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파일] 구순 생일 맞은 김종필 전 총리

[인물파일] 구순 생일 맞은 김종필 전 총리

2016.01.08. 오후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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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에 의지한 채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있는 이 사람, 바로 김종필 전 총리입니다.

어느덧 구순 생일을 맞았는데요.

서울 한 호텔에서 가족, 지인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김 전 총리는 조촐한 생일연을 할 생각이었다는데, 예상보다 많은 이들이 축하하러 왔습니다.

충청권을 상징하는 인사답게 충청 인사들이 특히 눈에 띄었는데요.

강창희 전 국회의장과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이 보이고요.

신경식 대한민국 헌정회장, 심대평 전 충남지사,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 등 90여 명이 자리했습니다.

'구십이지 팔십구비', JP는 만 90세 생일을 맞은 소회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내 나이 90이 됐지만, 지난 89년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잘 모르겠다"는 건데요.

그가 거쳐온 격동의 세월을 알기에, 더 의미심장한 말로 다가옵니다.

김종필 전 총리는 5·16 군사정변과 함께 한국 정치사 전면에 등장했죠.

30대 중반에 초대 중앙정보부장을 거쳐 40대 중반에 국무총리까지 오르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창업 동지를 자처했습니다.

이후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정계를 떠나있기도 했는데요.

7년의 공백 끝에 복귀해, '3김 시대'를 다시 열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과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경쟁하며 한국의 정치사를 이끌었는데요.

2004년 총선에서 10선 도전에 실패하면서 40여 년 동안 몸담았던 정계를 떠났습니다.

9선 국회의원, 4번의 정당 총재, 2차례의 국무총리,

비록 대통령이 되진 못했지만 전무후무한 경력이죠.

그래서 우리는 그를 '정치 9단'이라 부르는데요.

은퇴 뒤에도 후배 정치인들에게 덕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 (지난해 2월) / 그때 한 일을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없어요. 내가 일찍이 열매를 따먹는 게 실업이고. 열매를 맺어놓으면 국민이 따먹지 정치인이 먹는 건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내가 (정치를) 허업이라고 그랬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김종필 전 총리의 생일을 맞아, 또 총선을 앞두고, 요즘 청구동 자택을 찾는 발길이 많다는 후문입니다.

총선 예비후보들이 조언을 얻고자 하는 건데요.

그때마다 미리 준비라도 한 듯 맞춤형 덕담을 거침없이 풀어낸다고 합니다.

뇌졸중으로 오른쪽 팔과 다리가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정치 9단의 혜안은 여전히 빛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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