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파일] 협상 물밑에는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인물파일] 협상 물밑에는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2015.12.03. 오후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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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과 쟁점 법안이 그야말로 우여곡절 끝에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어렵사리 이끌어 낸 합의가 번복될 위기에 처하며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 상정 카드를 꺼내 들기까지 긴박했던 여야 협상 과정을 마음 졸이며 지켜봤던 이가 있습니다.

바로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입니다.

그제와 어제 긴박하게 돌아가던 국회를 찾았습니다.

양복 웃옷도 벗어놓은 채 와이셔츠 차림으로 국회에 머물며, 새누리당 지도부와 '작전 회의'를 가졌습니다.

새누리당이 쟁점 법안과 예산안을 연계하겠다며 강경 기조로 돌아선 것도, 국회의장이 직권 상정 카드를 꺼내도록 압박한 것도 막후에 현 수석이 있었다는 얘기가 전해집니다.

야당은 이를 두고,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최종 재가를 받는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며 비판했습니다.

문득 이 장면이 머릿속을 스칩니다.

지난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기후변화협약 총회 참석차 출국하는 모습이죠.

새누리당 지도부와 현기환 수석 등이 환송을 나왔는데요.

당시 박 대통령이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그럼, 저는 믿고 갑니다."

한중 FTA 비준동의안과 경제 활성화 법안, 노동개혁 법안 처리를 신신당부한 건데요.

현 수석에게는 '꼭 처리하라'는 무언의 압력으로 들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현기환 정무수석은 18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해 친박계 핵심 의원으로 활약했습니다.

지난 7월에는 조윤선 전 수석의 후임으로 청와대에 들어왔습니다.

정무 수석 취임 뒤 살이 빠져 바지가 헐렁해졌을 정도라고 토로하기도 했는데요.

그간 현 수석이 당청 관계 회복을 위해 청와대와 여의도를 얼마나 부지런히 오갔는지 짐작되는 대목입니다.

정부와 여당이 강력하게 주장해온 노동개혁 5법은 이번에 야당 반대로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합의안이 나왔습니다.

"관련 법안 논의를 즉시 시작해, 임시국회에서 합의 처리한다"

이 합의를 두고 여당은 '처리'에 야당은 '합의'에 방점을 찍고 있어, 앞으로의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기환 정무수석은 주택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노동 문제에 밝습니다.

청와대는 정무수석 인선에서부터 노동개혁 의지를 드러냈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노동 개혁 법안'이라는 숙제를 남긴 새누리당.

앞으로 현기환 수석의 발걸음은 더 바빠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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