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 민주화의 거산 영원히 잠들다

[뉴스통] 민주화의 거산 영원히 잠들다

2015.11.26. 오후 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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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대 대통령이 되어 문민정부 시대를 열었던 김영삼 대통령.

한국 정치사의 질곡만큼이나 파란만장했던 88년간의 생을 마무리하고 오늘 영면에 들어갔습니다.

오늘 영결식과 안장식은 국민적인 애도 속에서 엄숙히 진행됐는데요.

'큰 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부터 안장식까지의 면면을 살펴보겠습니다.

당초 영결식에 참석하려고 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건강 상태를 고려해 영결식 대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을 찾아 고인이 떠나는 길을 지켜보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는데요.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는 편찮으신데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박 대통령의 위로에 답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운구 행렬은 오후 1시 25분 서울대병원 빈소를 출발했습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출발한 김 전 대통령의 운구 차량은 광화문을 거쳐 마포대교를 지나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했는데요.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은 오후 2시 국회의사당에서 엄수됐습니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다인 9선 의원이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 오늘 국회에 마지막으로 등원했는데요.

눈발이 날리는 영하의 날씨에도 각계각층의 인사와 국민이 참석해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습니다.

영결식은 한 시간 반가량 진행됐는데요.

손명순 여사와 장남 김은철 씨, 차남 김현철 씨 등 유족과 장례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 권양숙 여사, 각계 대표, 해외 조문 사절 등이 참석했습니다.

영결식은 개식 선언과 함께 시작됐는데요.

장례 집행위원장이 김 전 대통령의 약력을 보고하고 고인의 측근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추도사를 읽었습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김영삼 대통령님, 11월 22일 0시 22분 대통령님은 영영 저희를 떠나고 말았습니다. 대통령님은 한 길 같은 마음으로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을 섬겨오신 진정한 문민 정치가였습니다."

고인이 기독교 신자인 점을 감안해 기독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순으로 종교의식이 진행됐고, 상주와 직계유족들이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분향을 했는데요.

차남 현철씨는 오열하는 모습을 보여 주변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분향 후 영결식장에는 추모곡 '청산에 살리라'가 울려 퍼졌는데요.

이 곡은 김영삼 대통령이 생전 좋아한 노래 중 하나로, 유족이 직접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총 발사 의식이 진행된 후 운구차가 영결식장을 떠났는데요.

운구 차량은 고인이 46년간 살았던 상도동 사저와 개관을 앞둔 김영삼 대통령 기념도서관에 잠시 머물렀는데요.

오후 4시를 넘겨 운구 차량이 안장지인 국립 서울 현충원에 도착했고 의장대와 군악대 연주와 함께 안장식이 거행됐습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 정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대통령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아직도 YS키즈라고 불렸던 분들이 한국 정치를 거의 주무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고요. 특히 동교동계, 상도동계로 협력과 경쟁의 관계였는데 이번에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모두 상주가 됐다는 표현에서 보듯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영남과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세력으로서도 그렇고 고인의 마지막 유언에서도 그렇듯이 통합과 화합이라고 하는 메시지를 장례의 마지막 부분까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안장식은 손명순 여사와 장례집행위원장 등 유족과 조문객 2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유족 대표와 조문객 대표, 정부 대표가 나와 차례로 헌화와 분향을 했는데요.

묘역으로 이동해 하관과 예배를 진행한 뒤, 조총 발사와 묵념을 끝으로 안장식이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소 예정지는 장군 제3 묘역 능선인데요.

서울현충원에 안장된 역대 대통령으로는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4번째입니다.

묘소는 현충원의 북동 쪽에 있고, 정치적 맞수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와는 300m 남짓 떨어져 있는데요. 풍수지리상으로도 명당으로 꼽힙니다.

김 전 대통령의 묘소에서 터파기 공사를 하던 중 지름 50cm 크기의 타원형 돌덩어리 7개가 발견되기도 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김 전 대통령 묏자리를 정한 풍수지리학자, 황영웅 영남대 교수는 '봉황 알' 같은 모양의 돌들이 묘역에서 발견된 것은 풍수지리학상 길조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묘역은 260여 제곱미터로, 묘비와 상석, 추모비 등이 세워질 예정입니다.

민주화를 위해 ‘큰 정치'를 구현했던 고 김영삼 전 대통령. 고인이 마지막까지 간절히 당부한 것은 ‘통합과 화합'이었는데요.

용기와 결단, 신념의 지도자였던 고인의 모습은 후배 정치인들은 물론 국민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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