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명순이 잘 자라"...이젠 마음으로 전하는 인사

YS "명순이 잘 자라"...이젠 마음으로 전하는 인사

2015.11.26. 오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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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며 가장 깊은 슬픔에 잠긴 사람은 역시 65년의 반려자 손명순 여사입니다.

김 전 대통령은 생전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것 두 가지로 '민주화', 그리고 '아내와 결혼한 것'을 꼽을 정도로 서로를 많이 아껴온 사이입니다.

신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굴곡 많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곁을 한결같이 지킨 손명순 여사.

이화여대 3학년 재학 중 동갑내기인 김 전 대통령을 만나 든든한 내조를 해왔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2003년 YTN과 퇴임 이후 첫 공식 인터뷰)]
"이게 나하고 우리 집사람하고 약혼했을 때…. 이때가요, 내가 서울대 3학년이고 이 사람이 이대 3학년 때입니다."
(대학 3학년 때 약혼하셨어요?)
"네, 결혼을 너무 빨리 했죠."
(결혼했을 때 프러포즈를 하셨을 거 아니에요?)
"글쎄, 그거, 그거는 다 보통 사람 하는 식으로 했죠."
(보통 사람 하는 식으로, 어떤 식으로 하셨어요?)
"뭐, 결혼하자든지 사랑한다든지 이런 말 하지 않았겠어요."

1951년 초봄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은 이후 65년을 함께 했습니다.

시대를 풍미한 정치가이자 전직 대통령도 집에서는 늘 평범하고 다정한 남편이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2003년 YTN 단독 인터뷰 당시)]
(요즘도 손명순 여사께 애정표현 하세요?)
"그렇죠, 그런데 지금도 내가 이름을 부르거든요."
(어떻게 부르세요?)
"명순이라고 그래요. '명순아' 이렇게 불러요. 그때 불렀던 이름이니까."
(그럼 손여사는 어떻게 부르세요?)
"아, 그거는 뭐 그냥 나한테는 적당히 부르지요. '영삼아' 이렇게는 아니고…."

다정하게 손을 잡고 산책을 하고, 서로를 각별하게 보살펴주던 내외!

김 전 대통령 빈소를 다녀온 손 여사는 "춥다"는 말로 남편의 빈자리를 슬퍼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늘 들려주던 '명순이 잘 자라"는 인사는 이제 마음으로만 듣게 됐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2003년 YTN 단독 인터뷰 당시)]
(요즘도 주무실 때 잘 자라고 말씀하세요?)
"아 물론이죠. 명순이 잘 자라, 그러죠."
(점점 더 애틋해지시나 봐요.)
"그건 비밀이에요."
(어떻게 하시는데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하하"

YTN 신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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