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누진제 문제, 정부부터 전력 전문가까지 공감? 이젠 반드시 완화해야

[신율의출발새아침] 누진제 문제, 정부부터 전력 전문가까지 공감? 이젠 반드시 완화해야

2016.08.16. 오전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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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출발새아침] 누진제 문제, 정부부터 전력 전문가까지 공감? 이젠 반드시 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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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8월 16일(화요일)
□ 출연자 : 김창섭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


-전국 동시 월말 검침 시 5천 명 이상의 검침원 실직 우려
-원격검침 시 약 20-30만 원 원격검침 계량기 설치 필요, 사회적 비용 발생할 수 있어
-검침일 논란, 과한 누진율에서 비롯
-韓 기후 체제 바뀌어 에어컨 필수, 누진제 완화해야
-정부, 한전, 전력 전문가 모두 누진제 문제 공감, 지금이 누진제 완화 적기
-누진제 형평성, 효율성→건강과 안전 문제로 이슈 바뀌어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앞서 누진제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 들어봤는데요. 오늘이 말복입니다. 지난 주말 소나기도 내리고 날이 좀 시원해지나 했더니 마지막 더위가 또 기승을 부린다고 하죠. 유난히도 뜨거웠던 더위로 전기 사용량이 많았던 이번 여름, 누진제로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까봐 걱정이 많으시죠. 그런데 같은 양의 전기를 사용해도 검침일에 따라 요금이 달라질 수 있어 또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김창섭 교수, 전화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창섭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이하 김창섭): 네, 안녕하세요.

◇ 신율: 검침일을 기준으로 한 달 요금이 정해지죠. 그런데 이 검침일이 어떤 식으로 정해지는 겁니까?

◆ 김창섭: 검침일이 6단계로 나눠지는데요. 1일에서 5일, 8일에서 12일, 15일, 18일, 20일, 이런 식으로 검침을 시작하는 날짜가 구분됩니다. 그러니까 가령 1일에서 5일 사이에 검침이 되면 거기에 따라서 열흘이나 보름 후에 청구가 되게 되죠. 그래서 어느 날짜로 하게 될지도 달라집니다.

◇ 신율: 그런데 개인이 나는 이 날짜에 하겠습니다. 이렇게 못하는 거죠?

◆ 김창섭: 네, 검침일을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 신율: 그런데 제가 이걸 왜 여쭤봤느냐면, 전기 사용량이 똑같아도 검침일에 따라서 누진세 차이가 최대 두 배까지 난다, 이게 무슨 이야기죠?

◆ 김창섭: 예를 들어서 더위가 7월 1일부터 15일까지 왔다고 하면, 이때 전기 사용량이 급등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1구간은 1일부터 5일까지 검침을 시작하니까, 이때는 에너지 사용량이 전체가 다 포함되어서 최고 누진제를 적용받는데요. 2구간, 8일부터 12일까지 검침을 하게 되면 6월치와 7월치로 구분되다보니까 상대적으로 누진율이 적죠. 그러니까 같은 소비량으로 해도 소비자별로 누진율이 달라집니다. 그러다보니까 새로운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는 거죠.

◇ 신율: 네, 그래서 어제 한전에서 전국 동시 월말 검침 추진을 하기로 했다고 하는데, 이거 하면 이런 현상은 없어질까요?

◆ 김창섭: 일단 이런 현상은 없어지는데요. 하지만 우리가 이 문제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게 검침을 사람이 가서 하거든요. 전국적으로 5천 명 이상의 검침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나머지 기간 동안 놀다가 하루에만 나갈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인력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하는 건데, 이게 한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검침을 바꾸게 되면 이런 형평성 문제는 없어지지만 또 다른 어려움이 생기죠. 일단 5천 명 이상의 검침원들이 혹시라도 실직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고요. 물론 대체적인 업무를 부여한다고 하지만 어쨌든 검침원 숫자가 획기적으로 줄게 되고, 또 이걸 하기 위해서 원격검침을 하기 위해서는 호당 약 20~30만원 하는 원격검침 계량기를 설치해야 돼요. 이런 것도 사회적인 비용이 되겠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원격 검침이 오래 전부터 논의가 되었지만 못하고 있었던 건데, 이제 결정이 됐고, 확실히 굳어진 상황입니다.

◇ 신율: 그 20~30만 원짜리 기계 달 거면 올 여름에 이걸 좀 깎아주고 말이에요. 그리고 저는 솔직히 이런 생각이 드는데, 월말 전국 동시검침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이야기는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누진제 바꿀 생각이 없다는 거예요. 이 사람들이.

◆ 김창섭: 그러니까 누진율 문제가 이렇게 크지 않았으면 이게 이렇게 크게 불거지지 않았을 텐데요. 모든 문제는 결국 지나치게 큰 누진율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신율: 그러니까 이걸 바꿀 생각이 없다는 것으로 저는 읽혀지는데요. 이거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 김창섭: 누진제는 그동안 나름 순기능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 신율: 어떤 거요?

◆ 김창섭: 그러니까 아무래도 에너지 절약을 하게 되고, 발전소를 덜 짓게 되고, 이런 기능을 했는데요. 이게 사회적 형평성 문제도 있고, 또 우리나라에 1인 가구가 늘면서 부자 1인가구도 늘지 않았습니까? 그동안 1구간에 있으면 가난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부자도 많고요. 또 더위가 너무 오래 가잖아요. 이번에 다들 아시겠지만 참을 수 없는 더위였거든요. 이 참을 수 없는 수준의 더위가, 이제 계절이 바뀐 겁니다. 기후 체제가 바뀌어서 더 이상 에어컨이 고급제가 아니라 필수제로 바뀐 상태이기 때문에 누진제를 완화해야 하는 조건이 발생한 거죠. 그래서 이제 누진제를 바꿔야 하는데, 이게 이렇게 시간이 걸리네요.

◇ 신율: 그게 왜 이렇게 못 바꾸는 걸까요?

◆ 김창섭: 사실 누진제 완화에 관한 부분은 정부도 그렇고 한전도 그렇고 전력 분야의 전문가만 해도 오랜 동안 공감대가 있었는데요.

◇ 신율: 그런데 공감만 하면 뭐해요? (웃음) ‘우리도 공감 하고 있습니다.’ 이걸로 끝나는 것 같은데요.

◆ 김창섭: (웃음) 바뀌겠죠. 이번에. 이번에 너무 절실하게 발생했기 때문에...

◇ 신율: 그런데 저는 “중장기적으로 누진제를 검토하겠다”고 이야기 하면서, “내년 여름에도 올해처럼 전기요금을 깎아줄 지는 모르겠다.” 이 이야기는 뭐냐면 내년 여름까지도 누진제가 갈 확률이 높다는 걸 전제로 깔고 이야기 하는 것이거든요. 이게 고치기가 왜 이렇게 힘든 건지, 공감대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말이에요.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이거 잘 이해를 못해요.

◆ 김창섭: 제가 지금까지 에너지 분야에 오래 있었지만, 에너지는 갈등이 많거든요. 밀양도 있었고, 원전 관련해서도 있었고요. 그런데 전국에 있는 모든 분들이 한꺼번에 화를 내신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누진제는 분명히 완화 될 거라고 보고요. 완화 되어야만 하고요. 이걸 견디기 어렵습니다.

◇ 신율: 내년에 대선이 있죠. 대선 때마다 누진제 이야기가 공약으로 나오기는 나와요. 그런데 이게 일단 집권을 하고 나면 잊어먹고, 이렇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이번에는 진짜 어떻게 되는지 한 번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창섭: 이번에는 수급이 안정화 되어 있고, 비교적 전력 산업이 흑자 기조 아니겠습니까?

◇ 신율: 네, 기름 값이 싸져서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 김창섭: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이 누진제 완화를 하기에 적기라고 보고요. 일단 국민들이 원하고, 이런 상태에서도 못하면 그건 심각한 문제가 생기겠죠.

◇ 신율: 네, 지금 6단계를 한 3단계로 줄이자는 거 아니에요.

◆ 김창섭: 정부가 2~3년 전에 제안했던 사안은 3단계에 3배 정도로 완화하자는 것입니다.

◇ 신율: 아, 정부도 그런 이야기를 했군요?

◆ 김창섭: 전임 장관 시절에 국회가 설득하고 했죠. 6단계를 3단계로, 11.7배를 3배로 완화하자고 제안 했었죠.

◇ 신율: 그렇군요. 지금 하루에 4시간만 틀면 된다는 주장을 해가지고, 저는 정부가 그런 입장을 가졌었는지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그러면 정부도 그런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조금 적극적으로 나서 줘야 하는데, 저희가 한 번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앞으로 학계에서도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해야지, 전기는 이제 생존권에 관한 문제입니다. 폭염으로 돌아가시는 분의 숫자하고 엄동설한에서 혹한으로 돌아가시는 분의 숫자를 비교했을 때, 폭염으로 돌아가시는 분이 더 많다는 이야기도 있거든요. 이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

◆ 김창섭: 네, 그러니까 누진제가 가지고 있던 형평성이나 효율성의 이슈가 이제 바뀌었어요. 형평성도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가구 수가 바뀌었고, 효율성도 수급이라는 측면보다는 이제 건강과 안전의 문제로 바뀌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이 이슈가 바뀐 겁니다. 효율성과 형평성 이슈가 바뀌었기 때문에 누진제 완화는 이제 불가피하다고 보죠.

◇ 신율: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창섭: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김창섭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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