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마지막...죽기 전에 꼭 만나고 싶다"

"이번이 마지막...죽기 전에 꼭 만나고 싶다"

2015.09.02. 오전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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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2월 이후 이산가족 상봉이 다시 추진되면서 누구보다 마음이 초조한 사람은 헤어진 가족을 찾는 이산가족들입니다.

꿈에서도 못 잊는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산가족들은 상봉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임상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북한에 있는 언니와 사촌을 만나려는 83살 조장금 할머니.

남편을 먼저 보내고 혼자 된 요즘은 언니 생각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합니다.

지난 2013년 상봉을 기대하다가 선정되지 못하면서 희망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다시 상봉 기회가 생기면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적십자사를 찾았습니다.

[조장금(83세), 이산가족]
"이번에는 어떻게든, 이만큼 살고 이 정도 건강을 지켰을 때 이게 마지막이에요. 저한테는..."

형님을 찾는 76살 신종규 할아버지는 그동안 상봉 신청도 못 했습니다.

형님이 의용군으로 끌려갔기 때문에 찾을 생각을 아예 포기한 겁니다.

하지만 생사라도 확인하려는 마음에 처음 적십자사를 찾았습니다.

[신종규(76세), 이산가족]
"의용군으로 끌려간 건 해당이 안 되는 줄 알고 지금까지 미뤘어요. 그러다가 되면 되고 안 되면 안 되고 그래서 처음 신청한 거에요."

김 철 씨는 몸이 아픈 86살 어머니를 대신해 상봉 신청을 하러 왔습니다.

그동안 가족들이 이미 세상을 떴을 거라며 상봉 신청을 하지 않았던 어머니가 앓아누우시면서 만나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김철, 이산가족 이필례 씨(86세) 아들]
"만나고는 싶으신데 워낙 어머니가 강하신 분이라 내색은 안 하셨어요. 그런데 병원에 계시다 보니까."

분단된 후 70년 동안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이산가족이 남한에만 6만 6천여 명이 넘습니다.

언젠가는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던 가족들 가운데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도 6만 3천여 명.

[조장금, 이산가족]
"죽기 전에 이번에, 이번에는 꼭 좀 만나야죠."

YTN 임상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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