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성루 위 '자리 외교'

[앵커]
정상외교에서 자리 배치는 그 나라의 위상과 중요도를 반영하기 때문에 매우 민감한 이슈입니다.

이번 중국 전승절 행사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자리가 어디인지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달라진 중국 내 한국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황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노란 재킷을 입은 박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장에 입장하면서 시진핑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의 영접을 받고 시 주석의 오른쪽에 서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어 단체 기념사진 촬영 때 펑 여사를 사이에 두고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의 왼편에 섰습니다.

전승절 참관을 위해 톈안먼 성루로 오를 때는 시 주석을 중심으로 왼편에는 박 대통령이, 오른편에는 푸틴 대통령이 서서 계단을 올랐습니다.

그 뒤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다른 인사들이 뒤따랐습니다.

중국 톈안먼 광장이 한눈에 보이는 성루에서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의 오른편 두 번째 자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중국의 전통적 혈맹인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다음입니다.

중국이 박 대통령에게 각별한 예우를 하면서도 전통 우방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같이 고려한 자리배치로 분석됩니다.

또 성루 위에서 시 주석 바로 옆에 자리를 배치할 경우 자칫 미국과 또 일본 내에서 퍼질 수 있는 '한국의 중국 경사론'을 피할 수 있는 적절한 위치로 평가됩니다.

[장광일, 동양대 국방기술대학장]
"수 천 년 한·중 간의 역사에서 이 정도까지 이렇게 한·중 관계가 가까워진 이런 역사가 과거에 있었던가 하는 것을 평가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톈안먼 성루는 61년 전인 1954년 10월 김일성 주석이 마오쩌둥 주석과 함께 중국 건국 5주년 열병식을 참관했던 장소입니다.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 처음 시 주석과 열병식을 참관한 것은 한중 관계의 질적 도약과 변화된 북·중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줬습니다.

YTN 황혜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