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中 전승 기념일...열병식의 정치학

미리 보는 中 전승 기념일...열병식의 정치학

2015.08.30. 오후 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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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학과 교수

- "박 대통령 中열병식 참석 실용외교 전환 계기"
- 중국의 러브콜…미국과도 충분한 얘기 있었을 것
- 남북관계에서 중국 역할 중요…실보다 득 많아
- 한중 정상회담서 북핵 문제 논의 있을 듯

[앵커]
이번 주 중국 70주년 전승기념일에 맞춰서 방중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을 가지고 열병식에도 참석합니다. 특히 전승기념일 행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열병식은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닌 동북아 외교전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학과 교수를 모시고 중국 전승기념일 이모저모 알아보겠습니다. 어서오세요.

박근혜 대통령, 그동안 여러 논란이 있었습니다마는 전승절에 참석하기로 했고 열병식도 참관을 하기로 했는데 그런데 단순히 전승절에 참석하는 것과 열병식까지 보는 것이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 겁니까?

[인터뷰]
실제로 전승절 자체를 기념하는 기념식과 열병식이라는 것은 기념식장에서 행해지는 일종의 군사 퍼레이드입니다. 그런데 이제 잘아시다시피 우리가 중국의 신무기 그다음에 중국 군인들. 이런 것을 바라보면서 과연 한국이 거기에 가서 그 사열를 받고 그걸 바라봐야 되느냐, 이런 것 때문에 문제가 됐던 것인데요.

실제로 열병식이라는 것 자체는 한 국가가 자신의 국력을 과시하기 위한 행사거든요. 특별히 이번에 중국 같은 경우에 70주년 전승기념일을 맞이해서 자신들이 만든 무기 그리고 84%가 신무기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걸 보여주면서 새로운 중국의 탄생을 알리는 이런 것으로 쓰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우리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특히 미국을 의식하는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게 과연 과연 맞는가 하는 것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왕 가기로 했고 간다면 전체적인 흐름을 따라가는 게 맞다고 생각 합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열병식에 참석을 하기로 결정을 했는데요. 이런 결정을 할 때까지는 어쨌든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다는 이런 판단을 했을 텐데요. 얻는 게 무엇일까요?

[인터뷰]
이번에 남북 대치상황에서도 보였습니다마는. 중국의 분명한 역할이 드러난 면이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하면 결국은 우리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 최대의 현안이 북핵문제 아닙니까.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 이 부분을 생각을 해 보면 역시 중국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당연히 한미는 동맹구조 틀에서 분명한 기본적인 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중국과 적대할 수는 없다는 이런 차원에서 분명하게 향후에 중국에 대해서 이런 보다 다양히 채널에서 협력을 하자는 신호를 이런 것을 주기 위한 것이 우리로 보면 득이고요. 그리고 그것도 우리가 가겠다고 한 것보다는 중국이 러브콜을 우리한테 많이 보내오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우리 정부도 고민이 많았을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도요.

그러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전략적 판단을 했을 거고 그 과정에서 미국과도 저는 충분한 얘기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의사를 충분히 전달했다는 측면에서 이번에 보다 외교가 실용적인 외교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느냐. 그렇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문제에 있어서 우리가 보다 실질적이고 과거보다는 넓어진 공간을 쓸 수 있는 그런 걸 확보한 게 이번에 가장 큰 득이라고 저는 이렇게 보고 싶습니다.

[앵커]
박근혜 대통령의 전승절 참가하는 의미. 그리고 얻는 것을 짚어셨는데요. 청와대도 전승절 참가 그리고 열병식 참석을 발표하면서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8월 27일)]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기여하는 중국이 되길 바라고 또 중국에서 있었던 우리 독립 항쟁의 역사를 기리는 의미에서 열병식을 포함한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앵커]
민경욱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셨는데요. 아까 득을 따져봤는데 그러면 실 그러니까 잃는 건 무엇일까요?

[인터뷰]
사실 이 자체를 가지고 득과 실이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가 과감하게 하지 못했던 실리외교라는 차원에서는 분명히 득이 있는 거고요. 만약에 잃는 게 있다고 판단을 해 본다면 지금 그렇지 않아도 미국이 한국이 중국쪽으로 너무 경도되는 것이 아니냐는 그런 의심과 우려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번에 이렇게 가는 것이 혹시 미국에 그런 신호를 줄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잃는 게 될 텐데 저는 이번에 남북 군사 대치 상황에서 충분히 그런 점이 어느 정도 불식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한미는 군사적인 방법을 통해서 북한을 압박하고. 그다음에 한중 특히 중국은 건설적인 역할을 자임하면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썼거든요. 결국은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역시 북핵문제를 해결할 때는 중국과 미국이 서로 공을 떠넘길 것이 아니고 협력을 하고 그리고 가운데 반드시 한국이 있어야 한다는 이런 차원에서 간다면 잃는 것에 대한 우려는 많이 하지 않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판단을 저는 합니다.

[앵커]
미국 일각에서는 지금 보시는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의 전승절 참가 자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만 말씀하신 대로 실리외교를 박근혜 정부가 택한 것으로 해석이 되고 있는데 그 이전에 중국 정부가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요. 박 대통령의 참가에 공을 들이지 않았습니까?

사실 그리고 최근에 있었던 남북 대치 상황에서 고위급 접촉이 성사되기까지 중국이 역할을 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던데요. 이 부분도 확인을 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분명히 중국이 역할을 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우다웨이 전 대사죠. 지금 한반도 문제를 총괄하는 대사가 분명히 북한과 내부적으로 연계가 있고 뭔가 건설적 역할을 했다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봤을 때 분명히 그런 역할을 했을 것 같고요. 사실 중국이 한국을 끌어당기려고 하는 것은 전체적으로 중국의 동북아전략 특히 동아시아 전략과 관계가 있습니다.

잘 아다시피 미국의 아시아 회귀, 이 부분에 미국은 일본을 지원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려고 하거든요. 그러면 전통적으로 한미일 동맹 구조라는 게 이 아시아 지역에서 형성돼 있는데 그중에 연계고리가 제일 약한 곳이 한국입니다. 그러니까 작년에 우리 한국 방문을 하면서 시진핑 주석이 FTA라든지 이런 다양한 형태의 얘기들을 하면서 우리를 조금 더 자신쪽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하는 거의 일환인데요.

지금 미국의 우려라든지 일본, 이런 것을 불식시키려면 우리가 분명하게 이번에 항일의 역사를 중국과 공유하고 있고 미래 한반도의 안정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그런 정도 선에서 분명히 어느 정도 단도리를 해야 사실은 이제 한국이 완전히 우리 편으로 넘어왔다든지 이런 얘기는 안 들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런 것들도 우리 정부가 잘 알고 있겠습니다마는 그런 것들은 조심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게 실질적인 의미의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간자 외교를 하는 그런 시작이 될 것이라고 판단을 합니다.

[앵커]
전승절 행사가 9월 3일인데요. 그보다 하루 앞서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습니까,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갈까요?

[인터뷰]
일단 충분히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만 한중 간에 가장 큰 현안은 역시 북한 문제를 둘러싼, 북핵문제를 둘러싼 얘기입니다. 그리고 특히 남북 군사대치 상황에서 중국이 해 온 건설적인 역할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를 충분히 할 수 있는 거고요. 그다음에 또 남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향후에도 중국이 많은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란다.

특히 10월 10일이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이란 말이죠. 이때 또 새로운 도발이나 그런 것이 나오지 않게 억제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이런 얘기들. 그다음에 한중간에 경제교류 문제들. 이런 것들이 얘기가 될 텐데요.
저는 전반적으로 이번에 우리 박 대통령이 이렇게 결정하신 이 부분에 대해서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는 부분은 일단 어쨌든 이런 게 진행이 되면서 아, 한국이 중국과도 충분히 미국의 눈치를 보다 덜 보면서 하려는 의지가 있구나라는 걸 보여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그렇게 본다면 이번에 우리 박근혜 대통령께서 중국에 가셔서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중국이 박 대통령이 중국 전승 기념일에 참가를 하는 데 중요했단 말이죠. 그러면 앞으로 TPP 문제라든지 사드문제, 이런 데 거꾸로 우리가 공간이 넓어진다는 차원에서 본다면 다양한 얘기들을 할 수 있다고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박근혜 대통령의 전승절 참가가 한중 간에 또 한국과 미국간에 외교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만 북한과 중국과의 외교관계에도 반추가 되는 것 같습니다. 과거를 보면 사실 북한과 중국은 혈맹으로 불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하고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 관계가 됐는데요.

북한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이 됐고 대신 최룡해 당비서가 참석하지 않습니까. 격이 물론 달라졌고요. 과거와 비교를 해 보면 그 차이가 더 큰데요. 과거 영상을 보면서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1954년 열병식 모습입니다. 60여 년 전 열병식인데요. 김일성 북한 주석도 있고요. 조금 전에 마우쩌둥도 있었고 저우언라이 전 중국총리 이렇게 중국 최고 지도자 옆에는 김일성 주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70주년 열병식에는 시진핑 주석 옆에 박근혜 대통령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이런 분석이 나오지 않습니까?

[인터뷰]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원수급의 인물들이 별로 없는 데다가 지금 말씀을 하신대로 북한이 명목상의 국가원수를 따로 보고 있지 않습니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의장인데요. 이 사람을 보낸 것도 아니고 최룡해를 보냈습니다. 그러면 옆에다가 둘 수 없는 상황이니까 아마 북한으로서는 이 세월이 60년, 70년이 지나고 나서 뭔가 새로운 시스템이 정착이 되는구나라는 것을 느낄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 대통령이 옆에 이렇게 서서 하는 것 자체가 중국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북한을 버린다거나 이런 개념은 아닐 것으로 생각을 해요. 한미동맹이 예를 들어서 이런 곳에 가는 것 때문에 균열이 온다면 그거는 진정한 동맹이 아니듯이 북한에 대해서 중국도 나름대로 전략적 가치와 전략적 자산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생각을 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단순하게 이런 걸 가지고 갑자기 대북정책이 변한다거나 이렇게 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실질적인 의미의 남북 등거리외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첫 무대라고 이렇게 보는 것이 오히려 우리가 받아들이기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리고 이번 행사에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참석한다고 하자. 일본이 중립적이지 못 하다고 반발을 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인터뷰]
반기문 총장의 답변에서 아주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UN 창설의 의미가 뭐냐. 2차대전이 끝나고 전세계를 평화와 안정으로 끌고 가고자 하는 거고 그래서 폴란드 행사에도 가고 러시아의 행사에도 가고 우크라이나의 행사에도 갔다. 똑같은 입장으로 중국 행사에 가는데 얀간다면 역차별이 아니냐. 일본이 그렇게 나오는 게 오히려 웃기는 이야기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이번 전승절의 핵심이 중국은 항일전쟁 승리 및 반파시스트 이렇게 항일전쟁을 앞에 내세웠단 말입니다. 마침 반기문 총장의 국적이 한국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런 쪽으로 몰아서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요. 실제로 UN의 수장으로서, 국제기구의 수장으로서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일본 이외의 지역에서는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저는 그렇게 판단을 합니다.

[앵커]
북중 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질문을 더 드리겠습니다. 사실 서열 6위인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참석하는 것도 눈에는 들어오는데 북한은 보통 혈맹이라고 하면 열병식을 할 때 다른 나라 의장대가 같이 와서 퍼레이드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북한이 이번에 의장대 파견을 하지 않기로 결정된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북중관계가 멀어졌다고 판단을 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아주 여러 가지 상황으로 굉장히 경색돼 있다고 봐야 됩니다. 왜냐하면 김정은 정권이 수립된 지 4년이 됐는데 아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지도 못하고 있고 방문도 못 하고 있고. 이런 가운데 북한도 열병식에 파견을 하는 그런 것이 굉장히 어려웠을 겁니다. 다만 최룡해를 중국에 파견한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장성택 처형 이후 그동안 장성택이 가지고 있었던 북한의 외교라인을 이어받은 게 최룡해입니다.

그러니까 최룡해를 통해서 뭔가 그런 부분에 대한 복원을 모색해 보려는 시도는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부분을 중국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의해서 결정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거는 저희가 조금 더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동북아 외교의 최대 이벤트로 떠오른 중국 전승절의 의미를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학과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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