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조문정국...與野, 폭풍전야

막 내린 조문정국...與野, 폭풍전야

2015.11.27. 오전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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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준, 명지대 교수

[앵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잠시 멈췄던 정치권의 시계가 분주히 돌아가고 있습니다. YS의 마지막 길부터 정국 전망까지 다양한 얘기를 나누어보겠습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어제 국가장 얘기부터 나누어보죠. 어제 영결식 현장에서만큼은 상도동계, 동교동계 이런 계파갈등도 없는 모습이었어요.

[인터뷰]
그렇죠. 상도동, 동교동을 넘어서 여야 모두가 하나 되는 영결식장이었고요. 국민의 깊은 애도 속에서 영면에 들어가셨는데요. 저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5일 동안 보여줬었던 것은 한국 정치가 정말 정상화돼야 된다는 절박한 심경인 것 같아요. 제가 오늘 꼭 지적하고 싶은 거는 우리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서 재평가가 돼야 된다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잘 얘기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정치가 지금 실패하고 있고 민주주의가 위기이기 때문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보여줬던 정치의 정상화와 의회정치의 복원, 이런 것들을 국민들이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죠. 박정희 대통령이 실은 서거 이후에 저평가가 됐다가 97년도 IMF 이후에 다시 재평가를 받은 역사가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 두 명의 여야대표께서 말씀을 하셨지만 지금 정치가 한마디로 해서 몰락하고 실종하고 있다. 국회가 국회답지 못하고 있고, 국민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이러다가는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더 퇴보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하는 그러한 분노와 더불어서 우려가 있습니다.

[앵커]
박근혜 대통령이 영결식에 참석할 것인가 여부가 영결식 시작 전까지도 사실 관심사였는데 건강상의 문제로 영결식에는 불참을 했고요. 그에 앞서서 빈소는 찾았습니다. 어떻게 의미를 평가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일단 대통령이 영결식에 참석하냐, 참석하지 않냐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아요. 얼마만큼 온 몸으로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건강상에 어려움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영결식에 참석 못했지만 다시 서울대병원에 가서 조의를 표명하고 애도를 표한 것은 굉장히 적절하고 또 그리고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충분히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있었다고 봅니다.

[앵커]
김 전 대통령, 마지막 가는 길도 소박했습니다. 노제와 추모제도 없었고요. 그리고 남긴 재산도 없다고 해요. 상도동 사저도 이미 김영삼 민주센터로 소유권이 이전된 상태라고요?

[인터뷰]
김영삼 전 대통령이 93년도 2월 25일 출범하지 않았습니까? 그 이후 3일 후에 치러진 국무회의장에서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이 지금도 기억이 나요. 정치 지도자가 깨끗해야지만이 국민들이 따라올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집권 5년 동안 정말 칼국수라는 걸 통해서 서민정치, 그리고 깨끗한 정치의 상징성을 보여줬거든요. 더 나아가서 지금 모든 재산을 국가에다가 기부를 하시고 가신 모습들은 역시 처음과 끝이 똑같다,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우리 정치인들이 특히 대통령께서 법에도 없는 공직자 재산 공개를 했다는 거는 한마디로 해서 부패한 정치로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이 강력한 신념이 계신 분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떠나실 때도 역시 본인에게 있었던, 그 보이지 않는 대도무문의 길이라고 저는 봅니다. 옳은 것을 할 때는 거침이 없다고 하는 그러니까 부패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의 정치를 1단계가 아니라 2단계 10단계 올릴 수 있는 민주주의의 초석을 깔았다는 그런 대통령의 자부심과 더불어서 신념이 발휘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어제 영결식 현장에서 관심을 모은 사람이 바로 장남 김은철 씨입니다. 비운의 왕세자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어떤 인물인가요?

[인터뷰]
일단은 본인은 정치에 전혀 나서지를 않았고요. 좀 애석한 것은 우리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남 은철 씨는 엄밀하게 따지면 군사 독재 정치의 희생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민주화투쟁을 하면서 아버지의 아픔과 고통을 보면서 자식이라고 아버지의 아픔과 고통을 같이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습니까? 거기서 오는 여러 가지 문제 등으로 인해서 아마 지금 굉장히 몸이 안 좋은 상태라고 보고요.

우리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님도 신군부에서 고문을 받으시면서 우리가 보기에 너무나 안타깝게도 신체적으로 굉장히 힘드신 그런 부분이 있거든요. 이런 모든 것들이 두 전직 대통령 YS, DJ 민주화를 초석을 이끈 YS, DJ 두 장남이 그렇게 국민들이 볼 때 너무나 마음 아픈 모습으로 나오는 것들이 그런 의미에서 저는 국민들이 YS, DJ에게 정말 많은 빚을 졌다, 그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앵커]
김은철 씨는 지금도 건강이 좋은 건 아닌 걸로 알려져 있죠?

[인터뷰]
어제 영결식장에서 보면 부축을 받고요. 더 나아가서 헌화할 때의 모습을 보니까 조금 굉장히 힘들어하는 모습들이 있었고요. 그리고 5일 동안 있었던 서울대 빈소에서도 모습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아마 몸 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다고 봅니다.

[앵커]
어제 마지막에 뿌려진 허토도 지금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전국이 내 고향이다라고 했던 말을 받들어서 허토가 거제도 흙이 아닌 일반 마사토로 뿌려졌다면서요?

[인터뷰]
저는 YS다운 그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고 봅니다. YS가 많은 말씀을 하셨지 않습니까? 그중에서도 닭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더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위대한 국민 여러분이라는 말을 굉장히 많이 쓰셨거든요. 정말 국민들을 위대하게 보셨다는 것인데 어제 그 말씀. 대한민국의 모든 땅이 나의 땅이다라는 말도 아마 YS의 어록에 다시금 들어가서 국민을 하나로.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를 몸소 보여줬었던 그런 모습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앞서서 저희가 장남 얘기를 했었는데 차남 현철 씨가 어제 오열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많은 회한이 묻어나는 모습인 것 같은데요. 다르죠. 장남과 차남은. 차남은 1980년대부터 아버지와 같이 민주화투쟁에 자기는 동참을 했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92년 대통령 선거 때는 누구보다 아버지를 위해서 열심히 정치적 활동을 했고 더 나아가서 YS의 신념을 계승한다는 일념으로 정치에 투입했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도 여러 가지가 있었죠.

여러 가지 각종 비리 문제와 연루된 의혹을 받아서 한때는 소통령이라고 하는 나쁜 명성도 얻었지만 결국 마지막에 아버지를 보내는 입장에서 모든 자식이 똑같을 것 같습니다. 평생을 정말 아쉬워하면서 지금도 아마 빈자리로 크게 남아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김현철 씨의 오열은 한마디로 자식의 오열임과 동시에 국민의 오열이 아닌가. 국민의 오열을 대신해서 이 거목을 보내는 국민들의 입장도 저는 똑같았다고 봅니다.

[앵커]
김현철 씨가 이번 일을 계기로 정계 복귀를 할 가능성도 있을까요?

[인터뷰]
그거야 본인이 판단할 문제지만요. 혹시나 아버지의 이러한 재평가를 바탕으로 해서 정치에 입문한다고 하는 것은 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본인이 어떻게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성찰과 더 나아가서 준비의 기간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앵커]
어제 영결식을 마치고 정치권이 분주해졌습니다. 여야가 30일 본회의 개최에 합의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일단 늦은 감이 있죠. 지금 자꾸만 본회의를 늦추는 거는 국회는 국회다워야 되고요. 국회의 2가지 기능이 있거든요. 정기국회라는 거는 법안심사만이 아니라 예산심사 아닙니까? 예산심사를 잘해서 12월2일까지 법정기한을 마쳐야 되는데요. 졸속으로 해서는 안 되고 더 나아가서 법안이라는 거는 단순하게요. 통과시키는 게 목적이 아니라 아주 적절한 시기에 굉장히 시간을 요구하는 것들이 많거든요.

가장 대표적인 게 한중FTA 아닙니까? 한중FTA 문제가 만약에 비준이 안 된다고 하면 그 경제적 손실이라고 하는 거는 어마어마하게 큰 손실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한중FTA 비준 문제는 조속히 처리돼야 될 거라고 보고요. 더 나아가서 경제활성화법이라는 게 굉장히 지연돼 있지 않습니까? 이 문제는 저는 대통령께서 국무회의를 통해서 여러 번 지적을 했었는데 안 이뤄졌다고 해서 상당히 비난의 목소리를 많이 내셨는데 저는 이 기회에 빨리 대통령께서 29일날 해외에 나가시지 않습니까?

그 전이라도 필요성에 대해서 야당 대표와 여당 대표하고 만나서 저는 출국 전에 이 문제를 매듭을 짓고 정치권에 협조를 구하는 그러한 통 큰 포용의 모습을 보여줘야 되지 않나. 무조건 국회한테 빨리빨리 통과하라고 명령하고 지시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포용의 시대고, 상생의 시대기 때문에 협치의 시대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그렇게 절박하다고 하다면 절박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출국 이전에 야당 대표, 여당 대표를 만나서 이 문제에 협조를 구하고 설득을 하는 그러한 리더십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각 당내의 내홍도 다시 올라올 것 같은데요. 여당은 공천룰 문제가 나올 것 같고요. 또 야당의 경우에는 문안박 연대에 대한 안철수 의원이 어떤 입장을 밝힐 것인가 여부도 관심인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일단 공천룰에 대한 논의는 지금 너무 늦은 감이 있습니다. 지금 4월 13일이 내년도 총선인데 선거기일도 얼마 안 남아서 공천룰을 정하지 않았다는 거는 한마디로 직무유기고요. 이걸 통해서 어떻게 국민들이 저 정당한테 수권정당이라고 하면서 준비된 정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빨리 매듭을 지어야 된다고 보고요.

더 나아가서 야권이 큰 문제인데요. 문안박 연대에 대해서... 물론 오영식 최고위원이 오늘 사퇴를 하지 않았습니까. 문제는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문안박 연대가 잘 발전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사퇴를 한 거기 때문에 어떻게 해석할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문안박 연대 자체가 많은 국민들, 특히 비주류 호남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이게 공천 지분 나눠먹기 식으로 비춰지고 그리고 호남이 배제될 수 있다라는 나름대로의 우려감이 있거든요.

그래서 문안박 연대보다는 이제는 가진 사람이 내려놓으면서 야당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그러한 보다 현실적이고 전략적이고 더 나아가서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그런 의미에서 오히려 문안박연대라는 것보다는 안철수 의원이 어떠한 입장을 내놓을지 모르지만 지금 알려진 바로는 상당히 문안박 연대에 대해서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는 건 사실이거든요.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해서 여당도 막 변화하라고 얘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야당도요, 이런 단순하게 공천지분 싸움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하려고 한다면 국민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 지금 왜 야당의 지지도가 20%밖에 안 되고 문재인 대표의 지지도가 호남에서 김무성 대표보다 적다는 사실에 대해서 직감을 하고 문재인 대표가 결단을 내려야 되지 문안박에다가 초점을 맞추면 문제의 해법이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제 조문정국은 막을 내렸고요. 앞으로 남은 과제 해결에 정치권이 좀더 발빠르게 대처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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