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론 미사일 안으론 내부 단속...北 주민들 "남한은 적"

밖으론 미사일 안으론 내부 단속...北 주민들 "남한은 적"

2016.08.24. 오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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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지시에 따라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하는 북한은 내부적으로 주민 단속의 고삐도 죄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외부 정보를 접하는 휴대전화나 컴퓨터 쓰는 사람이 줄고, 남한은 적이라는 적대 의식은 김정은 정권 들어 가장 높아졌습니다.

이선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남한은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적대적 존재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지난해와 올해에 들어온 탈북민 130여 명을 조사했더니, 남한을 '적대 대상'이라 생각한다는 답변이 22%를 넘었습니다.

김정은 정권 들어 최고치입니다.

협력해야 할 대상이라는 답이 50%대로 두 배 이상 나오기는 했지만, 재작년 탈북민과 비교했을 때는 10%P 가까이 줄었다는 점이 우려할 만합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해마다 막 넘어온 탈북자들을 설문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 내부 변화를 추적합니다.

연구진은 남북 관계가 얼어붙고 대북 제재 강도가 높아지면서 북한이 선전·선동과 주민 통제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병로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 지난 1년 동안 대남 적대 의식이 상승하고 정치 사회 의식이 강화되었다고 봅니다. 이것은 남북관계 경색과 국제사회 대북 제재 국면이 미친 효과로….]

외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휴대전화와 컴퓨터 사용률이 떨어진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북한에 있을 때 휴대전화를 썼다는 답변이 직전 조사보다 10%P 가까이 줄었고 컴퓨터를 쓴 적 있다는 사람도 더 적어져, 20%를 조금 넘었습니다.

내부 정보망에 접속해봤다는 사람도 열에 한 명꼴이 채 안 됩니다.

하지만 당국의 통제에도, 가요나 드라마 같은 한류를 접해봤다는 대답은 90% 수준을 유지해,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지지도는 집권 이후 꾸준히 50% 후반에서 60% 초반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엘리트 탈북은 줄 잇지만, 외부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일반 주민들은 여전히 선전·선동의 영향을 받는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대북 제재로 인해 상류층 고급 소비는 지장을 받고 있지만, 서민들 생활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도 나타났습니다.

YTN 이선아[lees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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