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전쟁' 여의도 강타...이념 공방 격화

'역사 전쟁' 여의도 강타...이념 공방 격화

2015.10.13. 오전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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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은호, YTN 해설위원 / 최창렬, 용인대 교수

[앵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놓고 여야가 정면 충돌로 치닫고 있습니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학계와 시민단체에서도 갈등 양상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최창렬 용인대 교수, 추은호 YTN 해설위원과 함께 이문제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논란 끝에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발표가 났습니다. 앞으로도 후폭풍이 예상이 되는데 2017년부터 새 교과서가 적용이 된다는데요. 앞으로 남아 있는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지금 행정 고시가 발표가 됐기 때문에 지금 이게 의견수렴단계입니다. 그래서 11월 초에 확정고시가 이뤄질 겁니다.

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화 하겠다는 확정고시가 이뤄지면 거기에 따라서 국사편찬위원회를 중심으로 해서 집필진심의회를 구성을 하고 집필을 11월 말부터는 시작을 한다는 거고요.

그래서 내년 11월 말까지는 집필을 마무리짓고 12월부터는 전문가 감수, 검토를 거친 다음에 2017년 3월 새학기부터 일선 학교에서 새교과서로 가르치는 그런 일정으로 되어 있습니다.

[앵커]
이념 논란이 없어야 된다는 게 가장 큰 과제일 텐데 집필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도 문제일 것 같아요.

[인터뷰]
이 역사교과서 문제가 어쨌든 이념적인 문제 때문에 이런 사안이 불거진 것 아닙니까. 사실 거슬러 올라가면 2013년도에 박근혜 대통령이 이 역사교과서의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어요.

그리고 올해도 지적을 하고 드디어 올해 2월달에 균형있는 교과서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씀을 하시고 아마 그러한 것들 때문에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진행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새누리당은 이 부분에 대해서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 같고. 사실 2013년도에 새누리당의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원의 검토에 의해서 봐도 반드시 국정화가 필요하지 않다, 검인정을 강화하는 쪽으로 하는 게 맞다.

세계적인 추세가 그렇다는 리포트도 있습니다. 재작년 일입니다마는. 어쨌든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가 강하게 추동하는 사안이라고 보여지고 중요한 건 이겁니다.

이념적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것이야말로 국민통합을 과연 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역사적인 팩트 하나만 가지고 얘기하는 게 아니고 역사라는 것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고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래서 이런 문제도 발생이 된 것인데. 국민통합 교과서를 만든다.

최근에 이름은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지칭을 한다고 얘기는 했습니다. 국정이라는 말 자체가 불편하게 들리고 거부감이 있는 게 사실이잖아요.

아마 그래서 올바른 국사교과서 그리고 통합, 균형.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하나의 사실을 가지고 예를 들어서 산업화의 문제도 그렇고 5공화국의 문제도 그렇고 이것은 보는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산업화에 대한 평가가 지금도 여전히 갈리고 있는 거고요.

어쨌든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현재 갈등의 진원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갈등 대립이거든요, 사실. 산업화와 민주화가 서로 수정보완돼야 하는 것이 맞는데 그렇지 않아왔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사사건건 진영 논리로 나눠져 있던 것이 사실인데 그런 문제의식 때문에 정부 집권세력측의 말에 의하면 너무 좌편향됐다, 이러는 거잖아요.

그래서 국가정체성이 흔들리고 제대로 된 역사교육이 안 된다라는 것인데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균형이라는 이름으로 한 가지를 서술하게 된다면 거기에 대해서 대한민국의 지성이라든가 대한민국의 지식사회라든지 시민사회가 여기에 대해서 그대로 있지는 않을 것 같아요.

물론 이건 입법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야당이 사실 현재 정부여당의 그러한 방침을, 재활, 그런 수단을 거의 갖고 있지 않습니다. 입법사항이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역설적으로 국정교과서가 좌우 학자들 집필진을 잘 구성해서 만든다하더라도 지금 황우여 장관이 그렇게 얘기하고 있는 것 아니겠어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념적인 문제가 그렇게 하나의 관점화되는 것은 세계 역사에 없습니다.

바로 그런 것들을 걱정하는 것이고 어떻게 보면 이념적인 통합이라든지 국민통합을 한다고 그러는데 국민통합이라는 것은 이렇게 역사교과서로 통합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경제적인 빈부격차가 줄어들고 다른 여러 가지 요소가 있어서 사회 통합이 되어 나가는 것이지 저는 이런 시도 자체가 대단히 뜬금맞다. 평지풍파를 일으킨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말씀하신 집필진 문제와 관련해서 황우여 장관이 어제 어느 정도 허락을 받은 사람도 있다라고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문제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집필진이 균형있고 중립적인 인사들이 참여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은데 저는 이렇게 봅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많은 지식인들이 국정화가 바로 올바른 것이냐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러니까 현행 역사교과서가 문제가 있다, 어느 정도 편향이 되어 있다, 또 자학사관에 빠져있다.

이런 우려를 하고 있는 것도 한 측면이 있고요. 또 한 측면은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가치 중의 하나가 다원주의 가치 아닙니까?

그것을 과연 국가가 교과서 발행을 독점하는 것이 역사 해석을 국가만 가지고 있는 것이 올바른가,이 가치 사이에서 많은 지식인들이 때로는 이쪽으로 쏠리고 때로는 이쪽으로 하고. 갈등을 겪고 있는 그런 구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제 국사편찬위원장, 김정배 위원장도 지적을 했지만 지금 현재 국정교과서가 과거 검정교과서보다는 많은 인력이 참여할 것이다, 한 40~50명 정도 참여를 하고 또 국사편찬위원회에 있는 인원들도 같이 참여를 할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시간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거다라고 하는데 과연 우리 사회에서 좌, 우를 벗어난 중립적인 인물들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느냐, 이게 관건일 겁니다.

많은 역사학자들이 참여를 안 하겠다. 반대성명도 내고 했는데. 과연 그분들이 어용이라는 그런 낙인까지도 감수하면서 또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을 꺼려할 텐데 그런 부분들을 얼마큼 설득하면서 참여시키느냐, 그 동기를 부여하느냐, 그것이 과연 관건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절차상으로 일단 보면 의견수렴 과정은 있기는 있습니다. 과연 의견수렴을 어느 정도 할 것인가는 차후의 문제일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의견수렴은 하겠죠, 절차가 나와 있는 거니까. 아까 화면에 나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아무리 집필진을 1년 동안 아무 일도 안 시키고 집필만 시키겠다라고 하는 게 방침인 것 같아요. 그러면 대개 예를 들때 교학사 교과서가 한 2년 걸렸는데 교학사 교과서도 상당히 오류가 많이 나왔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그래서 아무리 집필진을 잘 구성해도 1년 동안 전념하게 하더라도 시간이 짧다라는 얘기를 하는데 아무튼 1년 동안을 전념을 한다고 하더라도 역사라는 것은 지금 다 나와는 있잖아요. 어떠한 관점을 조율하느냐의 문제이고 그리고 어떠한 다양한 해석을 거기에 담느냐의 문제 아니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시간을 정해서 2017년도까지 하자라는 게 자체가 불편하게 보인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2017년도는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2018년 2월 25일까지니까 임기말까지 마치겠다는 그런 시기적인 문제에 대한 생각도 들고 또 하나는 아주 정치적으로 생각한다면 2017년도 말에 대선이 있으니까 이념적으로 청년이나 젊은 유권자들에게 보수층의 생각을 각인시킨다고 할까 이런 측면이 있는 게 아니냐는 그런 추론을 낳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시기도 1년 5개월 정도 남았으니까 2017년도 3월부터 배우겠다는 거니까. 이런 것들도 군사권위주의 정권 시절 때군사작전을 방불케하는 것 같고. 이렇게 우리 역사교과서 이 문제 때문에 우리 사회가 갈갈이 찢어졌습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회 경제적인 문제가 오히려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문제이고 OECD 국가중에서는 빈부격차가 점점 심해지기 때문에 바로 그런 점들이 젊은이들에게 좌절을 안겨주는 것이지 역사교과서 중학교 교과서가 역사교과서고 고등학교가 지금 국사교과서로 되어 있는데 이것이 좌편향되어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흔들린다? 그것은 견강부회라는 생각을 해요.

[앵커]
그래서 지금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도 이념논쟁으로도 확산되고 있는데 오늘 일단 새정치민주연합은 청와대를 항의방문하기로 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새정치연합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의원들이 오늘 청와대에 항의방문하고 그리고 민원실에 서한문을 전달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문재인 대표가 광화문에서 피켓 시위도 하지 않았습니까.

문재인 대표가 이렇게 장외 거리에 나간 것이 작년 세월호 문제 투쟁 때 한 번 나갔고 1년 2개월여 만입니다. 그만큼 야당에서는 이번 문제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거죠.

오늘도 오후에 신촌에 당 지도부들이 나가서 장외투쟁을 계속할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저는 이렇게 봅니다. 왜 여야할 것 없이 교육 문제를 가지고 정치 프레임으로 이렇게 몰아붙이느냐. 결국 아이들을 누가 장악하느냐가 미래를 장악하는 겁니다. 그래서 결국은 이것이 이념 투쟁으로 화할 수밖에 없는 거고요.

미래의 유권자들 또 미래의 자기 지지층들을 확보하기 위한 결국 여야의 싸움 양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덕분이라는 표현이 맞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이번 국정화 논란으로 여야의 집안 싸움은 일단 살짝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한 느낌도 드는데 당 내부의 결속 효과가 있다고 보시나요?

[인터뷰]
이 부분이야 여야 내부의 계파갈등에 안주할 때가 아니잖아요. 지금 아까 추 위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리고 언론에서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것처럼 이념전쟁, 역사전쟁. 우리나라에 전쟁이 많아요.

범죄와의 전쟁도 많이 해야 하고 여러 가지 전쟁이 많은데. 지금 단순히 역사교육의 문제나 역사 철학의 문제를 떠나서 내년 총선과 2017년의 대선을 의식한 면은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어쨌든 이념적인 프레임으로 이미 전쟁이 시작됐어요. 그러니까 야당도 지금 교과서에 대해서 아베 교과서니 안 좋은 표현을 많이 쓰잖아요.

여당은 이것이 국정교과서라는, 국정이라는 말이 거부감이 들고 불편하니까 올바른 교과서라고 얘기를 하는데. 어쨌든 야당도 이 부분을 친일 독재로 하나의 프레임으로 단순화시켜서 공격을 하기 시작했고 또 여권은 여권대로 이쪽을 좌편향됐다.

전형적인 색깔론으로 갈 수 있는 것이고. 어쨌든 우리 사회의 가장 불편하고 여러 가지 생산성을 까먹는 게 바로 소모적인 이념논쟁이라고 얘기하는 것 아니에요. 그리고 정치권들도 스스로 자신들이 정쟁에 빠지지 말자는 얘기 많이 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도저히 어떻게, 정책이 돼서 합의를 도출하기도 어려운 것이고요. 관점의 문제라서 이것을 아무리 좌우의 성향을 가진 학자들, 정치학자, 경제학자, 사회학자, 역사학자가 같이 한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바로 국정이라는 이유 하나가 바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 굳이 이렇게 갈등요소가 많은 것을 지금 해야 되는 것인지 그리고 정부는 지금 4대 구조개혁 과제가 있잖아요. 노동개혁, 노사정 타협이 됐다고 하지만 타협이 된 게 뭐가 있습니까?

노조조직율이 우리나라는 2, 3%밖에 안 돼요. 민노총도 안 들어와 있고 말이죠. 그런데 그것을 한다고 하면서 이 문제를 가지고 모든 걸 블랙홀로 빨아들인다.

그러니까 여야 내부의 내홍이야 가라앉겠지만 그것은 나중에 다시 불거지는 것이고 과연 이런 것들이 여야 문제를 떠나서 지혜로운 정책이슈 제기인가, 이런 비판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앵커]
사실 시기 얘기가 나온 것 가운데 하나가 오늘 이 선거구획정 문제가 결론이 나야 되는 일이었는데 오늘은 안 날 계획이죠?

[기자]
오늘이 내년 총선 딱 6개월 전입니다. 6개월 전에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어떻게 보면 선수들이 뛸, 후보들이 뛸 운동장, 링을 만들어 두는 것을 오늘 선거구획정위가 하고 다음 달 13일에는 국회가 처리를 해야 되는 그런 시한입니다.

그런데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오늘도 아마 선거구획정을 못할 겁니다. 그래서 오늘 사과성명을 낸다, 이런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결국은 또 하나 문제는 뭐냐하면 여야 대표가 지난 추석 연휴 때 만나서 정치 신인들이 규제를 풀기 위해서 선거 6개월 전부터 정치활동을 할 수 있게, 예비후보로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합의를 했습니다.

그게 오늘인데 그 공직선거법 개정도 사실 물건너갔고 지금 선수들이 뛸 운동장도 안 만들어진 상태고 또 어떤 룰을 가지고 할 것인지도 안 만들어진 상태고 답답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정치권이 앞으로 좀 열심히 뛰어야 하는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자꾸 이러저러한 돌부리에 걸려서 자꾸 넘어지고만 있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오늘 두 분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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