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때 좋았었는데...' 애증의 김종인·안철수

'우리 한때 좋았었는데...' 애증의 김종인·안철수

2016.03.04. 오후 2:0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안철수, 김종인.

두 야당 대표가 정면 충돌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김 대표를 정치적 조언자로 삼던 관계였는데, 왜 이렇게 사이가 벌어진 걸까요?

두 사람의 인연을 되짚어보겠습니다.

안철수 대표를 일약 대권 후보로 올려놓은 '청춘 콘서트'를 통해 두 사람은 얼굴을 익혔습니다.

정치에 관심을 보이던 안철수 대표가 김종인 대표에게 조언을 구하며 더욱 가까워졌는데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로 정치적 비전이 다르다는 걸 확인하고는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이후 김종인 대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경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되는데요.

이 즈음부터 안 대표를 향해 날선 발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김종인 / 당시 박근혜 캠프 선대위원장 (2012년) : 400~500명 정도의 종업원을 거느리던 체험을 갖고 국가 경영을 할 수 있다고 쉽게 생각하는 건 잘못된 판단이다. 정치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면 일단 국회에 먼저 들어가서 정치를 배우는 것이 좋겠다 권유한 적은 있어요. 그런데 본인은 국회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느냐는 정도로 회의를 갖고 있는 사람이에요.]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워크숍 때 김종인 대표가 특별 강연에 나서며 두 사람은 어색하게 조우했고, 지난해 김종인 대표가 모친상을 당했을 때 안철수 대표가 조문을 가기도 했습니다.

관계가 좀 회복됐나 싶더니, 아니었던 걸까….

김종인 대표가 이달 초 YTN에 출연해 털어놓은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김종인 /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지난 1월) : 지난번 탈당 직전에 만나서 물어볼 게 있다고 해서 만나고 그게 다예요. 자기가 어떻게 처신을 하는 게 좋겠냐 물어서 내가 거기에 대한 답변만 해줬어요.]

지난 1월 김종인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에 들어오면서, 두 사람의 공방은 2라운드에 돌입했습니다.

선제공격은 김종인 대표가 했죠.

안철수 대표에 대해 "의사를 하다 PC 보안 백신 하나 개발했는데 경제를 잘 알겠느냐"며 무시하자, 안 대표 측은 김 대표를 향해 "독일 가서 박사 한번 따서 계속 우려먹는다"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또 "구멍가게라도 해봤나, 직원들에게 월급 한번 줘봤느냐"며 공격했고, "박쥐처럼 이쪽저쪽 왔다 갔다 한다"며 정치 이력까지 문제 삼았습니다.

점점 거칠어져 가던 설전은 김종인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으로 최고조에 다다릅니다.

김종인 대표는 안 대표가 대권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해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고 정면으로 공격했고, 안철수 대표는 김 대표가 필리버스터 중단에 따른 국면 전환용으로 야당 통합 카드를 꺼내 들었다며 비난했습니다.

심지어 비겁한 공작, 임시 사장 등 평소 자주 쓰지 않던 강한 단어로 독설을 쏟아냈습니다.

한때는 동반자였던 두 사람이 서로 날을 세우는 걸 보며 정치에는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말이 떠오르는데요.

김종인 대표와 안철수 대표, 오늘 호남향우회 정기총회에 나란히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야권 통합론으로 갈등이 고조된 뒤 처음으로 대면하는 자리여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 궁금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