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쓰레기 수집 25년 "쓰레기는 北 속살 보여주는 보물"

북한 쓰레기 수집 25년 "쓰레기는 北 속살 보여주는 보물"

2016.04.28. 오후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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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츠카 도시오 / 전 야마나시가쿠인대 한국 근현대사 교수

[앵커]
오늘 저희 뉴스인에서 미야츠카 도시오 야마나시 현의 대학 교수를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어서 오십시오.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떻게 해서 북한 쓰레기를 모으겠다는 생각을 해서 언제부터 이렇게 하신 겁니까?

[인터뷰]
제가 북한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렸을 때부터입니다. 그런데 북한에 갔을 때 일본 사람들이 지금으로부터 20, 30년 전에 북한에 갔다 온 사람은 북한 평양 거리는 너무 깨끗하고 아름답고 담배꽁초도 없다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 사람이 살고 있는데 쓰레기가 없는 게 이상하다.

그래서 제가 1991년도에 갔을 때 두 번이나 갔다왔습니다마는 그때 쓰레기가 없고 평양 거리가 그렇게 깨끗하고 아름다울 수 없다. 사람이 사는 데는 쓰레기도 있다. 그래서 쓰레기통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길가에서 버려져있는 것. 예를 들어서 이것도 중요합니다.

이게 종이도 그렇지만 내용도 그렇고 그리고 여기 그림이 있는데 사람을 죽이고 있는 겁니다. 그 나라 사회를 이런 걸로 알 수도 있고.

[앵커]
제가 보여드리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이 못 보셔서 제가 보여드리겠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내용이 여기에 영어 공부한 노트 같은 것인데 이 그림이 사람을 죽이는 그림이 있단 말씀이시죠. 이게 무슨 뜻인가요?

[인터뷰]
글쎄요, 그러니까 공개처형이 잘됐다고 하기보다도 그러니까 흔히 볼 수 있으니까 그림을 그린 사람은 아마 초등학교 학생인가 그런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영어 내용도 그렇고 그래서 이런 휴지부터 여러 가지로 북한의 실상을 알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쓰레기 모으기를 했습니다.

[앵커]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그림이 작아서 그런데요. 아주 제가 가까이에서 보니까 생생하게 총을 쏘고 사람을 이렇게 죽이는 그런 모습이 아마 초등학생이 그린 것 같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비롯해서. 보니까 많이 모으셨군요. 이게 쓰레기라고는 하지만 멀쩡한 부분도 꽤 있고요. 대동강 맥주, 맥주병도 있고요. 대부분은 북중 접경지대에서 많이 모으셨다면서요?

[인터뷰]
제가 1991년도에 두 번 갔습니다. 그런데 북한에 대해서 나쁜 말만 한다 그래서 위험하다고 해서 입국을 시켰습니다. 그러니까 그다음부터는 92년도부터는 국경지대에서 북한 물건을 수집하고 북한에서 넘어온 사람하고 이야기도 하고 그렇게 해서 모았습니다.

[앵커]
이건 북한 군인 모자 같은데요.

[인터뷰]
네.

[앵커]
이것도 접경지대에서 얻으셨고요. 장교들이 쓰는 것인가요?

[인터뷰]
아마 그럴 것 같습니다.

[앵커]
이게... 이거는 번호판인가요?

[인터뷰]
네, 화물차 번호판입니다.

[앵커]
화물차 번호판이고요. 이것은 담배인가요?

[인터뷰]
이것은 요즘에 입수한 고급 담배입니다.

[앵커]
고급담배군요. 북한산 담배군요.

[인터뷰]
금수강산.

[앵커]
금수강산이라고 써있는.

[인터뷰]
아주 고급담배입니다.

[앵커]
고급담배군요. 주의: 담배는 폐암 및 심장질환. 이렇게만 써 있습니다. 니코틴 함량 이런 게 표기되어 있고요. 책은 뭔가요?

[인터뷰]
이거는 북한의 전기에 관한.

[앵커]
전기를 절약하자.

[인터뷰]
북한이 전기 부족인데 그런데 학교에서는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이것도 귀한 자료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걸 통해서 교수님께서는 오랫동안 북한 쓰레기들을 분석하시면서 그냥 모으시는 게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이걸 보면서 북한 실상, 북한의 내부를 이걸 통해서 들여다보는 창이기 때문에 이걸 모으신 것인데 그래서 어떤 의미를 발견하신 건지 그걸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먼저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만 물건 쓰레기는 거짓말을 안 합니다. 있는 그대로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걸 보면서 북한의 전기 사정이라든가 특히 저는 북한의 농업, 식생활에 대해서 관심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자료도 많이 모았습니다.

[앵커]
지금 조선돈이라고 써 있는데 저건 지폐인가요, 뭐죠?

[인터뷰]
지폐입니다.

[앵커]
조선전시라고... 조선 전 뭐라고 썼는데.

[인터뷰]
이게 실물입니다.

[앵커]
이게 북한의 지폐입니까?

[인터뷰]
네. 이거는 2009년 화폐개혁을 했을 때. 그 이전 거는 이쪽이고요.

[앵커]
500원, 200원, 1000원짜리도 있고요.

[인터뷰]
최고금액은 5000원짜리입니다.

[앵커]
5000원짜리도 있고요. 이 돈은 어떻게 모으셨습니까?

[인터뷰]
이거는 중국 국경지역에서 입수했습니다. 또한 중국에서도 다른 분을 아는 분 통해서 입수했고.

[앵커]
그러면 북한 주민들이 이 화폐를 어떻게 사용을 하나요?

[인터뷰]
글쎄요. 그런데 이건 이전 거입니다마는 100원짜리.

[앵커]
돈다발 입니까?

[인터뷰]
네. 돈다발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거는 쓰레기입니다.

[앵커]
안 쓰는 구권이군요.

[인터뷰]
화폐개혁을 했으니까 이건 쓰레기고.

[앵커]
그러면 과거에는 이게 굉장히 큰 돈이었겠는데요?

[인터뷰]
과거에는 북한에서는 100원짜리가 보통 노동자들의 평균수입이고 이거는 100원짜리.

[앵커]
한 달 평균 수입이 100원이요?

[인터뷰]
100원짜리입니다. 상당히 큰 금액입니다.

[앵커]
그러면 이게 이 정도면 거액인데요? 이거 어떻게 구하셨습니까? 구권이 된 다음에 구하셨군요?

[인터뷰]
이거는 북한에 갔다온 사람이 직접 가져왔습니다.

[앵커]
당시 쓰던 화폐를.

[인터뷰]
네. 지금은 이거는 쓰레기입니다. 아무 값어치가 없고 그냥 전입니다.

[앵커]
그래도 그때는 거액이었을 텐데. 그런데 그 사업가가 그냥 교수님한테 증정한 모양이죠?

[인터뷰]
네.

[앵커]
전화번호부도 있네요?

[인터뷰]
이건 제가 구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이게 뭐냐하면 여기에도 비밀이라고 써 있습니다마는 왜냐하면 북한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북한 전화번호부를 어떻게 입수를 해서 얻었느냐, 그게 과제였었습니다. 그러니까 하늘 별따기보다 힘들다고 했는데 그런데 제가 평양에 갔을 때 만수대에 갔더니 전화번호부가 있지 않습니까? 저는 놀랐습니다.

[앵커]
몇 년도에?

[인터뷰]
이거는 약간 오래됐습니다마는.

[앵커]
우리나라 전화번호부 옛날에 이렇게 두꺼운 게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거에 비하면 훨씬 작고 얇은데 평양전화번호부책입니다.

[인터뷰]
각 집안마다 전화번호가 있습니다.

[앵커]
여기에 당시 김정일집무실 이런 거도 다 전화번호가 있었나본데요. 걸어볼 수도 있겠는데요. 선박공업부문, 광업부문. 석탄공업부문. 사회안전부문 이렇게 쭉 있고요. 행정경제위원회, 인민위원회. 제일 처음은 뭔지 보겠습니다.

이게 재미있는 게 많은데 여기 보니까 시외번호가 평양도 02입니다. 평성이 031. 우리나라 경기도가 031이지 않습니까. 이런 게 비슷한데요. 수도는 02고요. 개성은 04고 사리원 041, 원산이 057 이렇게 되어 있고요. 제일 앞에 나와 있는 기관은 어디일까요. 이런 게 사실 교수님 분석을 하신 거겠죠, 의미를 가지고.

[인터뷰]
네.

[앵커]
행정경제위원회가 제일 앞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인민위원회가 제일 앞에 있군요.

[인터뷰]
네.

[앵커]
정당이군요. 노동당. 노동당이 제일 앞에 나왔고 이번에 노동당 대회가 36년 만에 열리는데요. 교수님은 이런 정당 인민위원회이런 조직에 대해서도 잘 파악을 하고 계시겠군요?

[인터뷰]
물론 다른 데서 나오는 자료도 분석하고 있고 직접 본인이 입수해서 분석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를 보시면 맨끝에 반드시 비밀을 지켜야 되는데 그러니까 몇 부를 인쇄하고 어떤 번호가 있습니다. 이 번호는 누가 가지고 있다든가. 그런데 끝나면 회수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중요한 문서입니다. 저에게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앵커]
교수님께서 이런 북한의 쓰레기들을 보시면서 내리신 결론이랄까요. 교수님이 생각하신 요체는 어떤 겁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제가 생각한 것은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마는 북한에서 선전하는 화보나 노동신문이나 그런 데서 발표하는 내용하고 실제 휴지통에서 입수한 물건이 솔직히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세상에 두려움이 없는 나라라고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실제로는 서민생활은 아주 힘들다는 것을 쓰레기나 그런 데서 알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이 쓰레기들은 맥주병도 있고 고급담배도 있고 돈도 있고. 이걸로만 봐서는 경제가 어렵다, 서민생활이 어렵다라는 걸 알기가 쉽지 않은데요?

[인터뷰]
이런 모자도 자세하게 보면 제봉하는 기술이라든가 그걸 알 수가 있습니다.

[앵커]
기술이 떨어진다고 하는 걸 알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인터뷰]
그런데 제일 중요하다라기보다도 제가 모은 건 다 중요하지만. 이게 라디오입니다. 이거는 새벽 5시 북한을 여는 스피커. 스피커입니다.

[앵커]
이 라디오가요? 북한의 새벽을 여는 스피커.

[인터뷰]
5시가 되면 자동적으로 시끄러운 소리로 나옵니다.

[앵커]
그러니까 집집마다 이 라디오가 있습니까?

[인터뷰]
반드시 있습니다.

[앵커]
다 있고 이게 5시면 그냥 자동으로 켜진단 말씀이십니까?

[인터뷰]
네.

[앵커]
본인이 키지 않더라도요?

[인터뷰]
네.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돈이 있는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 그런 사람들 상관없이 또 군부대마다 또 다른 스피커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꺼번에 정보를 들을 수 있도록.

[앵커]
식량카드도 있다면서요?

[인터뷰]
네. 이거는 제가 입수하는 데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식량카드, 식량카드도 있고.

[앵커]
식량카드라고 되어 있고요. 10-16인데요. 한번 열어볼까요. 여기 강남쌀? 입쌀, 강남쌀, 가루국수. 이게 무슨 뜻입니까?

[인터뷰]
이건 보통 서민들한테 하는 배급통장입니다. 그러니까 배급해 주기로 되어 있고. 이건 제일 서민들입니다. 그런데 이게 중요합니다. 보시면 배급이 중단되는 달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1993년, 1994년, 1995년 그때 탈북자들이 이야기하는데 실제로 증명하는 게 없었습니다. 그걸 제가 알기 위해서 입수했습니다.

[앵커]
고난의 행군 때 실제 식량이 중단된 걸 이걸 통해서도 다 알 수 있다.

[인터뷰]
이걸 보면 알 수 있으니까. 그리고 어떤 물건을,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소금, 간장.

[앵커]
이거 다 배급주는 거군요. 간장, 소금, 기름, 이런 걸 다 배급주는 거군요.

[인터뷰]
네.

[앵커]
그러니까 이걸 보면 언제쯤부터 언제쯤까지 끊겼고 뭐를 얼마만큼 주는지를 다 알 수 있는 거군요.

[인터뷰]
그러니까 연구하는 데는 북한이 발표하는 내용도 좋지만 실제는 이렇다는 걸 이런 쓰레기를 통해서 알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박물관 만드셔야 되겠는데요.

[인터뷰]
박물관 만들려면 돈이 있어야 됩니다.

[앵커]
돈 없으십니까?

[인터뷰]
네. 이 돈이 진짜라면 북한에 뭔가 가지고 가서 물건을 사고 싶은데 지금은 쓰레기입니다. 단순한 종이이기 때문에 이거는 쓸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이거 지금 사용하고 있는 외국 사람인 제가 가지고 와서 거기서 돈으로 내면 금방 잡힙니다. 당신 어떻게 이걸 구했느냐고.

[앵커]
알겠습니다. 정말 놀랍고요.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분석을 합니다마는 지금 이걸 하나 본 것이정말 생생하게 북한 사회가 어떻구나라는 걸 느끼게 되는 그런 기회였습니다. 이렇게 이런 귀중한 자료를 모아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나중에 기회되면 좀더 자세한 얘기를 그때 모셔서 들어보겠습니다. 시간이 다 됐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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