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빠를 수도" 고개 드는 '北 붕괴론'

"생각보다 빠를 수도" 고개 드는 '北 붕괴론'

2016.08.23. 오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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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안찬일 /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앵커]
태영호 공사가 일가족과 함께 한국에 입국한 가운데 북한의 25세 이상 외교관 자녀 소환령이 탈북의 주요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흔들리고 있는 북한, 짚어보겠습니다. 두 분 모셨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그리고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북한이 겉으로는 덤덤한 척 하고 있는데 지금 탈북자를 막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첫 번째 주제어부터 보시죠. 심각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한 발언입니다. 그 조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태영호 공사 망명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여러 가지 설이 있었습니다. 북한에 딸을 두고 왔다는 얘기도 있었고요. 그런데 확인한 결과 아들 둘이고 그러니까 가족 모두가 들어온 게 맞는 거죠?

[인터뷰]
그렇죠. 딸은 없었는데 아마 설이 잘못 나오다 보니까 딸을 두고 왔는데 쇼핑을 했느니 마느니 말이 많았는데. 일단 그것은 하나의 설로만 밝혀졌고 또 하나의 설은 태 공사의 아버지가 태병렬 전 인민군 대장이었느냐, 그의 아들이냐. 그러면 태병렬 대장의 아들 태영철은 현재 북한의 최고 대학이라고 할 수 있는 김일성종합대학의 총장입니다. 그 태영철의 동생이냐 이런 논란도 있었습니다마는 일단 어느 국가정보기관이 태병렬 대장의 아들은 아니다. 그러니까 태 공사는 빨치산 출신의 혈통이 아니고 그 부인만, 오혜선 씨만 말하자면 오백룡 김일성 호위사령관 출신의 혈족이다. 이게 북한이 태병렬 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공식적으로 태 공사에 대해서 부인했고 오혜선 씨, 부인에 대해서는 부인한 적이 없습니다. 빨치산 출신이 아니라고 부인을 한 적이 없는데. 그것은 북한의 의지로 볼 때는 빨치산 출신이 맞기 때문에 이런 점들이 잘못된 보도였습니다.

[앵커]
그래도 외국어 학원 출신이라고 하니까 금수저 출신인 것은 맞는 거죠?

인터뷰]
그렇죠. 외국어학원은 평양에 하나밖에 없었고, 저 사람이 다녔을 때는. 거기를 나오면 외국어대학이나 국제관계학원에 가서 외교관 무역일꾼으로 키워지고 있기 때문에 태영철 역시 아버지가 비교적 고위층에 있는 금수저였던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앵커]
보통 망명을 하면 북에 두고 온 가족 때문에 힘들어하거나 이런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가족이 모두 이렇게 망명을 하는 경우는 이례적인 거 아닌가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과거 김만철 씨 일가랄지 이런 경우는 배를 타고 넘어오는 경우였기 때문에 그런 경우는 전 가족이 오는 경우가 있었습니다마는 최근까지도 가족 전체가 탈북하거나 이런 경우 또 그 과정에서 태 공사 같은 경우는 외교관 신분으로 런던에서 근무하고 있었지만 아들 둘이 다 영국 런던에서 공부하는 이런 경우는 상당히 드물었다, 이렇게 본다면. 아무래도 오혜선 씨의 출신 배경. 그러니까 오백룡과의 관계 이런 것들이 작용한. 그렇기 때문에 두 자녀를 데리고 런던에서 근무가 가능했던.

[앵커]
그 정도로 힘이 있었다 이렇게 봐도 되는 건가요?

[인터뷰]
그렇죠. 사실상 북한 내부에서 태영호 영사의 가족은 상당히 특별한 케이스로써의 외교관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봐야 됩니다.

[앵커]
그 정도로 힘이 있었고 그리고 북한 체제를 선전하던 사람인데 왜 망명을 했을까, 그 배경을 두고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런 설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25세 이상 외교관 자녀는 본국으로 돌아오라, 이렇게 하니까 장남이 돌아가야 하는데 이 부분을 고민을 하다가 망명을 하기로 결정한 게 아니냐라는 얘기인데요. 그 배경에 대해서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비교적 큰 설득력을 가진다고 봅니다. 지난 97년에 이집트 대사를 하다가 미국으로 망명한 장승길 대사. 그 사람의 경우도 아들이 먼저 탈북을 했고 그다음에 본인과 부인이 탈북을 했는데 그 당시 부인도 역시 꽃 파는 처녀의 주인공이었던 북한의 최고의 인민배우였고. 그런데 이번에 태 공사의 경우는 말씀하신 대로 25살 넘은 아이들은 다 소환하라 이러니까 어떻게 보면 평양으로 돌아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돌아가게 되면 말하자면 군대도 가야 될 것이고 또 영국에서 누리던 학위를 가진 공부를 계속 한다든지 이런 희망을 실현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아마 아들이 강경하게 아빠, 돌아가지 맙시다. 나는 계속 있어야 합니다. 이런 데서 아마 가족간에 충돌도 상당히 있었겠죠. 이런 것들이 아마 탈북하는 데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

[앵커]
25세 이상 외교관 자녀는 송환해라, 이런 얘기가 과거에도 있었나요?

[인터뷰]
과거에는 없었는데 이런 케이스는 많지는 않죠. 그런 장성한 자식들이 외국에 나가서 공부를 하는 것은 돈도 많이 들어서 많지 않았는데 아마 북한이 지금 자금압박. 말하자면 UN의 제재를 받다 보니까 재정 압박에 시달리다 보니까 그런 사람들 돈 대줄 수 없다.
다 철수해라, 이런 식의 전환에 따라서 평양으로 불러들인 것 같습니다.

[앵커]
이런 사례들, 그러니까 예전에는 먹고 살기 힘들어서 탈북을 했는데 요즘에는 고위층, 엘리트층에서 탈북을 하다 보니까 이제는 생계형 탈북이 아니라 이민형 탈북이 늘고 있다, 이런 분석도 나오더라고요.

[인터뷰]
이민형 탈북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고. 저 같은 경우는 삶의 질을 개선하는 그런 차원의 탈북,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자기 자식만큼은 교육이랄지 전반적인 생활 환경이 북한보다 훨씬 좋은 곳에서 할 수 있도록 그런 차원에서 탈북을 하는 케이스들이 최근 들어서 늘고 있다. 90년대 중후반 때 상황은 사실상 먹는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그런 절박감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중국으로 많이 넘어가는 그런 생계형 탈북이다 이렇게 봐야 되고. 지금의 탈북은 북한 내부에서 굶어죽는 상황까지는 그런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좀 더 엘리트층이랄지 또는 외국 물을 먹은 사람이랄지 이런 사람들이 좀 더 북한보다는 나은 환경을 찾아서 그래서 서울이 될 수도 있고 또 미국이 될 수도 있고 이런 차원에서의 탈북의 고민들이 실제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이런 것이 특별한 과거와 다른 현상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말씀해 주신 것처럼 삶의 질을 조금이라도 높여보려는 탈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 그런 탈북이 상당히 많았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올해는 특히나 탈북러시다 이렇게 표현을 할 정도로 탈북이 많았습니다. 저희가 정리를 해 봤는데 4월에 닝보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이 입국을 했고요. 6월에 또 웨이난시식당 종업원 3명이 입국했고 7월에는 특이한 경우였죠. 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학생이 망명을 했고 그리고 8월 들어서는 태영호 공사. 그리고 이번에 지난 8월 초로 얘기가 되고 있는데 주민 3명이 어선 타고 서해를 통해 탈북을 했다고 합니다.

[앵커]
식당 종업원이라고 한다면 북한에서 어느 정도의 계층이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인가요?

[인터뷰]
북한 내의 식당 종업원이라면 밑이지만 해외에 차려진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해서 차려진 식당에까지 나갈 수 있었다. 그것은 적어도 북한에서 적어도 간부 이상의 자녀들이다. 이번에 13명 중에는 북한에서 70, 80년대 아주 전성기를 누렸던 인민배우 최삼숙의 딸도 있습니다. 북한에서 인민배우는 거의 장관급 대우를 받거든요. 그 사람의 딸이 13명에 포함돼 있었다는 것은 해외로 나가는 식당 종업원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고 엘리트 수준이었다. 이런 걸 증명해 주는 사실인데. 그것은 그마만큼 북한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해외에 나가면 외화도 만지고 바깥세상도 구경하고 이러다 보니까 좀 힘이 있는 사람들이 앞다퉈서 나가는 것입니다.

[앵커]
어떻습니까? 엘리트 계층이라고 하면 정보 교류도 빠를 것 같고요. 그리고 해외에 나가 있다 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보는 것도 많아지고 하다 보면 북한의 엘리트 계층의 탈북이 더 늘어날 것이다 이런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 좀 가속화될 것으로 보십니까?

[인터뷰]
그렇죠. 그래서 저는 일단 저렇게 비자를 받고 소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여권을 가지고 북한 밖을 나간 사람들은 김정은으로부터 이미 탈북 면허를 받은 사람이다. 그러니까 탈북 라이센스를 받은 거죠. 말하자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탈북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가족을 인질로 잡고 가족 걱정. 북한은 연좌제가 가장 강한 나라가 아닙니까? 한 사람이 탈북하면 그 가족들을 수용소에 보내고 노동교화소에 보내고 이러다 보니까 그게 항상 발목을 잡는데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또 모든 사람을 다 불러들일 수는 없습니다. 외화를 벌어야 되겠고 노동력은 계속 내보내야 되고 외교관도 줄이면 줄였지, 또 안 내보낼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탈북 도미노는 쉽게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래서 김정은이 마음이 다급해지다 보니까 조금 전에 말씀을 드린 것처럼 25세 이상 자녀 소환령도 내렸고요. 그리고 판문점에 지뢰도 또 매설을 했다고 해요.

[인터뷰]
사실 판문점 지뢰 매설은 지금 UN사에서 거의 확인을 한 걸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53년도 휴전 체제가 작동한 이후에 북한이 판문점 주변에 지뢰 매설을 하는 그런 광경을 UN사에서 확인한 경우는 처음이었다 이렇게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북한이 상당히 현재의 한반도 상황이랄지 이런 것들을 굉장히 엄중하게 보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 또 하나는 지금 돌아오지 않는 다리 주변에다 매설했다고 하는데 그 지역 자체가 북한 군인들이 만약에 판문점을 통해서 우리 쪽으로 넘어올 경우에는 그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건너서 넘어오는 게 가장 빠른 길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판문점의 내용을 실제 우리가 지형을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마는 그 돌아오지 않는 다리가 우리 쪽 초소와 제일 가까운 곳이고. 그런 차원에서...

[앵커]
지금 나오고 있는 저 다리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저 다리가 돌아오지 않는 다리인데요. 지금 폐쇄돼 있습니다. 과거에 저 다리를 통해서 남북이 회담 같은 것을 할 때 왕래가 있었는데 폐쇄가 된 상태인데. 그렇지만 저 다리는 유사시에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우리 쪽에서도 또 북한 쪽에서도 병력 이동이 가능한 그런 다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다리에 지뢰를 매설하면서 북한 군인들의 탈북을 막고 또 한편으로는 북한으로서는 저 지뢰 매설이 남측에서 뭔가 북측에 대해서 뭔가 병력이동을 시킨다든지 이런 식으로 또 선전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지뢰 매설을 갖고 북한 내부적으로는 남측을 방어하기 위해서 매설했다 이렇게 선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앵커]
대북 확성기 방송 심리전에 북한군이 실제로 많이 흔들리기 때문에 지뢰 매설이 이뤄진 것이다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더라고요.

[인터뷰]
그렇죠. 저도 DMZ에서 근무하다가 바로 판문점을 통해서 넘어왔지만 확성기 방송이라는 게 북한의 전선에 있는 20대 병사들이 다 이 장마당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이고 북한에서 어떤 수단을 통해서든 남한 노래와 드라마를 다 본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이제 전선에 나와서 우리 국군의 모습과 함께 보다 보니까 저 방송의 효과가 더 아주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 사람들은 그걸 북한 후방이나 이런 데 자꾸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대북 확성기 방송은 지난해 8월에 재개됐다가 다시 또 멈췄다가 올해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해서 다시 재개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저것을 듣고 보고 아마 북한 군인들의 탈북이나 월경 이런 것을 말씀하셨듯이 지뢰를 매설해서 허점을 안 두는 것이죠. 허점을 두면 거기로 탈북을 하니까. 그만큼 북한으로서는 공포심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 되는 것입니다.

[앵커]
저런 움직임 그리고 태영호 공사가 망명하고. 그러니까 요즘북한이 심상치가 않다 이런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고 박근혜 대통령도 심각한 균열 조짐이 있다, 이런 얘기를 공식적으로 꺼냈습니다. 때문에 많은 분들이 지금 궁금한 것은 북한 진짜 붕괴되는 거 아닌가, 이러다가.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현실화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 건가요?

[인터뷰]
지금 상황에서 북한이 조기 붕괴 가능성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은 그렇게 높지 않다,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측면을 봐야 되는데요. 하나는 북한을 둘러싼 외부 환경입니다. 그러니까 북중 관계나 또는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정책 또 미국이 가지고 있는 정책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봐야 되는데 중국은 지금 사드 배치 문제랄지 이런 과정들 속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좀 더 과거에 균열된 부분들을 봉합하는. 경제적으로 상호간에 교류가 늘어나는 이런 형식을 지금 띠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북한 내부적으로 외부에서 활동하는 그런 여성 노동자나 또는 외교관들이 그런 탈북하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습니다마는 북한 내부에서 상당한 균열을 보이는 그런 모습은 아직까지는 포착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 당장 북한의 심각한 균열 상태나 또는 내부 붕괴 가능성 이런 부분들이 도드라진다이렇게 볼 수는 없고. 다만 현재의 이런 흐름들 자체가.

[앵커]
심상치 않은 것은 맞습니까?

[인터뷰]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그렇다면 북한의 상황은 좀 더 다른 차원으로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조기 붕괴 가능성은 높지 않다라고 보셨는데 같은 생각이신가요?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저는 김 교수님하고 조금 각도가 다릅니다. 합리적인 방안에서 설명을 하셨지만 저는 저것이 상당히 균열이 심각한 상태로 가고 있다. 왜냐하면 이제 북한 정권을 떠받드는 기둥은 두 개인데 하나가 빨치산 가문이고 하나가 만경대 가문입니다. 그러니까 빨치산 가문 중에서 최초의... 물론 과거에 현철해 대장의, 현철해 차수까지 올라갔습니다마는. 조카가 탈북해서 우리 사회에 살고 있지만 그에 이어서 빨치산 1세대의 친척이 탈북을 했다, 이것은 상당한 균열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고 역시 김정은은 자기는 3대세습까지 가도 빨치산 세대는 2대 세습에서 끝내라. 그러니까 이 사람들로서는 불만이 있는 거죠. 자기는 3대 세습까지 하면서 왜 우리는 2대 세습에서 끝내야 하느냐. 이런 것들이 저항 요소가 되고 특히 빨치산 2, 3세가 군부에 집중돼 있다고 볼 때 군부가 침해받는 기득권을 회복하기 위해서 쿠데타를 한다든지 이런 것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김정은 정권은 앞으로 1, 2년 안에 중대한 도전에 직면할 수도 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앵커]
1년 안에 중대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때문에 김정은의 고심도 깊어질 것 같은데. 요즘에 김정은에게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트라우마가 있는 걸까요? 장성택이 한 건 다 갈아엎어라. 숙청까지 하고 상당한 시간이 흘렀는데 왜 아직도 이러는 건가요?

[인터뷰]
그만큼 트라우마에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는 건데. 저게 바로 김정은의 아킬레스건이라는 겁니다. 취약점이고. 마오쩌둥도 저렇게까지는 하지 않았고 스탈린도 저렇게까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김정은 주변에서 저런 아주 행태론적으로 말하자면 분노조절장치가 고장난 김정은을 자꾸 부추기는 것 역시 조현준 조직지도부 부부장이라든지 또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라든지 강경파들이 저렇게 부추기는 겁니다. 결국 저것이 바로 태 공사가 탈북하고 많은 외교관들이 북한을 버릴 수밖에 없는 저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인데. 어쨌든 너무 미숙한 어린 지도자이다 보니까 주위에 흔들리고 있다. 주위에 흔들리지 말고 이끌어나갈 수 있는 그런 말하자면 지속적인 리더십이 필요한데 그래서 아마 우리 정부도 중국하고 공유하는 게 하나 있다면 중국하고 공유하고 있지 않은가. 아까 설명을 못 드렸지만 그런 면에서 시진핑 주석도 김정은을 바꾸는 데는 동요하고 있다. 그러나 그 나머지 북한 체제가 안보적 가치로써 하락하는 데는 반대하지 않겠죠. 이런 면들이 우리에게 상당히 북한의 변화를 대비해야 되는 문제라고 봅니다.

[앵커]
그냥 길을 가다 가다 장성택 얘기 나오면 상당히 화를 낼 정도로 장성택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인데 역으로 말하면 그만큼 홀로서기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이렇게 봐도 되는 건가요?

[인터뷰]
사실 장성택 관련된 부분은 우리가 두 가지 측면으로 봐야 됩니다. 하나는 장성택 숙청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김정은 체제가 30, 40년 동안 자신이 집권하기 위해서는 장성택의 존재를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어야 된다, 이런 차원에서 처형까지 간 겁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장성택의 흔적들이 여러 군데 남아있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평양민속공원도 마찬가지고 또 북한의 주요 엘리트들 중에서도 장성택과 상당히 긴밀했던 사람들이 여전히 북한에서 행세하고 있다 이런 판단 때문에 장성택 지우기라고 하는 그런 과정 속에서 인적인 청산, 이런 것들을 좀 더 완벽하게 해나가면서 김정은 체제를 자기 체제로 구축한다, 이런 차원에서도 역시 장성택 지우기가 각 분야에서 다양한 차원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것이고.

[앵커]
그 그림자 지우기가 가능할까요?

[인터뷰]
사실은 북한의 김정은 체제라고 하는 것 자체가 자신의 수령이라고 하는 김정은을 정점으로 하는 그런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그런 쪽으로 계속 가게 된다면 아마 가능하게 될 겁니다. 과거에도 보면 김일성 시대도 50년대 후반에 우리가 이른바 숙청이라고 하는 엄청난 북한 사회에서의 그런 인적인 청산 과정이 있었고 이런 과정들에 견주어서 보면 가능하다.

다만 문제는 뭐냐하면 그때와 50년대와 지금이 같은 시기는 아니다라고 하는 것이죠. 북한에 여러 정보들도 들어가고 있고 북한 주민들 또는 엘리트들이 갖고 있는 북한 체제에 대한 또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도 외부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알고 있다. 이렇게 보면 사실은 과거식 방식으로 만약에 그런 식으로 가게 된다면 저항도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장성택의 흔적을 지워라 하고 있는 김정은이 요즘에 노트텔도 다 없애라, 이런다고 하는데 노트텔은 뭡니까?

[인터뷰]
노트텔은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간 건데 북한 주민들이 그 노트텔만 가지면 우리 한국의 드라마나 이런 걸 DVD을 다 볼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게 외부 문물이 들어가는데 한류 문화가 북한을 점령하는 데 최고의 수단으로 지금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은 김정은 앞에서 반라 상태 여성들이 춤을 추는 퇴폐적 영상이 돌고 있는 모양이에요.

[인터뷰]
그렇죠. 여러 가지 남한 것 외에 또 외국 것 외에 북한 내에서 제작된 것까지 유출이 돼서 저기서 플레이가 된다는 말이죠. 그러니까 이걸 보는 북한 주민들은이게 우리 지도자들이라는 사람들이 이런 거의 벌거벗다시피한 이런 거나 보는 것이구나. 이렇게 되면 충성심이고 우상화고 무너지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아마 북한에서는 핸드폰은 할 수 없이 허가했지만 저것은 어떻게든 막으려고 엄청 노력을 하는데 저것이 시장 장마당을 통해서 자꾸 거래되기 때문에 쉽게 막을 수가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앵커]
궁금한 게 과거에 중국 쪽에서 김정은 패러디 영상 같은 것 돌고 유행했었잖아요. 그런 패러디 영상들을 북한 주민들도 이런 노트텔을 통해서 보나요?

[인터뷰]
그렇죠. 노트텔을 통해서 볼 뿐만 아니라 지금은 한 핸드폰이 한 400만 대, 2400만 북한 인구 중에 400만 대라고 하면 거의 성인이 5명당 1명씩 핸드폰을 가진 셈입니다. 그걸 통해서도 저런 영상들이 다 들어간단 말이죠. 그러니까 저게 김정은으로서는 물리적으로 막기 어려운 그런 단계까지 도달한 것입니다.

[앵커]
노트텔을 다 몰수한다고 해도 저런 영상을 또 구해서 보고 할 텐데.

[인터뷰]
또 몰수하면 또 뒤로 장마당으로 또 들어옵니다.

[앵커]
어쨌든 이런 상황이고요. 그리고 탈북도 잇따르고 대북 제재 때문에 모든 게 쉽지 않고 어떻게 보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김정은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걸로 보십니까? 지금 도발 가능성도 상당히 높은 걸로 전망이 되고 있는데요.

[인터뷰]
지금 북한 김정은 체제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행보를 할 것이냐는 부분이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인데요. 사실은 지금 한미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이 지금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례로 보면 훈련 기간 안에는 북한이 큰 무력시위랄지 군사적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훈련이 시작되기 전이나 아니면 훈련이 끝날 무렵 정도에 군사적 행동을 하는데 이번에도 그런 가능성들을 분명히 대비를 해야 될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지금 김정은 체제가 태 공사의 망명이랄지 전반적인 지금의 상황들을 고려해 봤을 때 북한 내부에서 많은 차원에서의 사상개조사업을 한달지 또는 해외에 나가 있는 외교관들을 소환하거나 또는 외교관들을 당에서 집중 지도사업을 하는 이런 형식을 띠면서 북한체제 내부에서 뭔가 사상개조운동을 전 사회적으로 펼치는 사상전투까지 하는 이런 행보를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봅니다.

[앵커]
탈북이 잇따르는 북한 체제가 흔들리는 상황. 김정은이 도발을 과연 일으킬지, 일으킨다면 언제가 될지 이 부분도 지켜봐야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그리고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두 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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