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성 박수 쳐, 꾸벅꾸벅 졸아...김정은 '잔혹 숙청사'

건성 박수 쳐, 꾸벅꾸벅 졸아...김정은 '잔혹 숙청사'

2016.02.11. 오후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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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공포 통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매년 한 명꼴로 최고위급 인사의 처형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도 제각각인데요.

김정은 정권의 잔혹한 숙청사를 되짚어보겠습니다.

김정은 식 공포 정치의 서막을 알린 건, 2012년 리영호 군 총참모장의 숙청이었습니다.

표면적인 죄목은 뇌물수수였습니다.

리영호의 집에서 100만 달러가 발견된 겁니다.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결식. 김정은과 나란히 운구차를 호위하는 이가 리영호 총참모장입니다.

아버지 김정일이 아들 김정은의 안정적 집권을 돕기 위해 후견인으로 택한 인물이었죠.

김정은 시대 최고 실세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숙청됐습니다.

또 다른 권력의 축이었던 장성택과 사사건건 부딪히다, 음모에 휘말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듬해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도 처형됐습니다.

김정은의 집권을 도왔던 후견인이자, 고모부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리 됐습니다.

주요 죄목은 양봉음위, 앞에선 순종하고 뒤로는 딴마음을 품었다는 겁니다.

2013년 12월의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이곳에서 장성택의 출당이 결정됐습니다.

인민보안원들이 달려들어 장성택을 체포합니다.

고개를 푹 떨군 장성택은 책상을 짚은 채 힘겹게 몸을 일으켜 세우는데요.

뒤를 돌아보는 현영철의 얼굴에서 놀라움과 두려움이 교차합니다.

나흘 뒤, 북한 권부 2 인자였던 장성택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지난해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처형됐습니다.

역시 양봉음위, 김정은에게 충성을 다하지 않았다는 죄목이 씌워졌습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는 게, 국정원의 분석입니다.

지난해 4월 인민군 훈련일꾼대회 현장, 김정은과 황병서 옆에 눈을 감고 있는 이가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입니다.

회의에서 조는 모습을 보이고 말대꾸를 해, 김정은의 진노를 샀다는 겁니다.

현영철은 평양 강건종합군관학교 사격장에서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 처형됐습니다.

당시 상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는데요.

처형에는 고사포가 동원됐습니다.

기관총 여러 개를 묶은 고사총은 주로 비행기를 격추할 때 쓰는 데요.

대공 무기로 잔인하게 사람을 죽인 겁니다.

이번에 김정은의 숙청 칼날이 향한 곳은 리영길 총참모장이었습니다.

종파 분자와 세도, 비리 혐의. 파벌을 구축하고 권력을 남용하는 비리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처형당한 겁니다.

누군가는 건성건성 박수를 쳐, 누군가는 회의 중 꾸벅꾸벅 졸아, 또 누군가는 권력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김정은의 눈 밖에 났습니다.

아버지를 보좌했던 이도, 자신을 도왔던 이도 예외는 없었습니다.

집권 5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공포 통치에 기대 권력을 유지하는 김정은.

이 피의 숙청은 언제까지 계속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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