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색깔 맞춰" 멀쩡한 의자 2400개 바꾸는 국회

"당 색깔 맞춰" 멀쩡한 의자 2400개 바꾸는 국회

2016.07.20. 오후 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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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병묵 / 정치 전문기자, 여상원 / 변호사·前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이종훈 / 정치평론가, 백기종 / 前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앵커]
국회 사무처가 국회 접견실 의자를 바꾼다고 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의자 얘기까지 하는 걸 보면 참 정말 우리나라 국회도 어디까지 이야기를 해야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의자를 왜 바꿉니까, 이 박사님?

[인터뷰]
그러니까 사용시한이 넘었다는 거죠. 기존에 의원실에 들어가면 접견실이 있습니다, 가보셔서 아시겠지만. 접견실에 의자가 있는데 8개라는 거죠, 방마다. 그런데 지금 쓰고 있는 게 10년 사용연한이 지나서 이번에 일괄교체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기왕이면 당 소속 색깔에 맞춰서 의원별로 그렇게 바꾸자는 이야기죠.

[앵커]
그러니까 법적으로 당 색깔 못 바꾸게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국민세금으로 당 색깔을 바꾸면 의자를 바꿔야 될 거 아니에요.

[인터뷰]
당 색깔을 바꾼 게 문제가 아니고 당 색깔에 맞춰서 의자를 바꿔주는 국회 사무처가 문제지 당 색깔을 바꾸는 게 왜 문제입니까? 그리고 지금 10년 내구연한 그러는데 의자가 10년 지났다고 못 쓰는 의자가 있습니까? 제가 법원에 있을 때 항상 의문이 드는 게 컴퓨터를 주기적으로 충분히 쓸 수 있는데도 바꿔주더라고요.

[앵커]
저는 그건 좋은데. 솔직히 제 연구실에 있는 의자는 20년 됐거든요. 명지대학 간 지. 20년 동안 그 의자에 앉고 있습니다, 20년. 한 번도 의자 안 바꿨습니다. 물론 문제는 있습니다마는.

[인터뷰]
저 규정이 어떻게 되느냐 하면 그러니까 10년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거예요. 그런데 10년이 지났어도 또 쓸 수가 있으면 써도 돼요. 그런데 지금 10년이 원칙이다라고 해서 바꾸는 거예요. 아니, 국회 사무처가 언제부터 원칙을 잘 지켰다고. 10년 딱 쓰고 나니까 바꿉니까?

의자 10년 쓴 건 잘만 쓰면 새것과 다름없는 것이고 더군다나 더 황당한 것은 아까 말씀을 하신 색깔별인데 당 색깔도 바꾸면 의자도 또 완전히 바꿔줄 것이냐하는 문제가 생기고 그러면 특정 의원이 예를 들어서 당을 옮겼어요. 그러면 의자 들고 가게 생겼어요. 그렇지 않습니까? 8개 그거부터 들고 가게 생겼어요. 코미디예요.

[인터뷰]
그러니까 우리나라 공공기관에서 하는 걸 보면 자기 돈 같으면 절대로 그렇게 안 합니다. 국민 세금이니까 저렇게 돈 아까운 줄 모르고 쓰는데 국민들이 알면 진짜 기가막힐 노릇이죠.

[앵커]
저는 의자 가격 다시 한 번 보여주시겠어요? 15만 원이 넘어요. 의자 가격을 보면. 저도 집에 있는 의자 바꿀 때 이거 아는데 15만 7984원. 2006년이니까 지금은 더 비쌀 수 있죠. 10년 전에 15만 원 주고 샀으면 지금요, 가구 살 때 15만 원 주면 진짜 좋은 거 사요, 이거.

[인터뷰]
더군다나 2400개를 한꺼번에 산다고 하면 더 싸겠죠.

[앵커]
그렇죠. 더 깎아주니까.

[인터뷰]
이게 사실은 보도블록 교체하는 것과 별 차이 없습니다. 멀쩡한 보도블록 연말 되면 교체하고 하잖아요, 예산을 써야 되니까. 그런 것이고 대가 바뀔 때마다, 19대에서 20대 이렇게 대가 바뀔 때마다 집기를 대대적으로 교체를 하고 하는데 이거 사실은 굉장히 나쁜 폐습이나, 저는 없애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그리고 이번에 가장 웃겼던 대목은 역시 컬러죠. 색깔을 이른바 깔맞춤을 해서 바꾼 것인데 이건 정말 국회사무처가 이걸 뭐라고 해야 되나요, 너무 국회의원들의 이른바 심경경호, 속 보이는 조치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인터뷰]
국회의원들이 바꿔달라고 했을 거 같지 않아요. 사무처 마음이죠.

[앵커]
정의당은 옛날 의자를 쓴다고 한대요. 그런데 옛날 의자를 쓴다고 해도 사기는 살 거 아니에요. 그 의자 남은 거 있으면 저한테 하나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20년째 같은 의자에 앉고 있거든요, 학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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