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종업원 잇단 탈출이 갖는 의미는?

북한 종업원 잇단 탈출이 갖는 의미는?

2016.05.24. 오후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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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환 / YTN 정치·안보 전문기자

[앵커]
지난달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집단 탈북한 데 이어서 또 다른 곳의 북한 식당 여성 종업원 3명이 추가로 탈출해 제3국에서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비교적 북한 내에서 엘리트층으로 꼽히는 해외 식당 종업원들의 잇단 탈출 사건으로 체제 불안 요소가 커지는 게 아니냐, 이런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주환 YTN 정치안보 전문기자와 함께 보다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지난 달 초였죠. 중국 저장성 닝보의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으로 탈출을 했었는데요. 지금 한 달 반 정도 된 것 같습니다. 또 탈출 소식이 전해졌네요?

[기자]
이번에는 통일부 당국자는 3명이 탈출을 해서 제3국에서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다고 확인해 줬는데 신변안전을 위해서 중국 내 어디서 근무하던 종업원들인지는 말을 안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추측컨대 앞서 말씀하신 곳의 닝보 옆이 상하이인데 상하이에 있는 북한 식당이라는 설 하나와 요즘 중국에서 굉장히 돈이 많이 몰린다는 산시성 시안에 있는 북한 식당 종업원이었다라는 설이 있는데 어쨌든 근무처는 중요한 게 아니고 이 사람들이 탈출에 성공을 했고 제3국에서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다라는 거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앵커]
북한에서는 요즘에 한국 생활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일종의 모방 탈출이다, 이런 시각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그렇죠. 북한의 해외 근로자들이 한 5만여 명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식당 여종업원들은 4년제 대학을 다 나온 사람들이거든요. 지난 달 탈출 사건도 주로 손님들이 우리 남측 교민들이나 해외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그런 소식도 많이 접하고 있고 중국도 인터넷을 마음대로 쓸 수 있었으니까요.

그다음에 캄보디아라든가 유럽의 북한 식당들이 있었으니까. 이런 사람들이 이렇게 접하고 있으니까 이런 사실을 분명히 알았을 겁니다. 북한도 아무리 폐쇄사회지만 탈북자들을 만나보면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소문이 굉장히 많이 퍼지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래서 다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20대 초중반의 나이이고 북한에 살 때에 해외에 근무하니까 세상이 굉장히 눈에 차고, 한류 문화 이런 걸 너무 잘 알고 있고 이런 데 동경심이 생기고 그리고 다시 돌아가면 처벌을 받거나 평생 자기가 살아야 된다라는 것에 대한 굉장히 큰 심적 갈등을 느끼고는 한답니다. 그래서 그런 차원에서 이것을 모방범죄 아니냐. 그래서 저도 실제로 모방범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봅니다.

[앵커]
그런데 실제 근무를 해도 대부분의 수입은 북한에서 가져가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인기가 있는 겁니까?

[기자]
일단은 지금 남북 관계가 좋을 때, 이번 대북 제재 이전에는 사실 해외 교민들이 많이 찾아갔었어요. 실제 만나보면 팁을 줍니다, 수고비를 주는데 30달러, 많게는 50달러, 더 많게는 100달러 줬다고 해요. 그런데 한 사람에 50달러라고 하면 두 번 받으면 100달러입니다.

그거는 북한으로 안 보냅니다. 네 번이면 그러면 이 사람들 한 달치 수입이죠. 그래서 제가 전언으로 들은 얘기는 8만 달러 내지 10만 달러 정도의 미화 현금을 마련해서 평양으로 돌아가고. 물론 본인들이 확보한 것 이전에 다 됐죠. 그런데 우리가 3월 초에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나서 우리 정부가 발표한 우리 교민들한테 북한 식당을 이용하지 말라라고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제재 이전에 전세계에 있는 북한 식당이 120개에서 140여 개 정도 됐다고 합니다. 이 수입이 1년에 1년에 400억 정도, 우리돈으로 됐는데. 굉장히 3월 초에 대북 제재 이후로 폐쇄하는 식당이 늘어났다는 것이죠.

[앵커]
지금은 몇 개 정도 되죠?

[기자]
지금은 추산을 하는데 굉장히 문을 닫고 영업도 단축하고 손님도 거의 안 가니까. 사실 평양음식이라는 게 한민족인 우리 입맛에, 고향이 북한에 있는 사람들이라든가 이런 측면이 많이 있거든요.

주 이용 고객인 남한 관리 인사들이 안 가니까 영업이 안 되겠죠. 그런데 북한이 해외에 단독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해외 투자 관련해서 제3국, 현지 국가와 49:51, 이렇게 자본을 나눠서 투자하는 개념이거든요. 그리고 임대료도 내야 하고. 거기다가 북한이 이번에 당대회를 하면서 굉장히 충성자금이라고 해서 많은 돈을 요구했죠. 압박감이 극심했다고 해요.

그래서 베이징 인근에서는 거기에 항의하다가 몇몇 인사들이 평양으로 끌려갔다는 소식도 들려올 정도로 했는데. 이런 돈에 대한 압박감이 굉장히 컸겠죠. 그런데 여기 출신 인사들이 누구냐면 이른바 상업 부문의 전문대학이 있습니다. 장철구평양상업종합대학이라고. 기예, 춤도 추고 노래도 잘 해야 되는 건 두 말할 것도 없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부수입이 많기 때문에 굉장히 경쟁력이 높았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재 분위기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탈북하는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들도 점점 많아질 수밖에 없겠군요.

[기자]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할당량이 당대회를 기준으로 정해져 있었는데 그 돈을 상당수 식당들이 못 채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누구인가 책임을 져야 하거든요. 지난달에 왔을 때 남자 지배인이 하나 서울에 들어온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지배인에 대한 책임과 압박감이 굉장해지겠죠. 그러면 10만 달러를 추가로 돈을 더 내라고 하면 종업원이 10명 있으면 10명이 10만 달러를 나눠야 되겠죠.

그러면 1만 달러면 엄청난 부담감이죠. 그러니까 어차피 본인들은 평양으로 돌아가도 처벌을 받는다라고 했기 때문에.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한국의 생활상 이런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결국은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 굉장히 일생일대의 중요한 선택으로 결국은 한국행을 택했다, 지난달 경우도 마찬가지고 이번에 여성 3명도 그런 심적 갈등을 느꼈다라는 게 통일부 당국자의 이야기입니다.

[앵커]
조금 전에 말씀하셨듯이 4년제 대학을 나올 정도면 굉장히 출신 성분이 좋아야 할 것 같은데 선발 기준도 까다로운가요?

[기자]
그렇죠, 외모부터 보고요. 노래 실력, 그다음에 춤 실력. 키도 일정 어느 정도 돼야 한다고 합니다. 경쟁력이 높다 보니까 평양에서 선발할 때부터 일단 관리들한테 돈을 주고, 빚을 지고 나오는 거죠. 이런 부분.

[앵커]
이때부터 빚을 지게 되는 군요.

[기자]
그리고 조건은 앞서 설명드렸던 다는 아니지만 상당수가 장철구평양상업종합대학, 그냥 우리처럼 음식을 나르거나 이런 일뿐만 아니라 노래도 하고 그리고 영어도 잘 하는 편이고. 이런 부분이기 때문에 선발대 인원들이 외화벌이의 수단으로 북한은 간주를 했고요.

그런데 본인들이 나와서 살다 보니까 우리가 개인의 인격보다는 하나의 부품에 불과하구나, 이런 갈등을 많이 겪는다는 거죠.

[앵커]
그런데 남은 관심은 이런 잇단 북한 엘리트층들이 탈출을 하면서 이게 체제의 균열로 봐야 되느냐, 이 문제가 남아 있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진보적인 북한 학자들은 균열로 봐야 한다, 그 반대 의견은 아니다라고 하는데 저는 이상징후는 맞는 것 같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90년대 중반 로버트 콜린스라는 대북 전문가가 북한 붕괴 7단계 시나리오를 냈는데 지금 북한이 2단계에서 4단계를 지난다, 1단계는 뭐냐하면 평양에 사는 고급 엘리트들한테는 굉장히 모든 혜택을 잘 해 줍니다. 이게 1단계고요.

그런데 5단계가 저항인데 소극적 저항, 지금처럼 탈출하는 거죠. 그런데 이번은 아니지만 지난 연말에 대좌급 인사도 넘어왔고요. 그 사이에도 고위급 인사들이 많이 내려왔고 기존에 고난의 행군 때도 많이 내려왔고 이번에도 많이 내려왔는데 지금 주변에 알다시피 모 일간지 기자하는 사람도 있고요, 탈북 인사 중에. 그다음에 연구원에 박사들도 있고. 여기서 의사하는 사람, 다 북한의 엘리트층들이죠. 이 사람들이 지금 현재 탈북 인사가 한 2만 4000명에서 2만 7000여 명 정도 된다고 하거든요.

이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굉장히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생활을 많이 하죠. 이 사람들이 또 북한의 인권상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고 김정은 정권의 문제점을 얘기하고. 이런 부분이 일단 체제 균열 징후 현상. 본인들이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하면 그 사회에서 나올 리가 없겠죠. 그래서 체제 균열 징후 현상으로 본다, 이런 분석이 옳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상징후까지 감시가 된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체제 붕괴까지 갈 수도 있다는 건데 거기까지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가늠할 수 없는 거죠? [기자] 그거는 누구도 모르는데 그래서 전문가들이 말하는 레임 체인지가. 북한에 살상무기가 많기 때문에 어떤 급변 사태가 오기 전에 김정은 정권의 정권교체를 하는 레짐 체인지 얘기가 나오는 거고요.

이런 부분이 나오는 건데 이 부분이 사실 김정은 정권이 제일 두려워하는 얘기죠. 그래서 일설에는 레짐 체인지 후속 방안 중에 김정남을 중국 당국이 보호하는 이유도 그런 부분이 아니겠느냐, 이런 분석들도 나오는 겁니다.

[앵커]
김정남을 보호하는 이유가 그런 이유다, 알겠습니다. 북한 탈북 문제, 김주환 정치안보 전문기자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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