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내일 방북...김정은 만날까?

이희호 여사 내일 방북...김정은 만날까?

2015.08.04. 오후 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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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내일 전세기를 타고 북한을 방문합니다.

북한이 연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시사하면서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이 여사의 방북을 계기로 꽉 막힌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됩니다.

이희호 여사는 내일 오전 이스타항공 전세기를 이용해 서해 직항로로 평양을 방문합니다.

이 여사의 방북은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차 방문한 이후, 3년 7개월 만입니다.

이 여사는 3박 4일의 방북 기간 동안 평양산원과 애육원, 아동병원 등 의료 보육기관을 주로 둘러볼 예정입니다.

올해로 개원 35년을 맞은 평양산원은 평양시 대동강구역 문수거리에 위치한 여성전용 종합병원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산부인과 병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애육원과 아동병원 등도 방문해 이 여사가 직접 뜬 털모자와 목도리, 의약품과 영양식 등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추진된 이 여사의 방북은 북측이 김대중평화센터 측으로 초청장을 보내면서 확정됐는데요.

초청장에 담긴 방북단의 명단을 보면,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 등 실무진과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명예대표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도 함께 방북합니다.

이 여사를 포함해 모두 19명입니다.

이희호 여사의 방북 논의는 지난해 말, 김정은 위원장이 이 여사 앞으로 친서를 보내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여사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3주기 때 조화를 보낸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초청의 뜻을 전해온 겁니다.

이후 이 여사의 건강 문제로 지난해 겨울 방북은 무산됐고, 올해 봄부터 여러 차례 접촉 끝에 이 여사의 방북 일정이 확정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방북이 성사됐지만, 이제 관심은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될 지 여부입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남북 현안이 산적한 데다 김 위원장이 친서로 초청한 만큼 면담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분석입니다.

[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 전공 교수]
"김정은이 직접 작년에 초청한 거 아닙니까. 그럼으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북한을 방문해서 남북관계에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겠다. 물론 여기에서 김정은을 만나서 또 면담을 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그동안 김정은이 3년간 집권을 하면서 국빈이라든가 해외방문을 한 번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요. 아직은 그것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고 또 지금 북측에서는 우리 당국자가 같이 동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는 민간 차원의 방문이 크게 부각될 수는 있지만 현재 남북 관계를 고려해 보면 복합적이지 않나 생각을 해 봅니다."

이 여사는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망 때 조문차 방북해 당시 상주이였던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 위로한 적이 있습니다.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방문한 이 여사는 약 10초간 김 위원장의 손을 맞잡고 위로의 말을 건넸는데요.

이런 상황을 감안해 김정은 위원장이 이 여사를 직접 만나 면담하고, 융숭히 대접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옵니다.

하지만 최근 이어지고 있는 남북 대결 국면 속에서 김 위원장이 이 여사를 만나는 건 부담이 클 것이라는 신중론도 있는데요.

우리 정부 역시 개인 자격의 방문이기 때문에 정부가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할 뜻은 없다고 선을 그어 이 여사의 방북이 남북 관계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
"이희호 여사가 방북하신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가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특별히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 남북 관계는 6.15 남북 공동선언 15주년 기념 남북 공동행사가 무산된 이후, 광복 70주년 8.15 공동행사 개최 여부도 불투명할 정도로 경색된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상징적인 의미를 띄고 있는 이희호 여사의 이번 방북을 계기로 얼어붙은 남북 관계에 해빙 무드가 조성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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