약한 처벌이기는 합니다마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최근 지방 농장으로 한 달 동안 좌천됐었다, 이런 보도가 나왔는데요. 이건 좀 의외인 것 같습니다.

[기자]
김영철이 굉장히 의외죠. 대남 강경파로 알려진 인물이죠. 과거에 천안함 폭침 사건이라든가 2014년 소니사 해킹 사건의 배후 세력 그다음에 지난해 8월에 목함지뢰 도발의 배후세력으로 지목되어 있었고. 그래서 UN대북제재 명단의 첫 번째 개인 제재 명단에 들어갈 정도로 김정은의 측근 중의 측근이다, 이렇게 분류됐었죠.

[앵커]
그런데 이런 측근이 혁명화 조치를 받았을까요?

[기자]
지금 일부 나오는 얘기는 본인의 보고 없이 권한을 너무 확대했다라고 했는데. 복귀가 된 것으로. 과거 지난해에도 최룡해가 혁명화 조치로 인해서 좌천이 됐다가복권이 됐죠. 그러니까 이런 것을 통칭해서 숙청이라고 표현을 우리가 하죠.

[앵커]
지도자 마음대로.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올 들어서 8월까지 처형된 인사가 60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주목할 만한 인사가 누구누구 있습니까?

[기자]
일단 2013년도, 자신의 고모부, 전세계를 경악시켰죠. 장성택 행정부장. 그다음에 그 무렵에 장성택 측근이라고 분류했던 장수길이라든가 이런 인사들을 처형을 했고. 작년에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처형을 했죠. 그리고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이런 사람들을 처형을 했고.

그다음에 작년 5월이죠. 최영건 내각부총리까지 처형을 했어요. 그런데 이 역시 굉장히 주목할 부분은 고위층, 잘 아는 사람들. 그러니까 공포정치가 굉장히 극대화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렇게 측근들조차 못 믿는다는 것인데요. 이렇게 김정은 체제 들어서 공포정치가 더 확산되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기자]
일단은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공포정치를 하니까 실책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서 저항을 못하니까 최근에 태영호 공사처럼 탈북을 하죠. 북한의 체제를 벗어나는 거죠. 벗어나는데 이른바 다른 인사로...

기본적으로 북한 권력 사회는 내가 하기 싫어서 못 한다, 직책에 대한 사양을 못하죠. 그런데 처벌은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북한 용어로 철직이라고 하는데 철직이라고 하는데 거절을 못 하죠. 그러니까 당중앙, 유일한 수령의 명령인데, 지시사항인데 어떻게 거절하느냐.

그런데 북한 용어로 과잉분자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런 용어가 있는데 뭐냐하면 그 자리에 제3의 인물을 분명히 앉혀놓고 앉혀놓을 사람이 있다는 거죠. 이런 부분에 대한 북한 권력 엘리트들이 이완되는 현상, 과거는 이른바 백두혈통을 정점으로 해서 빨치산 세대의 여러 가지 핵심지도계층이, 평양에 거주하는 핵심계층이 운명공동체적인 인식이 있었는데 엘리트층이 하나하나 빠져나간다는 거죠.

단순히 금방 북한 체제가 붕괴되는 것은 아니지만 권력이 이완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라는 거죠. 그러니까 굉장히 겉으로는 충성을 한다고 해도 속내는 안 그렇다. 그래서 탈북자들에 의하면 북한 고위층들이 밤에 일부러 수면제를 먹고 자는. 왜냐하면 꿈에서 자기가 사람인 이상 스트레스를 받거나 여러 가지 직무 스트레스를 받을 거 아닙니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 꿈에서라도 당 중앙위원회나 김정은을 비난하는 소리를 하면 큰일이 나니까 평양 일각에서 수면제를 먹고 자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라는 미확인 소식도 나올 정도죠.

[앵커]
그런데 태영호 공사도 망명을 했고요. 지금 최근 이런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지 않습니까? 이게 공포정치 때문에 지금 이탈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 이러면 또다시 공포정치를 하고.

[기자]
또 극대화되는 거죠.

[앵커]
이런 것이 반복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일단 1960년도 소련의 상황을 보면 그때 지식인 그룹들이 굉장히 많이 이탈을 하기 시작했죠. 물론 소련체제가 어느 날 갑자기 30년 후에 붕괴됐지만. 그런데 지금 북한의 권력엘리트층의 이완 현상의 특징은 뭐냐하면 공포와 특혜의 균형이 무너졌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공포 정치를 하면서 한편으로는 우리가 당근과 채찍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습니까. 어떤 특혜를 줬죠. 특혜를 줬는데 이것이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거죠. 대북 제재 이후에 이른바 혼만 내는 게 아니라 당근도 줘야 되는데 나누어 줄 물건들이, 사치품이 없다라는 거죠. 그러니까 거기에 대한 충성이 약해지고 물론 공급 역시 줄어들고 이것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없고. 그러니까 일각에서는 북한 중앙부서 실국자들 중에 감투를 잘 안 쓰려고 하는 경향도 있다라고 하죠.

[앵커]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북한 내부 권력층에 있는 사람들, 얼마나 하루하루 마음을 졸이며 살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YTN 김주환 정치안보 전문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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