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아니데이"...YS '막바지 조문'한 전두환

"대통령도 아니데이"...YS '막바지 조문'한 전두환

2015.11.25. 오후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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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하루 앞두고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습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 정치사에서 '35년 악연'으로 얽혀있다고 할 수 있을텐데요.

전두환 전 대통령은 차남 현철 씨의 손을 잡고 위로의 말을 전한 뒤 담소를 나눴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빈소 앞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는데 별다른 대답은 하지 않았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과 화해하신 거로 봐도 될까요?)
(지금 심정이 어떠십니까?)
"……."

전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빈소가 마련된 바로 다음 날 조문했고 국장에도 참석했습니다.

첫 국가장으로 치러지는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장례위원회에 고문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빈소에는 뒤늦게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두 전직 대통령의 질긴 악연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 전 대통령은 1980년 권력을 잡은 뒤 군사독재와 맞서던 YS를 가택 연금했고 YS는 이에 맞서 1983년 목숨을 건 '단식투쟁'으로 정권을 위협했습니다.

1993년 청와대에 입성한 김 전 대통령은 하나회를 해산하고 전 전 대통령을 구속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1995년 12월)]
"현 정부는 과거 청산을 무리하게 앞세워 이승만 정권을 친일 정부로, 3공화국·5공화국·6공화국은 내란에 의한 범죄 집단으로 규정하며 과거 모든 정권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전두환, 김영삼 두 전직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인데요.

당시 초대를 받은 김 전 대통령은 "전두환이는 왜 불렀노. 대통령도 아니데이, 죽어도 국립묘지도 못 간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각각 군사정권과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었던 두 대통령,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뜨겁게 부딪친 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마주 서 악수해야 하는 순간도 있었지요. 오늘 전 전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내일 영결식에는 어떤 마음으로 참석할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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