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정치권 '이념 공방'

다시 불붙은 정치권 '이념 공방'

2015.10.07. 오전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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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권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본격적인 '드라이브' 걸기에 나섰습니다.

새누리당은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사실상 단일 국사 교과서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친일 미화와 독재 옹호를 위한 불순한 의도가 깔렸다고 반발했습니다.

정치권에 또다시 이념공방이 재연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국회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이종구 기자!

먼저, 새누리당은 연일 한국사 교과서 문제를 거론하면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군요?

[기자]
김무성 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일부 출판사의 한국사 교과서가 친북 성향을 보인다며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하고 좌파적 세계관에 따라 민중 혁명을 가르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체제를 정상적 사회로 서술하고 주체 사상을 사회주의 사상이라고 표현해 종북주의를 연상시킨다는 겁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현행 역사교과서는 학생들이 배우면 배울수록 패배감에 사로잡히고 모든 문제를 사회 탓 북한 탓만 하는 시민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
비단 오늘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지도부를 비롯한 보수 진영에서 현행 교과서들의 이념적 편향 문제를 계속 지적해온 것인데, 그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것 같은데, 그 배경은 뭔가요?

[기자]
새누리당은 일부 한국사 교과서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 방식만을 문제 삼는 건 아닙니다.

교과서의 균형 감각을 지적하면서 특히, 북한 관련 기술 내용을 크게 부각하고 있습니다.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는 기회 있을 때마다 공개회의에서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한국사 교과서의 집필진을 살펴보면 공정성이나 역사관을 의심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특정 이념을 추구하는 세력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전교조 교과서'라는 표현까지 썼는데, 새누리당이 현재의 한국사 교과서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국정화 기치를 내건 새누리당과 최근 교육부의 내부기류 변화로 볼 때 결국 국정화로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이 임박했다고 봐도 되나?

[기자]
공식 결정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태도입니다.

자칫 한국사 교과서 문제가 진영 갈등으로 퍼져 교육 현안이 아닌 정치 논리로 변질하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주에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면 국정화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정치권과 여론의 추이를 살핀 뒤 이르면 다음 주 초 국정화 전환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앵커]
이번엔 야권 소식도 알아보죠.

새정치민주연합은 또 다른 편향성 문제를 들고 나왔죠?

[기자]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이념적 편향성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엔 고영주 이사장을 규탄하는 의원총회까지 열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고영주 이사장은 국정감사 답변 과정에서 문재인 대표를 공산주의자로 확신한다고 말한 데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변형된 공산주의자로 본다고 답해 논란을 증폭시켰습니다.

오늘 의원총회에서 이종걸 원내대표는 고영주 이사장의 발언은 개인의 극우 언행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의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좌우할 심각한 정치적 사안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방송문화진흥회는 MBC 문화방송의 관리 감독 기구이기 때문에 해당 방송의 공정성 우려 문제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공개 질의 형식으로 공세를 강화했습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고영주를 박근혜 대통령 가문과 특수한 관계가 있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으로 임명한 것은 박 대통령의 아주 분명한 뜻이었나.."

새정치연합은 이와 함께 한국사 교과서 문제와 관련해 새누리당과 정부가 국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국정 교과서 추진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국정 교과서 추진은 친일을 미화하고 독재를 옹호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지금 분위기를 보니 정치권에서 또 한 번 이념 공방이 일어날 기세네요.

[기자]
한국사 교과서 문제는 보수와 진보 진영에서 사활을 걸고 다투는 문제입니다.

여야가 한국사 교과서와 고영주 이사장 문제를 놓고 맞붙으면서 정치권에 다시 한 번 이념 공방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새누리당 부반장을 맡고 있는 이종구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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