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저격수' 추궈홍 中 대사 발언에 靑 발끈

'사드 저격수' 추궈홍 中 대사 발언에 靑 발끈

2016.02.24. 오후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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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궈홍 주한중국대사가 어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예방했습니다.

서로 악수도 나누고, 사진도 찍고… 화기애애한 모습이죠?

하지만 회동이 비공개로 바뀌자,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습니다.

추궈홍 대사가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드 문제를 집중 거론하기 시작한 겁니다.

추 대사가 쏟아낸 '작심 발언'은 이렇습니다.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한중 관계가 순식간에 파괴될 수 있다"

"관계 회복은 오래 걸릴 수 있다"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한중 관계는 깨지고 관계 회복 역시 쉽지 않을 거란 '위협'에 가까운 발언이었습니다.

청와대는 발끈했습니다.

날이 밝자마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사드 배치는 우리의 자위권 차원의 조치로,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결정할 사안"이라고 응수했습니다.

또 추 대사의 발언에 대해, 외교부에서 중국 측에 설명을 요구했다고도 전했습니다.

미국이 개발한 미사일 방패, '사드' 얘기만 나오면 중국은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사드 레이더의 탐지 거리 때문입니다.

최소 600에서 최대 2,000km에 달하는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자신들의 동향까지 노출될까 우려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우리는 동맹국인 미국과 우호국인 중국 사이에서 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왔습니다.

한국을 향해 경고성 발언을 쏟아낸 추궈홍 대사는 2년 전부터 주한 중국 대사를 맡고 있습니다.

주일본 대사관과 오사카 총영사관을 거친 '일본통'으로, 한국 근무는 이번이 처음인데요.

한·중·일 3국이 과거사 문제로 첨예하게 얽혀있는 시점에, 중국이 전략적으로 추 대사를 한국에 파견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추 대사는 과거에도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시간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국회 간담회에 참석해, "사드가 북한이 아니라 중국을 목표로 한 것이라는 인상을 갖고 있다"며, "사드를 배치한다면 한중 관계에 나쁜 영향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같은 해 12월, 중국에 다녀온 국회의원들을 주한 중국 대사관으로 초대한 자리에서는 좀 더 강경한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두고 "모기 잡으려 대포 쏘는 격"이라고 표현했는데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모기'에 빗대 그 위협성을 깎아내리고, 사드는 '대포'에 비유해 참석 의원들의 반발을 산 적이 있습니다.

북한군의 잇따른 도발로 시끄러웠던 지난해 8월에는 한 강연에서 "남북 모두 자제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혀 우리를 서운하게 했습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어렵게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을 결정한 뒤라 우리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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