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빨치산 혈통' 황순희, 김정은에 '엄지 척'

北 '빨치산 혈통' 황순희, 김정은에 '엄지 척'

2015.07.30. 오후 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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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환, 前 북한 외교관

[앵커]
오늘도 북한으로부터 다양한 얘기들이 들려왔습니다. 이 문제, 우리나라에서 최고위급 북한에서 오신, 망명하신 분이죠. 북한 외교관 출신이시고요. 현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으로 계신 고영환 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얘기 좀 들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지난 25일날 말이에요, 북한에서 전국 노병대회가 열렸다고 하는데 노병대회, 그 모습 한번 보고 본격적으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조선중앙TV]
"제4차 전국 노병대회가 평양에서 성대히 진행됐습니다. 조선인민군 최고 사령관이신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대회 주석단에나오셨습니다."

[앵커]
노병대회, 노인분들인데 말이에요, 다 일어나서 박수치게 하는 거, 이건 불경스러운 일이죠.

[인터뷰]
제가 시작하기 전에 잠깐 무엇을 말씀드리고 싶은가 하면 북한이 자기네 체제에 유리하니까 하긴 하지만 6.25전쟁 때 참가했던 그 사람들인데, 낙동강까지 왔던 사람들. 그 사람들을 저렇게 불러서 사진 찍고 며칠 동안 밥 한끼 하얀 쌀밥이라도 먹여 보내고.

이런 게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는데. 그게 자기 이미지를 좋게 해서 그런데 우리는 6.25 참전용사들, 베트남전쟁 참전 용사들에 대한 대우나 저렇게 사회적 우대가 너무 안되는 것 같아서 그거 참 안타깝게 생각해요.

[앵커]
그건 저희가 반성해야 될 부분이 많죠. 그런데 대우가 그러면 어떻습니까? 북한은?

[인터뷰]
노병대회를 자주 개최하는 이유를 말씀을 드리면 김일성 시대 때는 한 번도 없었고요. 김정일 시대 들어와서 딱 한 번 했어요. 그런데 김정은 시대 들어와서 벌써 세 번째입니다.

[앵커]
매년 한 거죠?

[인터뷰]
작년 빼놓고 매번 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하는 이유는 저 늙은 사람들이 김일성에게 충성했던 것처럼 지금 자라나는 세대들도 나한테 충성을 하라. 저 사람들보다 지금 나한테 충성하는 것 아니냐, 이런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라나는 새로운 세대들, 이른바 장마당세대라고 하는 고난의 행군 때 태어나서 돈밖에 모르는 사람들한테 당과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 저런 걸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노병들이 김일성 시대 때는 정말 대우를 받았어요.

왜냐하면 북한에서 출세를 하려면 백두산줄기 아니면 낙동강줄기 하나는 돼야 출세해야 한다고 했어요. 베트남줄기는 빨치산을 한 세력, 낙동강줄기는 6. 25전쟁 때 낙동강까지 갔다가 전사한 장교들과 하전사들이 가족이 되면 출세의 1순위였거든요.

그런데 김정일 시대에 들어와서 고난의 행군 시대 때 약화되기는 했는데 그때 들어와서 제가 외교부 과장 때 월급이 100원입니다. 100원을 탔는데 저 사람들한테는 얼마를 줬냐면 쌀 600g, 하루에. 그리고 한 달에 월급 60원을 줬어요. 그러니까 제 월급의 60%를 준 거예요.

[앵커]
그리고 쌀도 주고.

[인터뷰]
쌀도 600g 씩 주고 그러다 고난의 행군이 생기면서 흐지부지된 것이죠. 그래서 불만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노병대회를 저렇게 자꾸 하는 이유는 김일성의 모습하고 자꾸 오버랩을 시키려고 하는 거예요. 김일성이 53년 7월 27일 북한에서는 전승일이라고 하는데 사실 전승일이 아니거든요.

정확히 말하면 정전일이에요. 휴전일. 그건 자기들은 자기들이 미국을 역사적으로 쳐부쉈다, 그래서 북한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건데. 김일성의 사진이 있으면 좋겠는데, 주석단에 김일성이 전쟁 때 군복을 입고, 원수복을 입고 나온 사진이 있어요.

그 사진이 지금 모습하고 거의 같아요, 김정은의 모습하고. 그러니까 그 모습을 보면 김일성이 정말 환생을 하셨구나, 이런 효과를 노리는 거죠.

[앵커]
좀 씁쓸한 부분이죠. 이게 사실은 많은 분들이 자신들은 사회주의라고 얘기하지만 개인적으로 북한을 파시즘체제라고 생각하는 게 지금 연구위원께서 말씀하신 대로 자꾸 6. 25, 과거지향적으로 가는 거죠. 파시즘체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과거지향성이에요.

그런데 북한은 그것뿐만이 아니라 파시즘에 딱 들어맞는 현상이 너무나 많아요. 극우파시즘. 그런데 노병대회에서 어떤 할머니가 있는데 김정은이 이랬대요.

[인터뷰]
저 할머니가 제가 평양에서 여기 외고 비슷한 곳에 다닐 때 저 할머니하고 같이 40일 동안 입원한 적이 있어요. 정부병원이라고 장관급 이상 다니는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데 저 황순희라고 하는 노인이 조선혁명박물관 관장인데, 공식 직위는. 지금 95세입니다.

95세인데 김일성의 와이프 김정숙과 같이 빨치산에서 같이 밥을 한 사람이에요. 사령부 작식대원이라고 하는데. 그런데 김정일한테 어머니 같은 사람이에요. 김정일한테 어머니 같은 사람이고 저 여자가 어떤 여자인가 하면 김정일이 쓰러졌을 때, 2008년 8월달에, 4명만 그방에 들어갔다고 해요, 김정일이 쓰러진 방에. 장성택, 김경희, 김옥(마지막 부인), 그리고 저 여자. 그만큼 어머니처럼 모신 사람이 황순희인데. 키가 작습니다.

키가 작고, 정말 저는 황순희라는 저 여자한테 무슨 이야기를 들었냐면 6. 25전쟁 때 인민군이 낙동강까지 와서 UN군에 밀려 후퇴를 하지 않습니까? 청천강에 승용차를 버리고 김일성이 황순희랑 같이 산을 탄 거예요.

산을 탔는데 너무 옷을 못 갈아입어서 이가 끓어서 각반이라고 해서 각반이 있습니다. 각반을 김일성이 여기에 넣어서 이가 다 달아붙으면 불에 태워서 이를 죽였다고 그래서 수령님 몸에도 이가 생겼나요, 제가 물어본 기억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수령님은 사람 아닌가? 똑같지. 그렇게 말했던 노인이거든요. 그리고 김정은한테는 말하자면 자기 친할머니나 같은 역할을 하는 거고, 약간 치매기가 있다고 하는데. 그래도 김정은이 저렇게 어깨를 낮추고 하는 것은 내가 항일빨치산들을 그렇게 우대를 한다. 그리고 그 빨치산이 내가 제일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한다.

그러니 내가 이 나라의 수령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 그러니까 저렇게 95살 난 노인도 나를 충성으로 모시고 나를 최고라고 그러는데 하물며 너희들은 나한테 충성을 해야 하지 않느냐, 이런 거거든요.

[앵커]
하여간 전부 얘기 나오는 게 6.25 때 빨치산 얘기, 이런 얘기니까 이게 또 한 번 얘기하게 되는데 그리고 오늘 전해진 색다른 얘기인데요. 지난 4월에 최룡해가 처형당할 뻔했다. 최룡해가 4월달에, 그러니까 대충 다 당할 뻔하지만 왜 당할 뻔했어요?

[인터뷰]
제가 언제부터 방송에서나 제가 강의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장성택과 최룡해는 삶의 궤적이 같다. 북한에서는 알쌈이라고 하는데. 가장 친한 사람을 알쌈이라고 해요. 죽을 뻔한 최룡해를 김경희 도움을 받으면서 도와준 것도 장성택이거든요.

김정은이 항일 빨치산이라는 이미지를 가져오게 해서 최룡해를 승진을 시켰는데 왜냐하면 최룡해의 아버지가 김일성한테 가장 충성을 다 바쳤던 최현이라는 6. 25전쟁 때 낙동강에서 군단장을 했던 사람이에요. 그 사람은 죽을 때까지 김일성한테 충성을 했거든요.

그 사람의 아들이에요, 최룡해가. 그러니까 항일빨치산, 자기는 빨치산의 아들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김정은이. 그러니까 빨치산의 다른 아들인 최룡해가 나를 수령으로 모시니까 고로 충성을 다해라, 이건데. 작년에 무슨 일이 터졌냐면 행사장에 축구를 보러 갔는데 이게 중앙당에서 비자금을 다루던 간부가 올해 온 사람이 전한 이야기입니다, 실화이고.

김정은이 축구구경을 하러갔는데 원래 2시에 나오게 돼 있었는데 축구경기장에 군인들을 쭉 앉혀놓고 막 골 넣으면 만세도 부르고 해야 될 것 아닙니까? 그런데 김정은이 5시에 나왔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군인들은 12시부터 5시까지 5시간을 기다린 거예요.

그런데 그걸 가지고 김정은이 나와서 왜 군대를 저렇게 5시간씩 기다리게 했느냐. 그런데 사실 최룡해를 죽이려고 했는데 최룡해는 죽이지 못하겠으니까 이 행사 책임자가 누구야, 그러니까 총정치국 행사담당과장이 대령인데 제가 행사를 했습니다, 조직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나가서 총살시켜. 그래서 끌고 나가서 죽였고, 최룡해는 가서 비판을 2달 동안 받았다는 것 아닙니까?

[앵커]
여기서는 죽여버려 그러면 죽는 거네요. 그런데 지금 또 한 가지는 뭐냐하면 이것도 좀 신기한 현상인데. 주제 관련한 조선중앙TV의 영상이 있습니다. 한번 화면 함께 보시죠.

[조선중앙TV]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구상과 직접적인 발기에 의하여 우리 시대 예술을 대표하고 선도해나갈 또 하나의 국보적인 예술 단체 청봉 악단이 조직됐습니다. 새로운 예술 창조 집단의 이름을위대한 수령님의 항일 혁명 투쟁사와 직결시켜 청봉 악단으로 달아주시고악단의 음악 장르와 편성, 연주 형식과소리 형상 수법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이고 세심한 지도를 주시며..."

[앵커]
김정은은 세심하게 지도까지, 악단 지도, 그러니까 진짜 못하는 게 없네요.

[인터뷰]
그렇죠, 그러니까 평양에 온 외국인들이 돌아다니면서 선전하는 게 여기도 수령님 오셨고, 여기도 장군님이 오셨고. 그러면 못하는 게 뭐냐.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전지전능하고 그런 분이다, 그런 말을 한 적이 있거든요.

[앵커]
그런데 이렇게 모란봉악단도 만들었다고 하던데 3년 전에. 이번에 청봉악단을 만들었다. 음악을 좋아해서 만드는 거예요? 의도가 뭐라고 보세요?

[인터뷰]
할아버지 때는 만수대예술단이라는 게 있었고, 김일성이 때는. 김정은 들어와서 보천보전자악단이라고 아주 유명한 기쁨조 공연을 하던 보천보전자악단하고, 왕재산경음악단이라는 2개가 있었어요. 김정은의 기쁨조 파트에 주로 동원됐고.

아주 이따금 TV에 나왔는데 이건 아버지가 만든 거니까 나는 또 내 식으로 만들 거야라고 해서 2012년 7월달에는 모란봉악단을 만들고, 이건 주로 현악기를. 바이올린이나 첼로를 하는 것이고. 이번에 7월에 만든 거는 금관악기, 트럼펫이나 이것을 기본으로 하는 악단. 경음악단인데. 아버지가 만든 거는 아버지가 만든 것이고 나는내 스타일대로 갈 거야. 그러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식의 이름을 붙여서 악단을 만들었는데.

[앵커]
청봉이 뭐예요?

[인터뷰]
청봉이 삼지연군, 백두산에 삼지연군이 있거든요. 백두산에서 소위 김일성이 빨치산 투쟁을 할 때 묵었다는 밀영지예요. 청봉밀영지라고 제가 대학 때도 가고 외교부 때 두 번을 가봤는데 거기가 유명한 게 뭐냐하면 구호나무라고 혹시 들어보셨나요? 1932년도에 구호나무에 썼다는 거예요.

김일성이 백두광명성 어쩌고 저쩌고 했는데 저희들이 대학 다닐 때는 몰랐어요. 그런데 외교관 돼서 외교부에 들어가서 거기에 가 보니까 저게 만든 지가 7, 80년이 지났는데 어떻게 그게 남아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 이름을 따서 만든 거예요, 청봉악단.

[앵커]
그런데 이렇게 간단하게 보면 아버지를 되게 싫어한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네요. 김정일을 되게 싫어한다, 음악에서도 나타나고.

[인터뷰]
음악에서도 아버지가 간 길과 다르게 간다는 거예요.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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