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마지막 국감 끝...'정치국감' 변질

19대 마지막 국감 끝...'정치국감' 변질

2015.10.09. 오전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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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석 연휴를 전후로 1, 2차로 나눠 진행된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국감은 국민 여론을 달굴 이른바 '한방' 없이 여야의 당권 투쟁과 이념 갈등으로 국감의 취지가 그 어느 때보다 퇴색했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안윤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8일,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바로 전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전격 재신임 투표를 제안하면서 당은 급속한 혼란 속에 빠져들었습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혁신안 처리 과정과 함께 저에 대한 재신임을 당원과 국민께 묻겠습니다."

추석 연휴 기간, 여야 대표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잠정 합의한 뒤로는 내분의 불씨가 여당으로 옮겨붙어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 간 갈등이 빚어졌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그것(안심번호제)이 마치 새정치연합의 고유의 어떤 제안, 정책인 것처럼 다들 오해하고 있는데, 그것은 천만의 말씀입니다."

여야 할 것 없이, 내년 총선의 공천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 당내 권력투쟁 때문에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는 '맹탕 국회'로 흘렀습니다.

국감 막판에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극우 성향 발언과,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우리나라 사법부에) 김일성 장학생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예,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논란으로 이념 갈등까지 분출했습니다.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친일을 미화하고 독재를 옹호하겠다, 이것 때문에 지금 국정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국회 무시, 국민 우롱 행위가 도를 넘었어요."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
"인천의 중학교 국사 시간에는 수업시간에 역시 (민족문제연구소의) '100년 전쟁'을 상영하는 정치 편향적인 수업이 진행됐습니다."

국감 기간 내내 불거진 정치 이슈 탓에 여야가 한목소리로 약속한 정책·민생 국감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 밖에도 여당은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 의혹 문제를, 야당은 김무성 대표 사위의 마약 사건을 집중 공략하는 등, 상대 당 대선 주자를 겨냥한 흠집 내기도 반복됐습니다.

이번 국감에서 각 상임위는 하루 평균 6개에 가까운 정부기관을 상대하면서도 한 개 기관 감사 시간은 평균 1시간에 불과해 '부실 국감'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YTN 안윤학[yhah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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